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투, IB 나홀로 성장…영업위축 피해 최소화 [하우스 분석]1Q 수수료수익 310억, 70% 증가…작년엔 순익 절반 담당
이경주 기자공개 2020-04-29 13:29:49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8일 15: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금융투자 IB(투자은행)부문이 코로나19 파장이 시작된 올 1분기에도 선방했다. 전 사업부문 가운데 수수료수익이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났다. 라임자산운용 사태로 인한 충당금 설정과 영업위축 등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체 수익성은 악화되고 있다. IB부문 덕에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는 모습이다.지난해 7월 모회사(신한금융지주)가 결정한 6600억원 규모 유상증자 판단도 함께 재평가 되고 있다. IB 경쟁력 강화에 기여해 위기를 돌파할 원동력을 제공했다는 평가다.
◇1분기 순익 34% 감소…자기매매·금융상품 탓
신한금융지주가 최근 공개한 경영실적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는 올 1분기 영업수익 2266억원, 영업이익 58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수익은 전년에 비해 0.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8% 감소했다. 당기순이익도 같은 기간 708억원에서 467억원으로 34% 감소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순이익 감소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207억원으로 전년(2512억원)에 비해 12.1% 줄었다. 2016년 이후 3년만에 첫 역성장이다. 라임자산운용의 무역금융펀드 TRS 관련 수익증권에 대한 손상차손 2338억원을 영업외비용으로 인식한 영향이다.
올해까지 부정적 분위기가 지속된 건 자기매매와 금융상품 사업 탓이다. 자기매매란 증권회사가 보유한 고유의 자금으로 유가증권을 사고팔아 수익을 내는 업무를 말한다.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증시가 위축되자 수익이 크게 줄었다.
자기매매 영업수익은 올 1분기 470억원으로 전년 동기(788억원)에 비해 40.4% 감소했다. 금융상품을 제공하며 받는 수수료수익도 같은 기간 289억원에서 227억원으로 21.7% 줄어 전체 수익성 악화의 원인이 됐다.
◇IB는 선방, 올 70%대 성장…작년엔 순익 절반 책임
그나마 IB부문(GIB그룹)과 위탁수수료 부문이 선방하며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IB부문 수수료수익은 올 1분기 314억원으로 전년 동기(184억원)에 비해 70.7% 증가했다. 수수료수익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같은 기간 위탁수수료 수익은 517억원으로 840억원으로 62.5% 늘어 두 번째로 높았다.
IB부문은 지난해에도 홀로 성장했었다. 지난해 영업수익(수수료+이자수익)은 2468억원으로 전년(1606억원)에 비해 53.7% 늘었다. 반면 WM그룹은 같은기간 3748억원에서 3178억원으로 15.2% 감소했다. GMS그룹도 1748억원에서 1420억원으로 18.8% 줄었고, 홀세일그룹은 713억원에서 719억원으로 0.9% 늘어나는데 그쳤다.
특히 IB부문은 영업수익 대비 순이익 기여도(순이익률)가 월등히 높다. 판관비 지출이 적기 때문이다. IB부문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094억원으로 전사 순이익(2207억원)의 절반 가량을 책임지면서 수익 기둥 역할을 했다. WM그룹 순이익 기여도는 11.4%(251억원), 홀세일그룹은 10.1%(222억원), GMS그룹은 18.6%(411억원)이다.
IB부문은 판관비가 958억원에 그친 탓에 순이익률이 44.3%에 달한다. WM그룹 순이익률은 7.9%, 홀세일그룹은 30.9%, GMS그룹은 28.9%다. 올해 1분기 역시 IB부문이 순이익을 견인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유상증자 효과 적중…IB부문이 악재 상쇄
신한금융투자 전체 순이익 감소가 지속되면서 작년 유상증자 실효성에 대한 문제제기가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IB는 선방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오히려 시의적절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신한금융투자 순이익 감소는 주력이었던 위탁매매와 상품운용 사업에 기인한다. 유증으로 인한 IB경쟁력 강화가 없었다면 더 큰 수익성 악화를 겪었을 가능성이 높고 향후엔 문제가 더 심화 될 수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올해도 상품운용 관련 추가 손실이 예상되고 있다. 라임자산운용 관련 손실이다. 이 운용사 환매중단펀드에 제공한 TRS 규모는 2019 년말 6000 억원 수준이며, 판매잔고는 3248억원이다.
현재 금융감독원이 자산실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검사결과에 따라 직접적인 손실부담 가능성이 있다. 또 불완전판매와 불공정거래 등으로 결론이 날 경우 배상금이나 과징금도 부담할 수 있다. 라임 사태로 인한 이미지 훼손과 영업위축으로 인한 간접적 손실도 있다.
결국 IB부문이 상쇄해 나가야 한다. IB부문은 △DCM(채권자본시장) 회사채 딜이나 △ECM(주식자본시장) IPO(기업공개)와 유상증자, 메자닌 딜 △부동산금융, 대체투자 △ M&A(인수합병) 인수금융 등을 수행한다. 자본력이 결부될 경우 발행사로부터 딜을 따낼 가능성이 높은 부문이다. 부동산금융이나 대체투자, M&A 등엔 직접 자본을 쏟아 붓기도 한다.
◇CEO 교체는 변수…긍적 관측도, 업무 위임 가능성
다만 IB부문 경쟁력 제고를 주도하던 김병철 전임 사장이 중도 퇴임한 것은 변수다. 김 사장은 전 직장인 동양증권을 DCM과 ECM 1위로 올려놓은 IB전문가다. 지난해 3월 신한금융투자 대표이사로 부임한 이후 역시 1등 IB 추구했다. IB영업의 핵심인 커버리지 조직을 본부(커버리지 본부)로 격상시키고 ECM 조직을 확대하면서 외부전문가들도 대거 수혈했다.
하지만 김 사장은 라임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올 3월 말 대표직을 내려놨다. 후임 CEO는 대우증권(현 미래에셋대우증권)에서 부사장을 지냈던 이영창 사장이 됐다. 이 사장은 IB보단 WM(자산관리)부문에 특화된 전문가다. 전 직장 서울 도곡지점장 시절 전국 지점 중 주식 수익률이 독보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엔 리테일 사업 혁신을 주도했다.
다만 이 사장도 IB부문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을 것이기에 전사 차원의 지원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이 사장이 IB부문이 스스로 경쟁력 제고에 나서도록 자율성을 인정해 줄 것으로 본다.
실제 커버리지본부는 전임 CEO가 결정했던 대기업금융 3부 신설을 CEO 교체 이후인 4월 초 예정대로 실행했다. KB증권과 IBK투자증권에서 DCM부문을 담당했던 방종호 이사를 영입해 3부 수장으로 앉혔다.
IB업계 관계자는 “이 사장이 자율성을 인정해줄 것으로 기대되면서 김병철 사장 부재로 인한 동력 상실 걱정은 다소 줄었다”고 말했다.
작년 유상증자의 최대 목적이었던 초대형IB 진입과 발행어음 인가는 늦어질 수밖에 없다. 신임 CEO의 업무적응과 조직 안정화가 먼저다. 업계 관계자는 “초대형IB 지정은 거론할 수 없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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