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롯데렌탈 TRS 거래 득실은 400억대 취득세+ 835억 수수료 부담 추정…현 주당가치 인수 대비 26%↓
정미형 기자공개 2020-06-01 08:51:46
이 기사는 2020년 05월 29일 10: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과거 KT의 KT렌탈(현 롯데렌탈) 매각은 KT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M&A 딜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2015년 KT렌탈의 전신인 금호렌터카를 인수할 당시 1500억원을 투자한 이후 이를 다시 롯데그룹에 1조200억원에 매각하면서 5000억원이 넘는 매각 차익을 거뒀기 때문이다.현재 KT렌탈(현 롯데렌탈)을 품에 안은 롯데그룹이 KT와 같은 성공적인 인수 사례를 남길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KT 전례 따랐을 뿐인데'…'파킹딜·세금 탈루' 논란
롯데그룹의 인수 성과 평가는 KT 때보다 조금 복잡하다. KT가 2010년 해당 매물을 인수할 때와 같은 방식인 TRS(Total Return Swap, 총수입스왑) 계약을 맺었지만 TRS 논란에 휩싸였다. TRS는 총수익매수자(롯데그룹)가 총수익매도자(지분 투자자)에게 투자 대가로 만기까지 일정 수익을 보장해 주는 신용파생상품이다.
문제는 보통 TRS가 총수익매수자가 총수익매도자 지분을 재매입할 권리를 가진 경우가 많아 단순 투자가 아닌 ‘파킹딜’ 논란이 일어왔다는 데 있다. 파킹딜은 외부에 지분을 잠시 맡겼다가 미래의 약속된 시점에 다시 되사오는 딜을 의미한다.
실제로 롯데그룹은 FI들의 지분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지고 있다. 호텔롯데가 FI인 트리플에스제이차 및 인베스트퍼플제삼차와 체결한 계약을 살펴보면 "원화고정수익을 지급하고 원화변동수입을 수취하는 동시에 대상 주식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보유하고 있다"고 나와 있다. 롯데그룹도 TRS 계약을 통해 해당 지분을 실제 보유하지 않고서도 지분 보유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셈이다.
특히 세금 문제가 겹쳐지면서 논란은 더욱 불거졌다. 롯데그룹이 세금을 아끼기 위해 TRS 계약을 활용해 지분을 정확히 50%만 취득했다는 것이다. 지방세법에 따르면 한 법인의 주식을 인수해 지분율이 50%를 초과하는 과점주주가 된 경우 해당 법인의 부동산과 차량 등을 취득한 것으로 간주한다. 간주취득세 납부 의무가 부여되는 것이다.
세제 당국은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 등 주요 주주를 과점주주로 판단했고, TRS를 활용해 취득세를 탈루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이에 전국 66개 기초자치단체가 관련 계열사에 부과한 취득세는 400억원대다.
호텔롯데 관계자는 "현재 이를 납부한 상태지만 항소가 진행 중이다"라고 말했다.
◇TRS 계약 따른 비용 < 상장 후 기대 가치?
롯데그룹은 계열사를 통해 롯데렌탈 지분 취득에 모두 5075억원을 들였다. 당시 지분율에 따라 호텔롯데 2100억원, 부산롯데호텔 1100억원, 롯데홈쇼핑 880억원, 롯데하이마트 495억원, 롯데손해보험 500억원에 각각 취득했다.
FI 5곳으로부터 조달한 자금은 약 6000억원 규모에 이른다. 롯데그룹은 이 6000억원에 대해 TRS 거래를 체결하고 대가로 매년 기초자산 매입 대금의 2.78%를 재무적 투자자들에게 지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확정 수익이자 일종의 수수료다.
여기에 배당금도 포함됐다. 주식 보유를 통해 총수익매수자(롯데그룹)에게 발생하는 보상인 의결권과 주가변동, 배당금 중 배당금 부분도 총수액매도자(FI)에게 넘긴 것이다. FI가 가져가는 수수료가 비교적 낮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롯데그룹이 FI가 배당금을 수령하는 것으로 계약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를 고려하면 롯데그룹 입장에서 TRS를 활용한 인수 방식으로 현재까지 직접적으로 본 손실은 835억원으로 추정 가능하다. FI들에 매년 고정적으로 나가는 수수료 비용의 합계다. 매년 약 167억원씩 지난 5년간 지급한 것을 고려하면 지급 수수료만 835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롯데그룹 측이 FI에 넘긴 롯데렌탈의 배당금의 경우 롯데그룹이 인수한 2015년부터 배당이 끊겨 포함시키지 않았다.
여기에 롯데렌탈의 지분 평가액 변동까지 포함하면 1533억원(현재 롯데그룹 지분 50% 기준)의 추가 손실을 본 것으로 볼 수 있다. 2015년 인수 당시 주당 단가인 10만2907원보다 현재 기업 가치가 25.7% 떨어진 탓이다. 오는 6월 만기를 앞둔 트리플에스제이차, 인베스트퍼플제삼차, 밸류플러스제삼십일차의 롯데렌탈 주당 단가는 7만6321원으로 평가받았다.
이미 납부한 400억원대 취득세 논란도 아직 남아있다. 앞서 세제 당국이 과점주주로 판단하고 지방 자치단체의 손을 들어준 데 따라 롯데그룹은 이 취득세를 납부한 상태다. 현재 관련 항소가 진행 중으로, 이대로 손실로 남을지 아니면 되돌려 받을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태다.
다만 향후 롯데렌탈의 상장(IPO) 가치나 그동안 롯데렌탈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고려하면 아직 득보다 실이 더 많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 롯데렌탈은 인수 이래 성장을 거듭하며 매년 1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과 300억원이 넘는 당기순이익을 올려왔다. 2015년 이후 당기순이익 합만 1594억원에 달한다. 이를 바탕으로 IPO에 나서 흥행에 성공할 시 기업 가치는 이전보다 더 높게 평가 받을 가능성도 열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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