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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엇갈린 행보' KCGI-반도, 주도권 바뀌나반도건설, 추매시 단일 최대주주 등극 가능…역학관계 변화 '주목'

유수진 기자공개 2020-05-28 08:14:03

이 기사는 2020년 05월 28일 08:0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권을 위협하고 있는 3자연합 구성원(KCGI, 조현아, 반도건설)들이 최근 서로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여온 KCGI는 당분간 한진칼 지분율을 늘리지 않을 계획인 반면, 한동안 조용하던 반도건설은 대량으로 주식을 사들이며 다시 경영권 분쟁에 불을 붙이려 하는 모양새다.

특히 반도건설이 침묵을 깨고 지분 매집을 재개한다면 조만간 KCGI의 지분율을 따라잡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경우 한진칼 단일 최대주주로서 목소리가 커지는 것은 물론이고 현재 KCGI가 쥐고 있는 3자연합 주도권까지 가져가려고 할 가능성이 높다. 달라진 지분율을 바탕으로 3자간 역할과 역학관계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28일 금융투자업계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26일 한진칼 보통주 122만4280주(2.07%)를 매집한 '기타법인'의 정체로 반도건설이 유력히 점쳐진다. 아직 관련 내용이 공시되진 않았으나 삼성증권을 통해 해당 주문이 들어왔다는 점에서 이 같은 추정이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 그동안 반도건설은 삼성증권과 대신증권 창구로 한진칼 주식을 매입해 왔다.


기타법인이 실제 반도건설이 맞다면 보유 중인 한진칼 주식수가 기존 1000만33주(16.90%)에서 1122만4313주(18.97%)로 늘어나게 된다. 동시에 3자연합 전체의 지분율도 42.74%에서 44.81%로 확대된다. 우호지분율이 40% 미만으로 추정되는 조원태 회장과의 간격이 지금보다 더욱 벌어지게 되는 셈이다.

특히 반도건설은 3자연합 내 지분 기여도가 42.33%로 높아져 지금(39.54%)보다 입김이 세질 것으로 보인다. KCGI와의 보유주식수 차이도 22만9487주(0.39%)로 줄어들어 사실상 지분율이 비슷해진다. 언제든 마음먹고 추가 매입을 하면 지분율로 KCGI를 추월하게 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앞서 KCGI와 반도건설은 지난 3월 말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추천후보 전원이 이사회 진입에 실패하는 등 조 회장 측에 대패한 직후 다소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당분간 조용히 지내겠다며 완전히 자취를 감춰버린 반도건설과 달리 KCGI는 주총 당일은 물론 이후로도 며칠간 주식을 계속 사들였다. 심지어 평균 매입단가의 두배 이상을 주면서도 매집을 멈추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KCGI가 조 회장에게 7월 이후 임시주총 때 결과를 뒤집겠다는 선전포고를 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그러던 중 최근 양 측의 태도에서 변화가 감지됐다. 반도건설이 두달 간의 침묵을 끝내고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반면, KCGI는 한진칼 지분을 추가 매입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KCGI 고위 관계자는 "강성부 대표는 지금 굳이 한진칼 지분을 추가 매입할 이유가 전혀 없고 계획도 없다는 입장"이라며 "오히려 최근 한진그룹이 내놓은 자구안에서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고 귀띔했다.

특히 반도건설의 추가 매집 사실을 KCGI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뒤늦게 알게된 것으로 전해지며 3자간 관계에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들은 '한진그룹 경영권 확보'라는 공동의 목표를 실현하고자 한배에 탔지만 각자의 세부적인 이해관계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언제든 갈등이 촉발될 수 있다. 따라서 조금이라도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려면 3자연합 내에서도 주도권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그동안 3자연합의 중심은 늘 KCGI였다. 가장 먼저 한진그룹과 대립각을 세우기 시작한데다 셋 중 지분율도 가장 높기 때문이다. 언제나 KCGI가 전면에 나서 조 회장을 공격하고 반도건설과 조 전 부사장은 조용히 뒤로 한 발 물러서 지분율만 보태는 모양새를 취했다.

지난 2월 한진칼 주총을 한달 앞두고 KCGI가 3자연합 관련 기자간담회를 개최했을 때도 이 같은 분위기가 여실히 드러났다. 반도건설 및 조 전 부사장과 사전 협의를 거쳤다고 했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행사장에는 강 대표와 신민석 부대표 등 KCGI 측 인사들만 참석했고 KCGI에 대한 설명을 하는데 많은 시간이 할애됐다.

당시 강 대표는 '조현아 연합'이라는 호칭에 대해 "지분 구성을 봐도 우리(KCGI)가 제일 최대주주"라며 "KCGI가 뒤로 빠지고 조현아씨가 앞으로 나오는 부분에 대해 섭섭하다"고 토로했다. KCGI가 3자연합의 '대표'라는 사실을 직접 강조했다고 볼 수 있는 발언이다.

따라서 반도건설의 깜짝 지분 매집이 강 대표에게 마냥 반가운 소식은 아닐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건설이 단일 최대주주가 될 경우 상대적으로 KCGI의 입지 축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나 대내외적인 관심도 지금보다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최악의 경우 주도권 확보를 위해 반도건설과 다툼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 오게될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입장을 바꿔 지분 추가 매집에 나설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당장 다음달부터 주식담보대출 만기가 줄줄이 도래하는 등 당분간 자금 확보가 여의치 않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KCGI는 지난 18일에도 애큐온저축은행에서 빌렸던 대출금을 상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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