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시공능력 점검]엘티삼보, 시평액 1조 돌파…30위권 '첫' 진입44위→39위 5단계 상승…8000억 홍콩공항 프로젝트 견인
고진영 기자공개 2020-08-12 14:30:32
이 기사는 2020년 08월 10일 14: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작년 시공능력 평가 순위에서 역대 최고 성적을 낸 엘티삼보가 올해도 상승세를 이어깄다. 최근 몇년간 해외사업을 중심으로 외형이 급격히 불어난 데다 재무구조를 튼튼히 유지한 덕분이다. 특히 공종 가운데 공항과 지하철 분야에서 눈에 띄게 높은 순위를 보이며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엘티삼보는 2020년 시공능력(토목건축) 평가에서 39위를 차지했다. 44위를 기록했던 작년보다 5계단이 올랐으며 설립 이래 가장 높은 순위다.
이 회사는 100위권 안에 들어온 이후 한 해를 제외하고는 매년 순위가 상승해왔다. 2013년 122위에 머물렀으나 이듬해 무려 44계단이 뛰어 78위에 올라섰다. 그 뒤로도 2016년에는 50위권, 2017년에는 40위권을 차례로 뚫었다. 2018년 잠시 순위가 후퇴해 주춤한 모습을 보이긴 했으나 지난해부터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순위 도출의 기준이 되는 시공능력평가액은 올해 처음으로 1조원을 넘었다. 1조753억원을 기록해 전년(9368억원)보다 14.8% 증가했다. 2018년만 해도 5000억원대였는데 2년 만에 시평액이 두배 가까이로 늘어난 셈이다. 100위권 밖이였던 7년 전과 비고하면 7배 정도 많아졌다.
특히 평가항목 증 경영평가액이 전체 시평액 상승을 이끌었다. 경영평가액은 건설사의 재무상태를 살펴 산정하는데 총 3년치를 분석한다. 산정 공식은 '실질자본금×경영평점×80/100'이다. 엘티삼보의 경우 작년 5965억원에서 올해 7073억원으로 1108억원(18.6%)이 확대됐다. 2001년 이후 19년 연속 흑자기조를 유지하면서 이익잉여금이 지속적으로 쌓인 점이 재무안전성 확보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실제 2010년 320억원이었던 엘티삼보의 이익잉여금은 2014년 1000억원을 돌파했다. 역대 최고실적을 달성한 2017년에는 2754억원을 기록했고 2018년에는 최초로 3000억원을 넘어섰다. 올해 1분기 기준 이익잉여금은 4519억원이다.
2006년부터 십여년간 무차입경영을 유지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2017년 갑작스레 1436억원의 총차입금이 발생하면서 무차입경영이 깨지긴 했지만 2018년부터 다시 순현금 시대를 이어가고 있다. 2019년 차입금 의존도는 전년(12.3%)보다 5.8%p 낮은 6.5%다.
재무적 견고함을 뒷받침한 것은 외형 성장이다. 엘티삼보는 당초 별도 기준으로 4000억원대 매출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다 2017년 6773억원으로 대폭 점프했고 2018년에는 8430억원까지 늘었다. 지난해의 경우 7317억원으로 줄었으나 3년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증가폭이 가파르다.
이런 성과는 주로 해외사업이 이끌었다. 엘티삼보는 1996년 희성그룹에 편입된 이후 싱가포르와 중동, 홍콩 등에서 활발히 수주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중에서도 공항과 지하철 공사의 강자로 꼽힌다. 실제 올해 시공능력평가 공종별 순위를 보면 엘티삼보가 공항분야에서 2위, 지하철분야에서 3위를 차지했다.
특히 2016년 8월 수주한 홍콩 국제공항 공사가 성장의 핵심적 발판이 됐다. 이 프로젝트는 도급규모가 총 8000억원에 이른다. 덕분에 2016년 말 해외사업 부문 수주잔고는 1조 993억원으로 전년 2444억원보다 9000억원 가까이 많아졌다.
다만 그 뒤로 수주가 주춤했던 탓에 후속사업 발굴이 과제로 지목되기도 했다. 실제 엘티삼보는 홍콩 프로젝트가 차츰 진행되면서 해외 수주잔고가 해를 거듭할수록 줄었다. 2017년 6571억원, 2018년 5423억원으로 감소했고 작년에는 3536억원까지 떨어졌다.
올해의 경우 수주고 반등에 성공해 우려를 덜었다. 1853억원 규모의 홍콩 공항 관련 일감을 2월 계약하면서 해외 수주잔고가 1분기 기준 5210억원으로 확대됐다. 국내를 포함해 작년 7000억원대로 내려앉았던 전체 수주잔고 역시 다시 1조원을 웃돌고 있다.
엘티삼보 관계자는 "홍콩에서 해상공사 및 기초토목공사를 중심으로 영업활동에 주력하고 있으며 싱가포르는 Shield T.B.M(쉴드 터널 보링 머신) 공법에 의한 전력구 및 터널공사가 지속적으로 발주될 것으로 예상 중"이라며 "채산성이 높은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등 신흥국 진출도 계속해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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