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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건설사, '들쑥날쑥' 현금보유 외풍 취약 호반·중흥·부영 등 주택사업 둔화 영향, '공공택지' 가뭄

이정완 기자공개 2020-04-17 09:29:46

이 기사는 2020년 04월 16일 15: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불황기에는 현금이 왕이라는 말이 있다. 혹시 모를 위기가 닥쳐도 현금이 많다면 충분히 헤쳐나갈 여력이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현금 확보 필요성이 높아진 가운데 중견 건설사는 일관된 현금 보유 기조를 보이지 못하는 상황이다.

주택 사업을 기반으로 성장한 대부분의 중견 건설사의 경우 지난해 집을 지을 땅이 줄어들면서 당기순이익도 함께 줄었다. 수익성 악화 흐름이 현금 보유량 감소에도 영향을 끼쳤다.

최근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시공능력평가 기준 10~20위 중견 건설사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 순위는 대기업 계열 건설사를 제외하곤 시공능력평가 순위와 일치하지 않는 흐름을 보였다. 이는 대형 건설사와는 다른 모습이다.

대형 건설사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 순위는 1위부터 4위까지가 시공능력평가 기준과 순위를 나란히 했다. 가장 많은 현금을 보유한 회사는 삼성물산(2조7044억원)이었고 현대건설(2조5860억원), 대림산업(2조5592억원), GS건설(1조793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시공능력평가 20위권 내에서는 시평 10위인 호반건설이 단기금융상품 등을 포함 별도 기준 9100억원으로 가장 많은 현금 보유량을 자랑했다. 다음은 한화건설의 8920억원, SK건설의 6777억원이었다. 한화건설과 SK건설처럼 그룹 계열사 물량이 확보된 회사는 안정적인 현금 창출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지난해 처음으로 SK건설과 한화건설을 제치고 시공능력평가 10위에 진입한 호반건설은 현금및현금성자산만 놓고 보면 지난해 대비 줄었으나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하면 유동성이 크게 개선됐다.

호반건설의 유동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은 7110억원으로 MMT(Money Market Trust), 랩어카운트(Wrap Account) 등 단기금융상품이 포함된다. 유동당기손익은 2018년 2241억원보다 3배 이상 늘었다. 회사 관계자는 "IPO 준비를 위한 IFRS 조정은 물론 합병 등으로 인해 재무적으로 지난해 수치와 1대1 비교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자금 운용을 위해 MMT 보유를 늘렸다는 호반건설의 설명을 감안해도 중견 건설사의 주택사업 둔화 분위기는 여러 회사를 통해 잘 드러난다. 현금이 줄어든 중흥토건, 부영주택은 물론 호반건설 역시 작년 영업현금흐름 집계의 출발점이 되는 당기순이익(별도 기준)이 줄었다.

호반건설 당기순이익은 2018년 3339억원에서 2019년 3168억원으로 5% 줄었고 중흥토건은 2018년 1249억원에서 2019년 1097억원으로 12%, 부영주택은 2018년 314억원에서 2019년 -1345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중흥토건이 1815억원으로 2018년 4045억원 대비 55%, 부영주택이 1658억원으로 2018년 2292억원 대비 28% 줄었다. 현금이 줄지 않았지만 시공능력평가 10~20위권 건설사 중 가장 적은 현금을 보유한 반도건설의 경우 지난해에 이어 300억원 초반대를 유지했다.

현금이 줄어든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일관된 목소리로 "땅이 없다"고 말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하는 공공택지 부족으로 토지를 매입할 수도 없고 입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공공택지 부족은 수익성 악화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공공택지가 없어 민간택지와 공매 토지 등을 찾지만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중견 건설사는 3기 신도시 개발만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인천 계양 등에서 추진 중인 3기 신도시 사업은 현재 마스터플랜 발표 단계로 구체적인 개발 계획을 수립 중이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내년 말 시범단지 분양을 점치고 있다.

현금 보유량에서 양호한 성적표를 받아든 회사는 주택사업 축소를 감당할 수 있는 사업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한화건설은 지난해 매출 4조500억원, 영업이익 2950억원을 거둬 2018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 7%, 1% 증가했다. 한화건설의 매출 증가에는 한화솔루션, 여천NCC 등 그룹 플랜트 공사가 든든한 뒷받침이 됐다. 전체 매출에서 계열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6%에서 2019년 28%로 대폭 확대됐다.

SK건설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거둔 7조8440억원의 매출 중 SK하이닉스에서만 매출 1조7400억원을 기록했다. SK건설은 지난해 준공된 프로젝트가 많았는데 공사 마무리와 함께 비용 처리도 끝나면서 지난해 현금이 2018년 대비 1% 줄었다. 그럼에도 중견 건설사 중 한화건설 다음으로 많은 현금 보유량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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