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화' 내세운 할리스, 눈높이 격차 좁힐까 본입찰 앞두고 가격·엑시트 전략에 고민
김혜란 기자공개 2020-08-10 14:20:41
이 기사는 2020년 08월 07일 14: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커피 프랜차이즈 할리스커피(법인명 할리스에프엔비) 매각 본입찰을 앞두고 딜 향방에 업계 관심이 쏠린다. 매각 측은 투자설명서(IM)를 통해 할리스가 경쟁사들과 비교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췄단 점을 인수메리트로 내세우고 있다. 인수 후보들은 매각 측과의 가격 눈높이 격차, 컨소시엄 구성 등을 통한 엑시트(투자금 회수) 구조 설계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는 분위기다.7일 인수·합병(M&A) 업계에 따르면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는 할리스에프앤비 보유 지분 93.8%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이달 중 진행할 예정이다. 매각주관사는 골드만삭스다. 나머지 소수지분 6.2%를 거래에 포함할지 여부는 향후 논의할 계획이다.
매각 측은 커피 체인 시장이 재편되는 흐름 속에 국내 시장에서 입지가 탄탄한 주요 커피 전문점 체인을 인수할 수 있는 기회라는 점을 투자포인트로 제시하고 있다. 할리스는 업력 23년이 된 만큼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갖추고 170만명의 멤버십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운영하는 매장은 지난해 말 기준 총 560개(직영점 135개, 가맹점 478개)다.
진입장벽이 높은 프리미엄 커피 시장에서 할리스는 이미 상당한 입지를 구축했고, 향후 성장을 이어갈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게 매각 측의 주장이다. 매각 측은 국내 커피전문점 체인 시장을 가격과 규모 기준으로 4개 카테고리로 나눴다. 할리스는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앤젤리너스와 함께 대규모 프리미엄 체인으로 포지셔닝돼 있다.
상위 7개 프리미엄 커피체인 가운데 2013년부터 5년 간 점포 수 기준 성장세를 보인 곳은 할리스와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파스쿠찌다. 엔젤리너스, 카페베네, 탐앤탐스는 하락세를 보였다. 할리스는 전체 커피체인 중 점포 수로는 4위다.
지난 20년 동안 여러 커피체인점이 등장하며 경쟁이 치열해졌지만, 할리스는 시장 재편 과정에서 살아남아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갖췄단 점을 매각 측은 강조하고 있다. 가맹점과 배달 채널 확대 등을 통한 향후 성장여력도 충분하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또 디초콜릿 인수로 중저가 커피체인 시장에도 진출해 사업 다각화를 이뤘다는 점 역시 부각하고 있다. 실제로 2013년 IMM PE가 할리스를 인수한 뒤 집중한 부분도 사세 확장이다. 인수 이듬해 중저가 커피 전문점인 디초콜릿을 41억원에 인수하며 몸집을 불렸다. 매각 측에 따르면 IMM PE 인수 당시 384개였던 매장은 지난해 말 613개(디초콜릿 매장 53개 포함)까지 늘었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점포 출점 연평균복합성장률(CAGR)은 8.1%를 기록했다.
또 매각 측은 경쟁사인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등과 비교해 확실한 차별화 포인트를 갖추고 있단 점을 내세우고 있다. 대학가엔 개별 스터디 공간을 추가하는 등 각 지역별 고객의 특성에 맞게 매장을 꾸며 소비자 충성도를 높였고 실제로 매출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함께 매장 편의성을 높여 카페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게 했고, 이는 곧 객단가에 긍정적인 영향으로 돌아왔다고 설명하고 있다.
매장 편의성에 초점을 맞춰 리뉴얼한 결과 일평균 방문객수가 직영과 가맹 각각 9.6%. 6.7%늘었다는 자체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또 자체 로스팅 플랜트 운영으로 낮은 원가율을 갖춰 2018년 회계연도 기준으로 스타벅스(14.8%)보다 높은 18%의 에비타 이익률을 기록했다는 점도 내세우고 있다.
인수 후보들도 국내 커피 시장에 대한 전망과 할리스의 안정적인 사업 기반에 대해선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다만 인수를 추진하는 일부 FI들은 엑시트(투자금 회수) 전략이 마땅치 않단 점을 고민하고 있다. 유동성이 풍부한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들을 중심으로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향후 엑시트에 대한 불확실성이 최대 고민이다.
실제로 IMM PE도 2013년 할리스를 인수한 뒤 햇수로 인수 8년 차를 맞기까지 여러 차례 매각을 시도했으나 실패한 바 있다. 현재 FI들이 전략적 투자자(SI)와 컨소시엄 구성을 위한 물밑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성사 가능성은 미지수다. 또 인수 후보들은 투입되는 비용이 큰 직영점 대비 수수료 수익을 챙길 수 있는 가맹점의 비중이 경쟁사 대비 낮다고 지적하고 있다. 100% 직영매장을 운영하는 스타벅스를 제외하고 가맹 비중이 79%로 투썸플레이스(94%), 앤젤레너스(86%)와 비교해 낮단 설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FI들이 세컨더리 투자로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엑시트가 가능할지가 걸림돌"이라며 "결국 가격에 대한 메리트를 기대해야 하는데 매각 측의 희망거래가가 높아 이견을 좁힐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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