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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변기 조선업 점검]삼성중공업, 불황기 조선업만 '올인'하나한국조선해양·한진중공업, 선박 보수사업 진출…적자·재무구조 신사업 진출 부담

구태우 기자공개 2020-07-23 09:25:04

이 기사는 2020년 07월 21일 16:5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중공업은 과거 전자기기와 IT 솔루션 사업을 운영할 정도로 사업영역이 다양했다. 삼성중공업이 건설한 아파트(삼성쉐르빌)와 건설용 중장비, 선박용 항해시스템 제품도 '삼성(Samsung)'의 브랜드를 붙여 판매됐다. 삼성중공업의 건설부문은 국내 시공능력 순위 15위를 기록했던 만큼 독자적인 사업기반을 구축했었다.


삼성중공업이 사업 다각화를 추진했던 건 조선업이 해외 경기변동의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비조선업 분야도 필요했다. 지금은 사업영역이 매우 단촐해졌다. 조선업과 해양프랜트, 선박용 블록제조 부문밖에 남아있지 않다.

건설용 중장비는 1998년 스웨덴 볼보에 매각됐고, 전기전자사업부는 조선업 불황이 한창이던 2017년 분사됐다. 건설업은 규모가 축소돼 현재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전체 매출에서 건설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0.5% 가량이다.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전경

삼성중공업은 지난 20년 동안 구조조정을 통해 여러차례 사업을 개편했다. 사업규모는 단촐해졌지만 조선업에 대한 집중도는 높아졌다. 하지만 조선업황이 침체되면서 사업 집중도의 장점은 예전 같지 않다는 관측이다.

세계 경기 침체와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발주시장은 얼어붙었다. 지난 5월 영국 조선·해운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5월 선박 발주량은 57만 CGT를 기록했다. 전월(141만 CGT)보다 발주량이 59% 줄었다. 조선업은 불황에서 빠져나오는 듯 했지만, 1990년대로 회귀했다.

◇'조선 불황기', 유지보수업 뜨고 신조선 지고

국내외 조선소들은 조선업의 장기침체에 대비해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조선업의 특성상 수주 물량이 부족해질 경우 고정비 부담이 커져 수익성이 악화된다. 사업다각화를 통해 조선업종의 수익 악화를 보존하려는 의도다.

선박관리사업은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와 선박 유지보수에 대한 선사의 수요가 커지면서 사업성이 밝다. 선박을 건조한 조선소가 애프터서비스까지 제공한다는 게 큰 메리트로 꼽힌다.

△부품 판매 및 교체 △수리 및 기술 지원 서비스 △선박 연료유 공급 등도 선박관리 사업의 영역이다.

통상 원유운반선(VLCC) 한척을 건조하는데 들어가는 부품수는 10만여개에 달한다. 자동차에 들어가는 부품수가 약 2만여개인데, 선박 한척에는 다섯배 많은 부품이 들어간다. 선박 한척의 수명은 20~30년에 달한다. 선박 유지보수에 대한 수요가 높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현대중공업그룹의 계열사 현대글로벌서비스는 선박 유지보수를 전문으로 하는 계열사다. 조선업이 어려움을 겪던 2016년 현대중공업(현 한국조선해양)에서 분사돼 출범했다. 설립 2년차인 2017년 매출은 2381억원이었는데, 지난해 매출은 7894억원을 기록했다. 3년 새 매출 규모가 69.8% 커졌다.


성장세가 빠른 건 해외 선사의 AS 수요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까지 약 3000대가 넘는 선박을 건조해 AS 시장의 규모가 크다. 선박 개조의 수요 또한 높다. 올해부터 IMO의 황산화물 규제가 본격 시행됐다. 황산화물 저감장치(스크러버) 등 규제를 충족하지 못한 선박은 항구에 정박이 불가능하다.

선사들은 규제를 이행하기 위해 관련 설비를 부착하고 있다. 한진중공업은 선박 개조(리트로핏) 수요를 예상해 이 사업을 시작했다. 2018년 HMM(옛 현대상선)의 컨테이너선에 초대형 스크러버를 부착했다. 현대글로벌서비스와 한진중공업의 사례는 조선사가 AS 분야까지 사업을 확대한 사례다.

◇삼성중공업, 신사업보다 '본업'에 집중

선박관리 서비스가 사업성이 높은 건 신조선과 AS 부문의 주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신조선 부문은 호황기가 끝난 후 장기간 불황이 시작된다. 반면 AS 부문은 호황기 직후부터 수요가 증가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선박관리 서비스가 신조선 사업 수준으로 규모가 크진 않지만, 불황기 위기를 약화하기 위한 적절한 대응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은 사업 다각화를 위한 계획이 없다. 선박관리 서비스를 진출하기 보다 본업인 조선업의 연구개발(R&D)을 통해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LNG 또는 원유운반선에 화석연료 대신 연료전지를 동력으로 하는 기술 개발에 나섰다. 이를 통해 중국과 일본 등 경쟁국가와의 기술 격차를 벌여 우위를 점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중공업이 사업 다각화에 조심스러운 건 현재 재무구조가 안정적이지 않은 점도 있다. 1분기 기준 삼성중공업의 별도 부채비율은 180.1%다. 순차입금비율은 69.7%를 기록했다. 통상 순차입금비율이 50%를 넘을 경우 부실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

이자를 지급해야 하는 차입금은 총 4조6000억원에 달한다. 1년 새 차입금은 약 2조원 증가했다. 여전히 적자 경영을 하고 있는 점도 신사업에 나서기 어려운 이유로 꼽힌다. 삼성중공업은 2014년 수주 절벽이 시작되면서 적자가 장기간 이어졌다. 지난해 삼성중공업은 약 6500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1분기 적자는 321억원을 기록했다.

주주의 반발과 재무적 부담으로 인해 신사업을 추진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비조선 사업을 추진했지만, 본업이 악화되면서 정리한 점도 이유로 작용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배구조와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도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3세인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이 직접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오너'가 직접 경영에 참여하는 경우 기업의 장기적인 발전전략을 모색하는 게 일반적이다. 반면 삼성중공업은 삼성전자의 계열회사지만, 사업적 중요도는 모회사와 비교해 낮다. 이 때문에 장기적인 발전전략을 세우기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업은 이전 만큼 호황이 없을 것으로 예상돼 선박관리서비스 등 관련 분야로 사업다각화가 필요하다"며 "불황기를 대비해 다양한 생존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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