우리금융, 7부문제 도입....지주사 위용 구축 [2020 금융권 新경영지도]CIB·글로벌·WM 등 매트릭스 체제 강화…은행 핵심부서 영향력 확대
이장준 기자공개 2020-02-17 14:22:16
[편집자주]
새해를 맞이하며 은행들이 조직 구성에 크고 작은 변화를 주는 건 일상적인 레퍼토리다. 변화를 다짐하고 새로운 포부를 밝히며 조직을 재정비하는 일이 해마다 반복된다. 하지만 이를 단순하게만 바라볼 수 없는 이유도 있다. 무엇보다 은행 조직도의 변화는 한 해 경영 전략과 그 방향을 어디에 두고 있는지 가늠해볼 수 있는 바로미터다. 국내 주요 은행들은 2020년을 맞이해 조직도에 과연 어떤 변화를 줬는지, 또 그 의미는 무엇인지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2일 16: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지주가 출범한지 어언 1년.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행장직을 분리키로 하면서 우리금융 조직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11일 권광석 새마을금고 신용공제대표를 차기 은행장 후보로 선출하면서 우리금융 조직 개편도 이날 윤곽을 드러냈다.무엇보다 지주사 몸집이 비대해지면서 '지주사' 다운 위용을 갖췄다. 기존 '7총괄 2단 20부 1실'에서 '7부문 2단 4총괄 22부 1실'로 조직이 불어났다. 은행에 있던 무게추가 비로소 지주로 넘어왔다는 평이 나온다.
가장 큰 변화는 은행에 있던 부문제를 지주사로 이식했다는 점이다. 앞서 우리은행이 영업부문과 영업지원부문을 두고 아래 관련 그룹들을 배치해왔던 걸 본따 지주에 부문 7개를 신설했다.
부사장 수를 늘리며 위상을 더하기도 했다. 과거에는 경영기획총괄 겸 WM총괄(박경훈 부사장), 경영지원총괄(최동수 부사장) 등 부사장이 2명에 불과했다. 조직 개편 이후 △전략부문 △재무부문 △소비자보호/지원부문 △사업관리부문 △자산관리총괄 △IT/디지털부문 등 부사장이 6명으로 증가했다.
단순히 조직만 키운 건 아니다. 은행과 겸직을 통한 '매트릭스(Matrix) 체제'를 강화해 유기적으로 협업할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했다.
특히 사업관리부문 산하의 자산관리총괄, 글로벌총괄, CIB총괄이 대표적인 겸직 부서다. 이들 총괄의 산하 부서인 자산관리기획부, 연금기획부, 글로벌기획부, CIB기획부 모두 은행과 겸직 체제로 바뀌었다. 이들이 모두 은행의 핵심 부서라는 점을 고려하면 은행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기존에도 WM, 글로벌, CIB총괄은 은행과 겸임했지만 이번 조직 개편 이후 그 아래 부서장까지도 겸직체제에 들어왔다"며 "시너지를 더 키우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사업관리부문은 지주 내 가장 거대한 조직인 만큼 각 부문과 총괄을 이끄는 이들도 중량감 있는 인사들로 구성됐다. 유일하게 부사장이 2명이나 속한 부문이기도 하다.
차기 우리은행장 압축후보군(숏리스트)에 올라 존재감을 드러낸 김정기 전 우리은행 영업지원부문 겸 HR그룹 부문장이 사업관리부문 부사장이 됐다. 자산관리총괄은 우리은행 중소기업그룹 부행장보였던 신명혁 부사장(은행 자산관리그룹 부행장 겸직)이 담당한다.
자산관리총괄은 부문 산하에 위치하지만 DLF 사태에 따른 고객 신뢰회복 차원에서 부사장으로 위상을 강화했다. 글로벌총괄과 CIB총괄은 각각 황규순(은행 글로벌그룹 상무 겸직), 강신국(은행 IB그룹 상무 겸직) 상무가 맡았다.
다만 디지털총괄은 이번 조직개편과 더불어 역할이 분담됐다. 종전에는 황원철 디지털금융그룹 상무가 은행과 지주 겸직을 해왔다. 지주 내 ICT와 디지털 조직이 통합되면서 노진호 부사장이 지주 IT·디지털을 담당하게 됐다. 황원철 상무는 은행 디지털금융그룹만 맡는다.
소비자보호를 위한 조직 신설도 특징이다.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비밀번호 도용, 라임 사태 등 우리금융은 최근 유독 소비자보호와 내부통제 관련 이슈에 많이 휘말렸다. 내부통제 시스템을 바로잡기 위한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원래 경영지원을 총괄하던 최동수 부사장이 소비자보호·지원부문을 담당하게 됐다. 홍보브랜드를 따로 분리한 대신 산하에 경영지원부와 금융소비자보호부를 두고 그룹 차원의 소비자보호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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