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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 헤지펀드 '차별화'가 답이다 [thebell note]

이효범 기자공개 2020-06-17 09:48:33

이 기사는 2020년 06월 15일 10: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헤지펀드 시장 상황이 그야말로 최악이다. 라임펀드를 비롯해 해외 금리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 디스커버리펀드 등 환매중단 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주요 판매사들은 판매 계약을 맺을 수 있는 헤지펀드 운용사 자본금 기준을 대폭 높였다. 헤지펀드를 인큐베이팅하는 증권사 프라임브로커(PBS)도 시딩투자를 줄이고 있다.

그 중 전문사모 라이선스를 취득한 지 채 1년도 안된 신생 운용사들은 트랙레코드 조차 없어 활로를 찾기 더 어렵다. 당분간 적자를 감수하며 자기자본을 운용해 트랙레코드를 쌓는 방식으로, 버티기 작전을 펼치는 신생사도 있다. 또는 펀드 출시보다 투자자문업으로 방향을 틀려는 움직임도 나타난다.

이같은 고육지책은 임시방편일 뿐, 장기 생존을 담보하지 않는다. 불황 속에서도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들어 펀드 설정액 기준으로 헤지펀드 시장 규모는 30조원 아래로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전문사모집합투자업 등록을 완료한 운용사는 10개 이상 증가했다. 운용사는 늘어났는데 시장 파이는 더 작아졌다는 뜻이다.

위기에도 버텨낼 수 있는 경쟁력은 무엇일까. 몇몇 신생 운용사들이 그 해답을 조금씩 제시해주고 있다.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은 올해 1월 전문사모집합투자업 등록을 완료하고 영업을 시작했다. 시장 상황은 비우호적이었지만 지난 5월말 기준 펀드로 모집한 자금만 629억원에 달한다. 국내 유일무이한 시내버스 투자 운용사라는 명패가 차별화 포인트다.

최근 전문사모집합투자업 등록을 마친 TI자산운용은 글로벌 IT 종목과 비상장종목을 발굴해 투자한다. 더욱 눈에 띄는 부분은 운용전략 뿐만 아니라 글로벌 수준의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운용역을 통제하지 못했던 점을 라임사태의 근본원인으로 보기 때문이다. 향후 헤지펀드 시장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겠다는 게 TI자산운용의 포부다.

지난해 11월 라이선스를 취득한 케이핀자산운용은 주가연계증권(ELS) 헤지운용 기법을 접목한 헤지펀드를 선보였다. 그동안 시장에 나왔던 ELS복제펀드와 사뭇 다르다. 고난도금융상품에 해당하지 않는 주식형펀드로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펀드 설정액은 50억원 가량에 그친 상태지만, 점차 진가를 알아보는 종합운용사들이 콜라보 상품 출시를 제안하면서 판을 키우고 있다.

이처럼 고군분투하는 신생 헤지펀드들이 성공적으로 안착할지 예단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불황 속에서도 영업을 시작한 건 나름의 자신감이 있다는 뜻이다. 그 자신감은 '차별화'에서 비롯됐다. 다른 곳에서는 찾을 수 없는 걸 가지고 있다면 고객은 찾아오기 마련이다. 헤지펀드에 대한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진 가운데, 신생 헤지펀드 운용사들이 라임사태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을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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