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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Forum]글로벌 디벨로퍼, 핵심은 건설사-금융사 '파트너십'[2020 건설부동산 포럼]지분 출자로 이익·리스크 공유, 시행사 부담 완화…펀드·리츠 활용

고진영 기자공개 2020-04-23 10:00:02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2일 15: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건설사들의 글로벌 디벨로퍼 진출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국내 업황 침체가 계속되면서 이제 단순 도급수주만으로는 생존이 힘든 상황이다.

그러나 그 중요성 만큼 리스크 역시 전례없이 높다. 디벨로퍼로 나섰다가 손실을 떠안는 시행착오 사례가 속속 등장하다보니 해외 개발사업은 ‘난공불락’의 분야로 여겨지기도 한다.

리스크를 나눠지는 방법은 없을까. 김관석 KDB산업은행 자본시장부문 PF본부 공공사업팀 단장(사진)이 투자전략에 대한 노하우를 공유했다. 금융기관과 건설사가 개발사업에서 위험 및 이익을 분담할 필요성, 그리고 이 과정에서 유의해야 할 점을 면밀히 짚었다.

김 단장은 22일 ‘건설사, 글로벌 디벨로퍼 현주소 및 성장요건’이라는 주제로 열린 ‘2020 더벨 건설부동산 포럼’에서 ‘베트남 하노이 지역개발사업 사례로 본 금융기관과 디벨로퍼의 해외지역개발 공동진출 전략’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산업은행이 베트남에서 진행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여러 건을 예로 들어 자금조달 측면에서의 투자전략을 설명했다.

첫번째 사례로 든 베트남 하노이 스타레이크시티는 대우건설이 2006년부터 15년 가까이 개발 중인 복합신도시다. 총 사업비는 32억달러로, 1단계 사업은 마무리 단계다. 2단계 사업의 경우 토지보상 단계가 끝나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해당 사업은 대우건설이 100% 출자한 현지법인 ‘THT’가 시행을 맡았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대부분의 사업비를 분양대금에 의존하는 형태로 진행됐다는 점이다. 자금조달 계획을 구체적으로 보면 83%가 분양대금으로 이뤄졌고 10%가량만 PF 대출로 마련됐다. 사실상 펀딩을 할 때 원리금 미상환 위험, 환차손 위험 등에 대해 모두 대우건설이 연대보증을 제공함으로써 보완했다.

이런 방식은 성공시 시행사 이익이 극대화되지만 자본조달이 어렵고 신용공여 부담이 지나치다는 문제가 있다. 김 단장은 “앞으로는 금융기관이 펀드나 리츠 등의 지분출자를 통해 건설사와 위험 및 이익을 모두 나눠갖는 방식으로 전략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기관이 함께 출자자로 나설 경우 사업추진력이 강화될뿐 아니라 주주금융기관이 PF를 실행해 대출금 조달이 쉽다는 설명이다. 시행이익을 공유할 수 있으니 금융기관의 참여 유인도 강력해진다.

실제로 하노이 ‘B3CC1블록’(호텔, 오피스, 상업시설) 개발사업은 부동산 개발펀드를 통해 진행됐다.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우고 이 SPC를 통해 현지 시행법인에 투자함으로써 원할한 엑시트가 가능하도록 사업구조를 짰다. 총사업비의 20%를 에쿼티(equity)로 조달했으며 이 자기자본의 60%에 대해 산업은행과 KB증권 등 국내금융기관이 출자했다.

이밖에 하노이 ‘H1HH1블록’(아파트, 오피스 및 상가) 개발사업의 경우 연내 리츠를 설립해 진행할 계획이다. 국내 리츠에서 자기자본 및 타인자본을 조달하고, 싱가포르SPC를 통해 베트남SPC에 다시 출자하는 형태다. 위 사례와 마찬가지로 자기자본의 60%에 대해 FI가 출자한다.

다만 김 단장은 “베트남법상 주택개발 사업비의 PF 조달은 베트남 내 은행으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현지 지점이 있는 국내 은행이나 베트남 PF 대출 참여 경험이 있는 금융기관 위주로 리츠 투자자를 모집해야 한다”며 “조달 가능성에 대한 사전점검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는 “개발사업을 진행할 때는 사업성 못지않게 리스크와 수익을 어떻게 배분하느냐가가 관건”이라며 “리스크를 많이 가져가는 쪽이 수익을 많이 가져가도록 적절한 수익구조를 만들어 투자유치를 하면 시행사의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산업은행은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와 함께 하노이에서 한국형 복합도매시장 개발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총 사업비는 1억500만달러이며 산업은행이 FI, KIND가 재무적투자자(SI)로 참여한다. 내년 상반기 7000만달러 규모의 PF대출 약정을 맺고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구체적인 사업구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김 단장은 “하노이에 있는 기존 도매시장의 경우 협소하고 시설이 낙후해 위생관리가 어렵고 경매시스템 등 합리적 가격결정 시스템이 없다는 없다는 점에서 한국형 도매시장의 수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베트남 개발사업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조심스레 낙관했다. 김 단장은 “코로나로 세계 경기에 침체가 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베트남에도 반드시 영향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베트남은 코로나에 굉장히 공격적으로 대응해 현재는 거의 확진자가 나오지 않는 상황인 만큼 비교적 코로나 타격이 적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현재 산업은행이 투자 중인 사업장은 주로 하노이 쪽에 있는데, 이 지역은 2030 계획에 따라 이제 막 개발 중인 상황”이라며 “향후 경제 성장 가능성을 볼 떄 여전히 투자매력도가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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