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통제' 부담백배 중소운용사 영업차질 불가피 [Policy Radar]운용업계 "50위권 밖 운용사 부담"…협회 미가입사 통제 '구멍'
허인혜 기자공개 2020-04-28 08:05:20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7일 15시3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당국이 발표한 사모펀드 개선 방안을 두고 대규모 운용사와 소형 운용사간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금융당국이 의무 조사 대상으로 지목한 운용자산(AUM) 2000억원 이상의 운용사는 '감내할 만한 수준'이라고 답한 반면 50위권 밖의 자율통제 대상 운용사는 영업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반응이다. 또 금융투자협회 미가입사를 통제할 만한 대책이 아직까지 확정되지 않아 사각지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이날 '사모펀드 현황평가 및 제도개선 방안 최종안'을 발표했다. 규제안에 따르면 사모펀드의 내부통제 영역이 대폭 강화됐다. 전문사모운용사와 판매사,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등 사모펀드 관련 3개 업계가 펀드 감사 의무를 지게 됐다. 투자자산에 대한 평가를 운용사가 직접 해서는 안되고, 환매연기 사유가 발생하면 3개월 내 총회를 열고 환매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게 골자다.
대형운용사와 소규모 운용사의 반응은 달랐다. 대형운용사들은 스스로 공모펀드 수준의 내부 기준을 이미 수립해 활용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당국발 규제로 추가 인력 편성 등이 필요하지는 않으리라고 봤다. 한 대형운용사 관계자는 "라임자산운용 등 대형사에서 문제가 불거졌지만 사기행위에서 촉발된 위기"라며 "전문사모운용사이더라도 상식적으로 운용되고 있는 대형운용사들은 최대한 공모 수준의 기준을 맞추고자 해 이번 규제가 특별하게 와닿지는 않는다"고 했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상식적으로 생각했을 때 운용규모가 작고 경험이 부족한 소형운용사에서 부실이 터졌어야 하지만 라임운용, 알펜루트운용처럼 큰 곳에서 환매 중단이나 사기 행태가 드러나지 않았느냐"며 "그래서 대형사는 의무적으로 검사를 받도록 지정했다고 본다"고 짚었다. 이어 "어떤 운용사가 부실하다, 그렇지 않다라는 기준이 사고가 터지기 전에는 상당히 정성적인 영역이어서 정량적인 지표가 필요했으리라고 본다"며 "운용업계에서 통상적으로 대형사를 가리는 기준을 2000억~3000억원으로 보는데 그 기준에 부합한다"고 했다.

반면 소형 운용사들은 영업 차질을 피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AUM 2000억원을 기준으로 나눌 때 50위권 밖의 운용사가 해당된다. 중하위권 운용사부터는 운용사별 운용규모 차이가 상위권 대비 크게 벌어진다는 게 운용업계의 이야기다. 자연히 컴플라이언스·리스크매니지먼트 여력도 천차만별이다.
자체적인 내부통제안도 부담스럽지만 더 큰 부담은 판매사의 점검이다. 소규모 운용사의 펀드를 점검해 책임을 함께 지느니 펀드를 판매하지 않는 쪽이 판매사에게는 유리해서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판매사가 펀드의 적합성을 판단하라는 이야기는 곧 펀드에 부실이 발생했을 때 책임도 함께 져야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며 "소규모 운용사일 수록 판매사를 잡기가 쉽지 않은데 자사의 펀드를 판매하려면 자산운용사에서 펀드를 알아서 점검하고 판매사에 자료를 주는 뒷거래가 횡행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다만 자본금 7억원 미만 운용사 퇴출 '패스트트랙'은 긍정적인 반응이다. 부실 운용사의 옥석 가리기가 진행돼야 자산운용사에 대한 신뢰도가 상승한다는 기대가 적지 않았다. 금융당국의 기준인 7억원을 밑도는 운용사는 사실상 '좀비 운용사'에 지나지 않아 시장에서 퇴출되는 편이 신뢰 제고에 효율적이라는 답변이다. 금융투자협회 종합통계를 기준으로 자본총계가 10억원 이하로 산출되는 운용사는 모놀리스·위플러스·휴먼·인피니툼 등 12곳이다.

금융투자협회 미가입사를 대상으로 한 규제 대책은 명확히 마련되지 않았다. 전문사모운용사 225곳 중 70개사는 협회에 가입하지 않은 비회원사다. 전문사모운용사의 30%에 해당한다.
중형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금융투자협회에 가입하려면 한 해 2000만원 정도의 협회비를 내야하는데 금액이 부담되거나 자체적인 이유로 협회에 가입하지 않는 운용사들도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아무리 협회 가입사가 아니더라도 금융당국이 칼을 빼든 이상 독자행동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협회 비가입사들은 보통 운용자산이 적어 자율통제 기준에 속할 텐데 이 경우 운용사의 양심에 맡길 수밖에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현재 매월 금융감독원과 자산운용사의 자료를 공유하고 있는데 이 과정을 확대·구체화하는 식으로 접근하지 않을까"라고 전망했다.
금융당국도 311곳의 자산운용사를 직접 통제하기는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사실 소규모운용사이든, 대형이든 금융당국이 맡아 감독하는 게 맞는 일"이라면서도 "자산운용사가 300개 이상으로 많다보니 금융당국이 전체를 다 통제하기 버거운 면이 있다"고 했다. 이어 "비가입사의 경우 가입을 유도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입유도 방안으로는 협회비 조정보다는 협회 회원사에 대한 인센티브를 주는 방향이 언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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