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 톺아보기]삼성SDS, 여전히 70% 웃도는 삼성전자 의존도태생적 한계, 일감 몰아주기 위험…대외사업 확대, 블록체인·클라우드 '두각'
원충희 기자공개 2020-04-02 08:15:02
[편집자주]
SI업체들이 변하고 있다. 시스템 통합(System Integration)은 대기업 내에서 일감 몰아주기의 주범이란 오명을 받았다. 이제는 클라우드와 공급망 관리 전자상거래 등 또 다른 영역에서 자체 경쟁력을 갖추고 4차산업혁명의 핵심 비즈니스로 떠오르고 있다. 변화를 거듭하는 SI업체들의 면면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1일 16: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SDS의 기본 사업전략은 삼성전자 전 세계 사업장의 물류 통합 서비스를 완성하고 축적된 경험을 기반으로 관계사로 확산한 후 글로벌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다. 마지막 단계까지 가기 위해선 삼성전자 물량소화가 필수다. 이는 매출의 70% 이상을 삼성전자에 의존하는 구조로 이어졌다.삼성SDS를 비판적으로 보는 시각에는 이런 계열사 의존의 사업구조가 자리하고 있다. 비록 대주주 지분이 일감 몰아주기 기준인 30% 미만이라 직접적인 규제대상은 아니지만 꾸준히 개선해야할 부분으로 지목되고 있다. 삼성SDS가 그룹사에서 쌓았던 경험을 토대로 대외사업 확대에 나선 것은 사업성 개선과 더불어 지배구조 안정화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
◇캡티브 위주 성장 탓 '공정위·정치권' 표적
삼성SDS의 지난해 매출액(내부거래 제외)은 10조7196억원으로 이 가운데 삼성전자와 종속기업에 대한 매출이 7조6165억원이다. 비율로는 71.05%에 달한다. 전년(71.10%)대비 소폭 감소했으나 여전히 70%를 웃도는 수준이다. 삼성SDS의 삼성전자 의존도는 2013년만 해도 65% 정도였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상승했는데 기점이 된 시기는 2016년이다. 67.9%에서 73.8%로 급등했다.
여기에는 태생적인 요인이 있다. 삼성SDS의 전신인 삼성데이타시스템은 삼성물산과 삼성생명 전산시설을 인수하고 삼성네트웍스를 흡수합병, 삼성전자 물류담당 부서의 업무를 이관 받아 사세를 키워왔다. 그룹사 캡티브마켓(Captive Market, 내부시장) 위주로 성장한 배경으로 인해 삼성전자 의존도가 높은 것은 필연적이었다.
이렇다보니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 몰아주기 논란의 단골손님이 됐다. 일감 몰아주기는 오너 지분에 높은 회사에 그룹 일감을 몰아줘 사적이득을 취하는 행위를 뜻한다. 삼성SDS의 경우 최대 주주가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이재용 부회장 등 대주주 일가인데 이 부회장이 9.2%,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각각 3.9% 등 총 17.01%로 일감 몰아주기 규제 기준인 30%(상장사 기준)에 밑돌아 직접적이 규제대상은 아니다.
그러나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들(삼성물산, 삼성전자)도 결국 이 부회장이 지배구조 최상위에 있는데다 삼성SDS의 실적 향상이 이들 계열사의 지분가치 제고를 통해 이 부회장의 축재에 기여한다는 주장이 지난해까지도 정치권에서 숱하게 제기됐다. 계열사 의존도를 낮추도 대외매출을 늘리는 게 여전히 삼성SDS의 핵심과제인 상태다.
◇물류BPO 이후 모색, 솔루션 비즈니스 강화
당연히 삼성SDS 내부에서도 계열사 의존을 줄이고 대외영업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삼성전자 의존도가 높은 물류 BPO(Business Process Outsourcing) 이후의 성장동력을 준비하고 있다. 5G를 기반 인텔리전트 팩토리, 블록체인으로 대변되는 솔루션 비즈니스와 클라우드 인프라 서비스 등이다.
일단 기존에 강점을 갖고 있는 첼로(Cello®) 물류 플랫폼을 블록체인 기반으로 업그레이드 하고 있다. 최초로 상용화된 사례가 국내 수산가공업체로 구성된 ASK수출협의회에 구축한 블록체인 기반 유통이력관리 서비스다. 삼성SDS가 지난해 시점 적용한 케이스로 수산물의 양식-출하-유통 전 과정을 투명하게 제공해주는 장점이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기업들의 업종간 융·복합 서비스에도 활용됐다. 삼성SDS의 경우 헬스케어와 금융업종의 융·복합을 시도, 의료기관과 보험사, 디지털 헬스케어 전문기업과의 컨소시엄에서 구축한 블록체인 기반 '보험금 자동청구 시범 서비스'를 지난해 선보였다. 국가별 블록체인 네트워크 간 연결도 가능하다. 중국 천진공항과 한국 인천공항의 항공화물 무역정보를 교환하는 사업이 그 사례다. 이는 한중 블록체인 기반 무역 네트워크 표준으로 이용될 계획이다.
클라우드 사업에서는 글로벌 톱 10의 위상을 인정받았다. 그동안 관계사의 클라우드 전환·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2018년부터 대외사업에 본격 진출해 21만여대의 가상서버를 운영 중이다. 또 프라이빗과 퍼블릭의 클라우드를 한 번에 관리하고 클라우드 간 데이터 이동을 쉽게 지원하며 삼성SDS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플랫폼을 주요상품으로 내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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