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07월 24일 07시4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바이오팜의 상장은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에 새 획을 그었다. 최대 청약 증거금(31조원)과 빅딜 최대 경쟁률(323대1). 사상 최고 기록 속에 상장 후 주가는 천정부지로 뛰어올랐다. 역대급 주가 폭등은 공모주 전반에 투자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언뜻 보면 모두가 '윈윈'인 딜이지만 막상 발행사인 SK바이오팜의 속사정은 다를 수 있다. 공모가 4만9000원으로 찍은 주식은 단숨에 26만원으로 치솟았고 시간이 흘러 20만원 안팎으로 수렴되고 있다. 이 드라마틱한 주가 추이를 투자자와 상반된 관점으로 지켜보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IPO는 단 한번의 공모 기회다. 공모가 4만9000원으로 정해진 공모규모는 9593억원이었다. 현재 주가로 공모에 나섰다면 단번에 4조원 가량을 모집할 절호의 찬스였다. 보수적으로 주가의 절반인 10만원에 발행했어도 2조원에 달한다. SK바이오팜은 현금 창출이 불안정한 신약 개발사여서 자금 니즈가 더 강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구주매출(비중 32%)을 감안하면 모회사 SK㈜가 회수한 돈도 주가 기준 4분의 1에 불과하다.
IPO에서 IB가 필요한 건 결국 밸류에이션 때문이다. 시장의 수급을 감안해 사전에 균형가격(Equilibrium Price)을 도출한다. 오너의 상장 결론부터 마지막 공모 세일즈까지 모두 밸류에이션을 전제로 이뤄진다. 주가 예측이 쉽지 않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상장주관사라는 역할이 주어진다. 이 주관사가 내놓은 적정시가총액으로 공모가 밴드를 정하고 수요예측과 일반 청약을 거친다.
하지만 SK바이오팜(대표주관사 NH투자증권,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의 공모가와 주가는 지나치게 큰 격차로 벌어져 있다. 상장 밸류와 시장 가격의 격차가 아직까지 4배에 육박한다. IB업계에선 실무자 사이 과연 성공한 딜이냐는 의문이 나오는 이유다. 주관사는 공모주를 나눠준 기관에선 환호를 받겠지만 정작 고객인 발행사는 박수치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흥행 대박의 축포가 터지는 뒷편에선 전혀 다른 시각도 자리잡고 있다.
물론 공모가를 최종 확정하려면 발행사의 승낙이 필요하다. 그러나 애당초 주관사가 내민 공모가 밴드가 너무 낮다면 발행사의 선택지가 좁을 수밖에 없다. 밴드를 넘어선 가격으로 공모가를 결정하면 자칫 지나친 욕심으로 여겨질 수 있다. SK바이오팜의 공모가는 당연히 밴드 최상단의 가격이었다.
그나마 공모주 투자로 돈을 번 투자가가 많다는 데 위안을 삼을 수 있다. 공모가를 과도하게 높여 투자 손실을 안기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다. 그럼에도 밸류에이션에 대한 의문은 쉽게 해소될 수 없다. 발행사의 공모가 아닌 투자자의 잭팟이 IPO의 본질일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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