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07월 10일 07시5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하반기 하나은행 조직 변화에서는 자산관리그룹 신설이 이목을 끌었다. 하나은행은 올해 초 자산관리사업단, 리테일사업단, 기관사업단, IPS본부를 배치한 리테일그룹을 출범시켰다. 하지만 불과 6개월 만에 자산관리사업단과 IPS본부만을 따로 떼어내 자산관리그룹으로 묶는 대대적인 손질에 나섰다.자산관리그룹에 힘을 실었다는 사실은 부행장급 임원을 그룹장에 배치한 인사에서도 잘 드러난다. 인도네시아 HANA 은행장인 박성호 부행장을 불러들였다. 박 부행장은 인도네시아에서 주로 활동했지만 인력개발실장, 경영관리본부장, 개인영업그룹장뿐 아니라 하나금융티아이 대표를 지낼 정도로 다방면에서 두루 경험을 쌓은 인물이다.
전통의 자산관리 명가 하나은행에서 PB 비즈니스를 책임지는 자리에 올랐다지만 상황이 녹록치 않다. 언제부턴가 명예로운 자리는 ‘독이 든 성배’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며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하자 수수료수익의 중요성은 갈수록 부각됐다. 자산관리그룹 독립에는 고액자산가 고객뿐 아니라 법인을 포함한 일반 리테일고객을 투자상품으로 유입해 수수료이익을 증대시키려는 의도도 있다.
하지만 이런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해외 금리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와 이탈리아 헬스케어채권 DLF 등 하나은행에서 판매했던 각종 사모펀드에서 줄줄이 부실이 발생하면서다. 이 때문에 올해 1분기 하나금융그룹 자산관리 관련 수수료는 전년 동기보다 2% 이상 오히려 줄었고 특히 펀드 판매와 밀접하게 관련되는 수익증권수수료는 30% 이상 급감했다.
결국 박 부행장에게 주어진 궁극적인 과제는 고객의 잃어버린 신뢰를 되가져오는 것이다. 수수료이익에 기반한 상품은 관성적으로 가입하는 예·적금과 달리 리스크를 져야하기 때문에 결국 얼마나 고객의 신뢰가 바탕이 되는지에서 성패가 결정된다.
박 부행장의 경력을 살펴보면 자산관리 사업에 새로운 관점을 제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엿보인다. 박 부행장이 관리자로서 자산관리와 밀접한 업무를 담당한 것은 사실상 2018년 10월부터 개인영업그룹장을 역임한 약 4개월이 전부다. 하지만 은행 내부 사정을 잘 알 수 있는 요직을 두루 거쳤으며 다년간 축적한 해외 경험도 주요 강점이다.
자산관리그룹 산하 정원기 자산관리사업단장은 마스터 PB 1호 타이틀을 보유할 정도로 고액자산가 대상 영업에 특화된 인물이며 심기천 IPS본부장은 투자컨설팅부장을 거친 상품 전문가다. 박 부행장이 능력을 펼칠 수 있는 실무진의 기본 토대는 마련됐다. 박 부행장의 손에서 하나은행이 자산관리 명가의 명성을 회복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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