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 워치]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1% 부족한 시장소통박종호號 재무라인 컨콜 집결, 정보공개 제한적 평가 '다수'
김경태 기자공개 2020-02-18 08:09:48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4일 14: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의 재무 수장은 공무원 출신이자 LG그룹에서 경험을 쌓은 외부 재무통인 박종호 부사장(재경본부장)이다. 그는 약 9년전 한국테크놀로지그룹으로 영입된 뒤 재무부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지분 투자를 단행한 한온시스템에서도 중책을 맡기도 했다.박 부사장은 2년 전 한국타이어로 이동했고 곳간지기를 맡아 오고 있다. 그의 체제에서 한국타이어는 국내 타이어제조3사 중 유일하게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한 IR을 이어오면서 시장과의 접촉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 다만 컨퍼런스콜에서 질의응답에 관해 비교적 짧은 답을 내놓거나 설명이 부족해 애널리스트들에 인색한 평가를 받고 있다. 공을 들이고도 빛이 바래고 있는 셈이라 재무라인에서 조금 더 세심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재경부·LG전자' 출신 재무통 박종호 부사장 지휘
한국타이어 관계자에 따르면 내부에서 공식적으로 최고재무책임자(CFO)라는 용어를 사용하지는 않는다. 다만 일반적인 다른 기업들처럼 재경본부장이 CFO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현재 재경본부장은 박 부사장으로 2년째 한국타이어의 곳간을 책임지고 있다.
그는 배재고를 졸업한 뒤 서울대 경제학과에 들어갔다. 대학을 졸업하기 전 행정고시에 합격하면서 국가의 녹을 먹기 시작했다. 국세청 서울 본사의 총무과장, 소득세 과장 등으로 약 7년간 근무했다. 이어 미국 유학길에 올라 조지워싱턴대 대학원에서 회계학을 공부하기도 했다. 1994년에는 재정경제부 세제실에서 일했다.
그러다 그는 1999년 인생의 전환기를 맞이한다. LG전자의 금융기획팀장으로 특채되면서 민간기업에서 첫발을 내디뎠다. 그는 2001년 3월 인사에서 당시 최연소 임원으로 승진할 정도로 LG그룹 수뇌부의 인정을 받았다. 당시 △LG정보통신과의 합병 △외국 금융기관인 크레디스위스퍼스트뱅크(CSFB)에 자사주 매각 △필립스와 상환우선주 발행 합의 등 중요 재무업무를 매끄럽게 처리한 덕분이었다. 또 LG전자에서 해외법인 경영관리를 맡으며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LG그룹과의 인연은 끝까지 가지 못했다. 박 부사장은 2011년 8월 한국타이어 재무회계 담당 전무로 전격 영입됐다. 당시 한국타이어가 그의 영입을 대대적으로 외부에 알릴 정도로 주목을 받았다. 2015년에는 한국타이어가 한앤컴퍼니에 이어 2대 주주로 올라선 한온시스템으로 적을 옮겨 중책을 맡았다. 경영기획본부장으로서 인수 후 안정화에 기여했다.
그 후 2018년에 한국타이어로 돌아왔다. 재경본부장을 맡으면서 재무라인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이 작년 말 수시임원인사를 단행했지만, 박 부사장의 지위에는 변함이 없었다. 그는 어제(13일) 오후에 증권사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열린 컨퍼런스콜에 예년과 마찬가지로 재무 수장으로서 참여했다.
◇재무라인 주요 임원 총집결 컨퍼런스콜, '박한 평가' 지속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 및 부품업계의 IR 활동은 다른 산업군에 비해 활발하지 않은 편이다. 그나마 현대차그룹이 최근 증권사 애널리스트, 기관투자가, 기타 투자자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고 있고 변화한 모습에 대해 후한 평가를 받고 있다.
부품사들은 대부분 현대차그룹과 사업을 하고 있고 관계 유지가 중요한 편이라 IR을 하는 곳이 극히 드물다고 알려졌다. 이는 타이어업계도 마찬가지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에 따르면 국내 타이어제조 3사 중 한국타이어가 유일하게 컨퍼런스콜을 진행하고 있다.
대형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한국타이어를 제외한 다른 타이어제조사는 아예 컨퍼런스콜이 없어서 직접 탐방을 가야 하는 불편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타이어는 13일 늦은 오후에 2019년 연간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그 후 이전과 마찬가지로 증권사 애널리스트만을 대상으로 한 컨퍼런스콜을 진행했다. 컨퍼런스콜에는 박 부사장 외에 박정수 상무(재무회계 담당)와 최영국 상무(경영관리 담당)가 참여했고 IR팀 직원들도 집결했다.
시장과의 접촉을 이어가고, 재무라인의 주요 임원이 총출동했지만 고생하고도 빛이 바랜 측면이 있었다. 한국타이어는 과거부터 컨퍼런스콜을 하면 질의응답에서 설명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이번에 애널리스트들은 실적 부진의 원인에 대해 집중 질문했다. 한국타이어의 작년 연결 매출은 6조8964억원으로 전년보다 1.5% 증가했지만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영업이익은 5429억원, 당기순이익은 4123억원으로 각각 22.7%, 22.3% 감소했다. 작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한국타이어가 2012년 분할된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애널리스트들의 질문에 한국타이어에서는 경쟁 심화와 수요 감소때문이라는 비교적 간략한 설명을 했다. 올해 가이던스에 대한 요청도 있었지만 시원치 않은 답변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이 때문에 한 애널리스트는 "정보공개 수준이 여전히 매우 낮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박 부사장을 필두로 한 재무라인이 중요한 연례행사를 고생해서 치르고도 생색을 내기 힘든 평가를 받은 셈이다. 다른 경쟁사들과 달리 시장과의 소통을 계속하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재무라인에서 IR을 진행하는데 조금 더 세심한 준비와 실행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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