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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분양가상한제' 피할 '재건축 리츠' 선보인다 규제 돌파구, 정부·시 허용 여부 관건…성공시 관련 시장 활성화 전망

고진영 기자공개 2020-04-20 08:46:39

이 기사는 2020년 04월 17일 10:0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건설이 재건축 리츠사업을 추진하면서 관련 업계에 기대감이 바짝 고개를 들고 있다. 일반분양 물량을 리츠에 넘기는 방식으로 분양가상한제를 비껴갈 수 있기 때문에 시장에 파장이 상당할 전망이다. 이 방법이 ‘묘수’냐 ‘꼼수’냐를 두고는 아직 논란이 있지만 물꼬가 트이면 완전히 새로운 사업모델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재건축 리츠, 정부·시 동의 얻어낼까

대우건설은 지난해 공동출자로 설립한 리츠 AMC(자산관리회사) '투게더투자운용'을 통해 재건축 리츠 사업을 추진한다고 지난 16일 밝혔다. 재건축 조합이 조합원들에게 분양하고 남은 잔여 주택을 일반분양하는 대신 리츠에 현물로 출자하는 방식이다. 쉽게 말해 조합원들은 부동산이 아닌 리츠의 주식을 소유하게 된다.

이에 따라 리츠는 해당 자산을 임대주택으로 운영하고 이 기간 동안 조합원들은 임대수익을 배당을 통해 나눠받는다. 4년 또는 8년의 임대 의무기간이 끝난 뒤에는 주택을 팔고 리츠를 청산할 수 있으며 매각에 따른 차익을 조합원 등 투자자들에게 돌려주는 형태다.

재건축 리츠 사업 구조도

중요한 대목은 이 경우 ‘주택공급에관한규칙’의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에 분양가상한제를 피해갈 수 있다는 점이다. 리츠에 현물출자할 때 아파트의 가치는 시세를 반영한 감정평가액을 기준으로 매겨지고 임대운영 후 주택을 매각할 때도 시세에 따라 팔 수 있다. 조합 입장에서는 분양가 규제의 유일한 대안이던 후분양마저 의미가 없어진 와중에 새로운 카드가 생긴 셈이다.

문제는 국토교통부나 정부의 반대에 부딪힐 가능성이다. 실제 지난해 ‘신반포3차·경남아파트(원베일리)’는 일반분양주택 346가구 전체를 민간 임대사업자에게 통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했다가 서울시가 허용하지 않아 불발됐다. 대우건설 역시 이번 사업의 최초 적용단지로 점찍은 반포1단지 3주구에서 재건축 리츠를 추진하려면 서울시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 이후 리츠를 설립하는 과정에서도 국토부의 인가가 필요하다.

서울시와 국토부는 일단 정비계획 변경이 선행되어야 하고 여기에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주택정비과 관계자는 “현재 사업 내용을 살펴보고 있으며 아직 구체적인 방침을 확정짓기는 이른 단계”라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인허가 변경을 통해 ‘리츠에 현물출자하는 내용’을 정비계획에 반영하면 충분히 사업 진행이 가능하다고 보고있다. 이미 관계법령 검토를 마쳤다. 업계 관계자들 역시 과거 원베일리의 사례에도 불구하고 상황을 낙관하는 시선이 적지않다. 통매각과 달리 리츠사업은 일반인들에게도 투자기회가 주어지는 사업구조이기 때문이다.

국토부가 리츠 활성화에 각별한 노력을 쏟고 있다는 점에서 재건축 리츠를 크게 꺼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토부가 내부적으로 리츠에 엄청 공을 들이고 있는데 이런 차원에서 보면 재건축 리츠는 오히려 국토부에서 반길 만한 사업일 수도 있다”며 “이른바 ‘로또 분양’처럼 시장을 과열시킨다고도 볼 수 없고 임대주택의 공급확대 측면에서도 국토부 정책기조와 어긋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우건설, 새로운 시장 '퍼스트 무버'?

물론 정부나 시의 방침은 나중 문제다. 우선 반포1단지 3주구 조합원들이 시공사로 대우건설을 낙점해야만 재건축 리츠가 이번에 닻을 올릴 수 있다. 지금 수주전은 삼성물산과의 2파전인데 분양가상한제 대응방안으로 삼성물산은 후분양을, 대우건설은 재건축 리츠 상장을 통한 추가 수익 확보를 내세웠다.

대우건설이 조합의 선택을 받고 인가도 얻어내 재건축 리츠 추진에 성공할 경우 앞으로 시장에서 비슷한 형태의 리츠가 활성화될 전망이다. 앞서 대우건설이 2017년 신반포15차 재건축 수주전에서 후분양제를 제안한 이후 줄줄이 후분양이 이어진 것처럼 재건축 리츠도 비슷한 양상이 펼쳐질 수 있다.

현재 건설사들 중 대림산업이 대림AMC, HDC현대산업개발이 HCD자산운용을 리츠AMC 자회사로 두고 있는데 이들도 재건축 리츠 모델을 차용할 가능성이 높다. AMC 자회사가 없는 건설사 역시 외부 리츠AMC와 손잡고 재건축 리츠를 추진할 수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특히 리츠AMC를 겸업하는 부동산신탁사들이 건설사와 손잡고 재건축 리츠에 나서는 케이스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016년 신탁업자가 도시정비사업 시행사가 될 수 있는 법적 장치가 마련된 이후 부동사신탁사들은 재건축과 재개발 등 정비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어놓은 상태다.

실제 한국자산신탁은 최근 주력인 차입형 토지신탁 비중을 줄이고 도시정비사업, 임대주택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대한토지신탁도 지난해 연말 조직개편을 통해 도시정비본부를 4개팀에서 6개팀으로 확대했다. 무궁화신탁 역시 최근 한국자산신탁 출신 인사를 도시사업부문 부대표로 영입해 도시정비사업 강화를 위한 포석을 깔았다.

리츠업계 관계자는 "재건축 리츠가 가능해진다면 리츠AMC 입장에서도 양질의 자산을 다량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사업 형태"라며 "대우건설의 이번 시도가 어떻게 흘러갈지 건설사나 신탁사 등 모두 관심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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