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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과 균형 [WM라운지]

홍지은 세빌스코리아 상무 공개 2020-08-12 08:35:26

이 기사는 2020년 08월 10일 11: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8월이다. 그리고 휴가철이다. 텅빈 인천공항과 긴 줄로 붐비는 김포공항이 대조를 보이는 신문 1면의 사진을 보며, 해외로 나가는 사람들로 인천공항의 출국자수가 사상최대를 기록했다는 뉴스가 하루가 멀다 하고 들려오던 때가 언제였던가 싶다.

코로나19 이후 부동산 투자시장에서 가장 소외되는 분야가 오프라인 리테일 시장과 호텔 시장이다. 리테일 시장은 엄밀히 말하면 코로나19 이전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온라인 유통시장의 약진, 최저임금의 가파른 상승, 대형마트의 영업시간제한 등으로 수익률이 떨어지고 있던 반면 호텔 투자시장은 절대적인 규모는 크지 않지만 큰 흔들림 없이 지속적으로 투자 활동이 이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2020년의 호텔 투자 사례를 보면 제주와 부산 등의 리조트호텔 거래 몇 건을 제외하면 투자자들이 선호했던 비즈니스호텔, 특히 서울 소재 호텔의 거래는 전무하다고 할 수 있다. 코로나19 이전부터 매매 협상을 진행 중이던 물건들도 예상치 못한 악재가 장기화하며 줄줄이 거래 중단 또는 취소를 맞이했다.

호텔 투자가 주춤한 사이 오피스와 물류시설에 대한 투자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1분기 오피스 투자 규모는 작년 동기 대비 증가율 측면에서 아시아에서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고, 2분기 규모는 대형 거래의 종결이 다음 분기로 미뤄지며 작년 동기 대비 감소세를 보였다.

풍부한 유동성, 역대 최저금리 환경, 기회가 줄어 국내 투자로 전환한 해외투자 목적 자금, 호텔과 리테일 투자에서 오피스나 물류투자로 변경된 자금에 하반기 준공과 동시에 손바뀜이 일어나게 될 선매각까지 고려하면 연간 총액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와중에 단위 면적당 매매가는 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최근 2년간 단위 면적당 최고가 기록을 보유하던 삼성물산 서초 사옥이 얼마 전 현대해상 강남사옥에 타이틀을 내줬다. 이후에 진행되고 있는 강남 프라임급 빌딩들의 입찰에서도 새로운 최고가가 흘러나오고 있다.

물류 투자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시설별 임대료 차이가 나는 물류 시설의 경우, 단위 면적당 가격보다는 예상되는 운영수익을 매매가격으로 나눈 자본환원율로 상대적인 비교를 한다. 투자자들의 물류투자가 크게 증가하면서 2019년 말 5% 후반에서 거래되던 물류시설들이 지금은 4% 후반에서도 거래되며 오피스 보다 빠르게 자본환원율이 하락하고 있다.

모든 나라들이 국경을 걸어 잠그고 전면적인 봉쇄 조치를 시행하던 때에는 객실 손님이 전무한 날들도 상당 기간 지속되었고 그 이후에도 자발적으로 영업을 중단했다가 8월 들어 영업을 재개한 호텔들도 상당수 있다. 영업이 어렵고 수익이 나지 않는 상품에 투자하려는 투자자는 당연히 없을 것이다.

휴가철을 맞아 해외여행을 꺼리는 내국인 투숙객으로 제주도와 강원도의 호텔 예약이 이미 끝났다는 이야기가 들려오는 한편 서울 소재 호텔들이 다양한 프로그램과 프로모션으로 매출 회복을 꾀하고 있다. 푸짐하고 건강한 식단의 만찬 뷔페를 조식으로 제공하는가 하면, 호텔 피트니스 장에서 요가 프로그램이나 호텔 내 골프시설에서 전문 강사에게 원 포인트 레슨을 받는 등 고객이 원하는 프로그램으로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입지를 이용한 패키지 상품을 판매하는 호텔들도 있다. 쇼핑몰과 연결된 호텔의 경우에는 쇼핑, 영화관람을 연계한 '몰캉스'를 판매하고 남산이나 한강에 인접한 호텔의 경우에는 서울이라는 복잡한 대도시를 떠나온 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강과 산 전망이 가능한 객실 위주로 패키지를 구성하여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오피스, 리테일, 호텔, 물류 외에도 임대주택, 기숙사, 병원, 요양 시설, 시니어 하우징, 데이터 센터 등 다양한 투자 상품이 있는 외국에 비해 우리나라는 투자 상품 종류가 가뜩이나 부족한데 코로나로 이마저 다시 절반으로 줄어들다 보니 오피스와 물류시설의 단위 면적당 매각 가격만 지속 상승하는 것이다. 경제가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상황에서 이 상품들의 경우에도 예상되는 운영수익은 감소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우려는 잠시 묻어둔 듯싶다.

호텔들이 지속적으로 창의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하기 바란다. 그리고 일련의 프로모션이 성공해 호텔이 다시 정상화되기를 바란다. 투자시장의 균형적인 발전을 위해서 그리고 호텔에서 일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고용안정을 위해서도. 그나저나 이미 비수도권 인구보다 많아진 수도권 인구 집중을 막고 국가 균형 발전을 위한 행정수도 완성을 위해 국회와 청와대도 세종시로 이전하자는 얘기가 7월 어느 날 등장했다. 세종시에는 호텔이 있던가?

홍지은 세빌스코리아 상무

이화여자대학교 통계학과 졸업
University of Surrey 관광개발학 석사
커민스코리아 마케팅 담당
아시아 비즈 스트레티지 컨설턴트
現 세빌스코리아 리서치&컨설팅 본부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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