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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대산업개발, 신용도 기로…투심 잡기 사활 [발행사분석]밴드 상단, 개별민평 대비 +120bp…아시아나항공 인수전 여파, 주택사업은 위안

이지혜 기자공개 2020-07-06 15:07:58

이 기사는 2020년 07월 03일 15: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2년 만에 공모 회사채 시장에 복귀하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 나이스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등 신용평가 3사에서 신용등급 하향 검토 대상에 올랐다. 야심차게 추진한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트리거다. 인수하기로 확정할 경우 인수대금을 지불한 이후에도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지원을 이어가야 해 재무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건설사에 대한 투자심리도 좋지 않다. 최근 수요예측에서 건설사들의 미매각 사례가 있었다.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국내 주택건설부문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점은 위안거리다. 현대산업개발은 매출의 대부분을 국내 사업장에서 거둔다.

◇신용등급 하향 위기, 아시아나항공 인수 ‘안갯속’…신중모드

현대산업개발이 공모채를 발행하기 위해 6일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만기구조는 2년물 1500억원, 3년물 1000억원, 5년물 500억원이며 모두 3000억원 규모다. 수요예측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증액하지 않는다. 대표주관업무는 NH투자증권과 KB증권, 키움증권, 신한금융투자, 미래에셋대우가 맡았다.

현대산업개발과 주관사는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6월까지만 해도 만기구조를 3년물과 5년물, 7년물로 구성하려 했다. 그러나 시장분위기를 고려해 만기구조를 좀더 짧게 구성하고 KDB산업은행의 회사채 차환발행 지원 프로그램까지 활용한다. 산업은행은 2년물과 3년물을 각각 100억원, 600억원 인수하기로 했다.

공모희망금리밴드도 눈에 띈다. 2년물과 3년물의 공모희망금리밴드 상단이 개별민평금리 대비 +100bp에 정해졌다. 5년물 밴드 상단은 +120bp에 이른다. 최근 발행된 A+ 공모채와 비교해도 크게 높다.

현대산업개발은 6월까지만 해도 만기도래 회사채 1400억원을 차환하기 위해 최대 2000억원 규모로 공모채를 발행하려고 했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자금사용목적에 아시아나항공 신주 8150만5398주를 취득하기 위한 용도도 추가했다. 아시아나항공이 진행하는 제 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주당 5000원씩, 모두 1600억원 규모다. 다만 납입 예정일은 정해지지 않았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시점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일단 관련 재원을 마련해놓기로 결정한 것”이라며 “아시아나항공 인수 용도로 공모채를 발행하려다 6월 계획을 다시 변경했었지만 최근 다시 원래 목적대로 공모채를 찍기로 했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프로젝트는 현대산업개발의 신용등급 강등을 촉발할 수 있는 트리거로 작용했다. 현대산업개발의 신용등급은 A+로 우량한 편이다. 그러나 나이스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등 신용평가 3사가 현대산업개발을 신용등급 하향 검토 대상에 등재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확정하면 유동성과 재무여력이 저하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코로나19 사태로 아시아나항공의 손실규모가 커지고 있는 데다 부채비율도 급등해 인수 이후에도 현대산업개발의 지원부담이 무거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산업개발과 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은 지난해 12월 아시아나항공의 구주와 신주 인수계약을 맺고 계약금 2500억원을 납부했다. 예정인수금액은 모두 2조5000억원으로 이 가운데 현대산업개발이 부담하는 금액은 2조원이다. 보유현금과 차입금으로 조달할 금액은 약 1조6800억원에 이른다.

야심차게 추진한 프로젝트지만 아시아나항공 인수작업은 현재 안갯속에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제표 신뢰성에 대한 의구심과 부채비율 급등,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영업실적 하락 등을 이유로 현대산업개발이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인수조건 재협상을 요구했다. 인수조건이나 거래 종결에 대한 불확실성이 한결 짙어졌다.

◇코로나19에도 영업수익성 ‘견고’…투심 위축은 불안요소

신용등급이 떨어질 위기에 몰렸지만 현대산업개발의 이익창출력은 흔들리지 않았다. 코로나19 사태로 국내 산업 전반이 위태로운 것과 대조적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1373억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3% 증가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업계에서 수위권의 사업경쟁력을 갖췄다”며 “채산성 좋은 주택 분양실적에 힘입어 영업수익성과 현금창출능력이 우수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대산업개발은 2019년 시공능력평가에서 9위에 올랐다. 민간주택 브랜드로는 IPARK를 보유하고 있으며 주택사업 수주잔고 비중이 전체에서 89.3%(외주주택과 자체공사)에 이른다. 주택사업비중이 워낙 크다보니 주택경기 변동에 민감한 편이다.

그러나 현재 주택경기는 코로나19 타격을 비껴간 것으로 파악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코로나19 여파가 국내 주택건설부문에 유의미한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주택사업장의 기성수령이 원할히 진행되고 있는 데다 사이버 모델하우스 등을 통해 차질없이 분양일정을 소화했으며 신규주택 수요 등으로 청약경쟁률이 준수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A급 공모채를 향한 투자심리가 썩 좋지 않다는 점은 변수다. 특히 건설사를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좋지 않다. 코로나19 사태로 공모채 시장이 위축된 4월 이후 공모채를 발행한 A급 건설사는 한화건설, GS건설, SK건설 등이 있다. 이 가운데 SK건설만 빼고 한화건설, GS건설은 미매각 사태를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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