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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사' 코비코의 무책임 [thebell note]

방글아 기자공개 2020-04-13 08:00:05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9일 07: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장내매수로 네이블커뮤니케이션즈(네이블) 최대주주에 오른 코비코가 마침내 공식 계약을 통해 네이블 경영권을 인수했다. 이같은 소식은 기존 최대주주 엔텔스의 8일 장 마감 이후 공시로 알려졌다. 하루 전까지도 최대주주 관련 불성실공시로 거래가 중단됐던 네이블 소액주주들은 당황한 분위기다.

비상장사 코비코는 이해관계자가 적게 잡아도 소액주주만 수천여명에 이르는 결정을 내리고도 두달 가까이 감감무소식으로 아리송한 태도를 견지해 왔다. 네이블 주주들의 성토는 엔텔스를 인수한 상장사 에치에프알을 향했다.

마찬가지로 소극적 태도를 보이던 에치에프알은 3사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소통을 강화하고 나섰다. 지난달 IR책임비서실을 신설하고 대내외 소통을 전담할 부장급 책임자를 신규 고용했다. 외부에서 추가 충원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네이블 주주총회에서 에치에프알이 코비코를 상대로 승기를 잡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정보에 목말라 있던 주주들에 '에치에프알-엔텔스-네이블'의 합종연횡 계획을 알리며 불안을 잠재웠고 이로써 네이블 이사회를 장악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승리가 절반에 그치면서 향후 행보는 안갯속에 있었다. 지난해 주총 이후 지분을 대거 사들인 코비코의 이사 선임을 어렵게 할 정관 변경안이 부결된 데다 8일 당일까지도 코비코가 네이블을 상대로 낸 경영권 분쟁 소송은 현재 진행형이었기 때문이다.

코비코는 언제고 임시 주총을 소집해 이사회를 새로이 장악할 수 있었지만 소액주주는 물론 에치에프알도 해당 주총을 전후해 코비코의 입장을 전해듣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태풍의 눈 한가운데 놓인 네이블의 미래를 코비코만 좌지우지할 수 있던 셈이다.

이에 오랜 기간에 걸쳐 코비코에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다. 사측이 담당자라고 밝힌 인물은 수시로 바뀌었고 늘 출장 등 사유로 자리에 없었다.

거래소 또한 코비코의 책임을 물을 방법은 없었다. 코비코가 비상장사로서 공시로부터의 자유를 누리는 동안 네이블에 불성실공시 관련 벌점을 부과했을 뿐이다. 이로 인해 네이블은 3개월만에 벌점 13점을 부과받고 두 차례 매매거래중지를 경험해야 했다.

엔텔스는 네이블 매각 사실과 함께 곧 열릴 임시 주총에서 신규 이사와 감사가 선임될 것이라고 알렸다. 네이블 소액주주들은 요동치는 주가만 바라보다 하루 사이 경영 주체가 바뀐 회사를 놓고 고민하게 됐다. 이번 계약으로 에치에프알이 앞서 제시한 청사진은 수포로 돌아갔고 코비코가 키를 잡았다. 코비코, 이젠 상장사 최대주주다운 모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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