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 포트폴리오 엿보기]유니슨 투자 에프앤디넷, 코로나19에도 '견고'병의원·약국 등 독점채널 확보…체질개선도 한몫
최익환 기자공개 2020-05-12 13:53:53
이 기사는 2020년 05월 11일 16: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투자펀드 운용사 유니슨캐피탈의 건강기능식품 포트폴리오 기업 에프앤디넷이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5%와 30% 이상 성장했다. 지난해 실적 역시 매출 527억원·영업이익 89억원을 기록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오는 모습이다.에프앤디넷이 코로나19의 영향을 넘을 수 있었던 배경엔 고객들의 높은 충성도가 존재한다. 2000년대 초반부터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해온 에프앤디넷은 그동안 전국 병의원과 약국을 중심으로 유통채널을 구축해왔다. 인터넷과 홈쇼핑 등 가격에 따라 구매여부가 좌우되는 채널 대신, 품질과 브랜드가 더욱 중요시되는 채널에 집중해온 것이 충성도의 비결이 됐다.
◇병의원·약국 중심 판매망…채널별 특화제품군 주목
에프앤디넷은 병원과 약국을 기반으로 강력한 오프라인 채널을 구축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평가된다. 현재 전국 1000여 곳의 소아과는 물론 500여 곳 이상의 산부인과에 판매채널을 구축하고 있다. 이들 병원 중 모자병원 등 규모가 큰 곳을 중심으로는 판매 부스에서 전문 인력이 직접 판매에 나서는 구조다.
이를 위해 에프앤디넷은 전국적으로 약 120여곳의 병원 내 부스를 설치하고 있다. 이외 의원급 의료기관에 판매하는 사례까지 합하면 에프앤디넷은 4500 곳이 넘는 병의원에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셈이다. 2004년 설립 당시부터 온라인 보다는 병의원에 집중한 결과 다른 건강기능식품 판매사와는 차별되는 채널을 구축했다.
약국 역시 에프앤디넷의 주요 채널이다. 전국 3100여 곳이 넘는 약국과 제휴를 맺고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대형 병원 인근의 약국들에는 직접 판매사원을 파견해 제품의 판촉을 진행한다. 코로나19로 병원과 약국의 내방객이 늘어났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게 된 현실 속에서 그동안 에프앤디넷이 닦아온 유통채널이 실적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한 셈이다.
현재 에프앤디넷은 병의원에서는 ‘닥터’ 제품이, 약국에서는 ‘더팜’과 ‘락피도’ 브랜드를 단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미 에프앤디넷은 △영유아 △임산부 △성인 등 생애주기에 맞춘 제품 포트폴리오를 완비하고 있어, 브랜드 차별화 전략을 통해 보다 다양한 제품을 시장에 내놓을 수 있었다. 유산균 브랜드로서는 인지도가 높은 락피도 제품은 그동안 소비자들 사이에서 꾸준히 선호도를 높여오며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렸다는 게 유니슨캐피탈 측의 설명이다.
◇경영 체계화·생산성 증대…유니슨 밸류업 전략 주목
이처럼 영업채널의 강점을 가진 에프앤디넷은 지난 2017년 7월 유니슨캐피탈에 인수됐다. 인수 당시 상각전영업이익(EBITDA)에 기반한 기업가치는 1000억원대 초반으로 10배 이상의 멀티플이 적용됐다.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포화에 따른 우려가 있었지만, 유니슨캐피탈은 에프앤디넷의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봤다. 인수 이후에는 무차입 경영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유니슨캐피탈은 회사의 성장잠재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경영 체계화 작업을 단행했다. 우선 채널별 마진과 생산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과거에는 월말마다 결산된 판매내역을 보고 다음 달의 전략을 수립해야 했지만 판매성과 수취가 실시간으로 가능해지자 발빠른 마케팅 전략 수립이 가능해졌다. 이외 영업사원의 우수사례를 사내 임직원들에게 전파하고 상담사원 교육에 활용하는 등 실무현장에 대한 독려작업도 지속해나갔다.
제품라인업 역시 확장을 시도했다. 기존의 ‘먹는’ 건강기능식품에서 ‘바르는’ 보습크림 등 화장품으로도 라인업을 넓혀나갔다. 특히 ‘맘스 인텐시브 케어 크림’과 ‘아토 케어 솔루션 크림’ 등 비영양제에 해당하는 제품들은 병원과 약국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며 의외의 성과를 보였다. 이와 같은 라인업 확장을 통해 유통 플랫폼으로서의 가능성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기존의 제품라인업과 상이한 제품을 채널에 올려 준수한 판매성과를 냈다는 것은 채널의 경쟁력을 의미하는 것과 같다”며 “가격보다는 제품의 효능을 중시하는 병의원·약국 판매채널의 장점이 고스란히 드러난 사례”라고 말했다.
◇숫자로 나타난 성과…엑시트에도 기대감
잘 다져진 유통채널과 새 최대주주 유니슨캐피탈의 밸류업 전략이 만나자 경영성과는 곧 수치로 드러났다. 회사는 유니슨캐피탈에 인수된 2017년 매출 420억원·영업이익 76억원을 기록했지만, 이듬해인 작년에는 매출 527억·영업이익 89억원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여줬다.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포화에 이르렀다는 일각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채널의 특수성을 십분 활용하는 모습이다.
올해 유니슨캐피탈은 에프앤디넷이 매출 650억원·영업이익 120억원 이상의 실적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초 코로나19가 에프앤디넷의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지만, 오히려 약국의 내방객이 증가하자 매출이 덩달아 상승하기 시작했다. 감염병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 것도 매출 확대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이와 같은 성과는 유니슨캐피탈의 투자회수(엑시트)에 대한 기대감도 높이는 모습이다. 2017년 1호 블라인드펀드를 통해 에프앤디넷에 투자한 유니슨캐피탈은 현재 해당 펀드의 엑시트 작업을 점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아직 만기가 남아있긴 하지만 해당 펀드에 남아있는 자산은 프리미엄 독서실 ‘토즈’ 운영사 피투피시스템즈와 에프앤디넷, 로젠식품 등이다.
에프앤디넷의 경우 회사가 지속적으로 성장했고 유통채널의 강점 덕택에 다수의 전략적투자자(SI)에게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인수 당시 1000억원대 초반의 EV로 평가됐지만 현재는 2배 가까이 회사의 가치가 올랐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에프앤디넷은 경영 효율화와 기존 채널에서의 단계적 확장을 시도해 회사가 지속적으로 성장해왔다”며 “코로나19 국면 속에서도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한 점은 원매자들에게 상당한 매력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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