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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건설, 신용등급 유지로 하도급 지급보증 면제 10억 회사채로 'A0' 연장…법 개정 움직임 불구 발행, '밑져야 본전'

이경주 기자공개 2020-03-02 14:11:51

이 기사는 2020년 02월 28일 07: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세계건설이 10억원 규모의 소액 회사채를 발행했다. 하도급대금 지급보증 수수료를 아끼기 위한 목적이다. 관련법은 국내 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 A0를 두 곳 이상 받은 건설사는 하도급 지급보증을 면제해 준다.

지난해 9월 공정거래위원회가 지급보증 면제 조항을 폐지하는 쪽으로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신세계건설은 현행법에 맞춰 대응했다. '밑져야 본전'인 상황 탓이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신용등급이 무용지물이 되지만, 만에 하나 좌초 될 경우 현형법에 따른 수혜를 이어갈 수 있다.

◇한기평·나신평 나란히 A0 평정…자금조달 목적과 거리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27일 나란히 신세계건설 제 9회 무보증 회사채에 대해 한 본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양사 모두 기존과 같은 A0(안정적)를 부여했다. 본평가는 새로운 공모채 발행이 있을 때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는 평정이다. 이번 9회 발행규모는 10억원으로 소액이다.

신세계건설은 재계 11위 신세계그룹 계열 건설사다. 이마트 등 계열사가 발주하는 유통사업시설 공사를 기반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순위는 29위다. 지난해 3분기말 기준 이마트가 지분 42.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신세계건설은 재무상태가 열위하지만 회사채 등 차입이 많은 탓은 아니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3분기말 기준 310%로 높지만 입금의존도는 11.9%로 낮다. 전체 자산(7936억원)에서 총차입금이 944억원 수준이기 때문이다.

즉 신세계건설은 회사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는 재무전략을 취하고 있다. 때문에 회사채 신용등급은 자금조달 보단 다른 목적을 위해 의뢰할 때가 많았다.


◇A0 두 곳 평정시 하도급 지급보증 면제

이번 발행 역시 신용등급을 유지하기 위한 목적이다. 금액이 소액인 이유다. 신세계건설은 유일한 잔여 회사채인 7회 공모채(600억원)가 이날 만기일이었다. 9회를 발행하지 않았다면 회사채 신용등급이 소멸됐다.

신용등급 유지에 나선 건 하도급대금 지금보증 수수료를 면하기 위해서다. 건설사는 '하도급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하도급법)에 따라 하도급업체에 공사를 발주할 때 전문건설공제조합이나 보증보험사에 수수료를 내고 공사비에 대한 보증을 받아야 한다.

건설사가 파산하거나 경영이 악화돼 하도급 업체에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유사시 보증기관이 공사 대금을 치르게 된다. 물론 건설사는 연간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에 이르는 보증수수료를 부담해야 한다.

반면 이 법은 건설사 신용도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우량할 경우 지급보증을 면제하도록 하고 있다. 두 곳의 신용평가사로부터 'A0' 이상의 등급을 부여받은 건설사가 대상이다.

그런데 최근 수년 새 건설업 변동성이 커지면서 우량기업도 단기에 실적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지난해 9월 하도급법을 관장하는 공정거래위원회는 신용등급에 따른 지급보증 의무 면제 조항을 삭제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우량기업도 지급보증을 하라는 의미다.

대형 건설사들 위주로 업계는 반발 했다. 업황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인센티브마저 없애려 하기 때문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2018년 하도급 금액 기준으로 신용평가 우수기업 상위 15개가 업체 지급보증서를 발행하기 위해 드는 수수료는 연간 200억~300억원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신세계건설은 우선은 신용등급을 유지해 현행법 혜택을 받기로 결정한 모습이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이번 공모채는 신용등급을 유지해 지급보증 면제 혜택을 받기 위한 목적이 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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