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경영 리뷰]반대편에도 조언 구하는 삼성전자②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 현대가 3세 정경선 루트임팩트 대표 등 외부전문가 의견 반영
원충희 기자공개 2020-08-11 07:55:54
[편집자주]
국내 주요 기업들은 주기적으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해 자신들이 중요시하는 경제·사회적 가치를 제시하고 어떤 성과를 달성했는지를 공개한다. 한 꺼풀 벗겨보면 여기에는 그들이 처한 경영적 혹은 경영외적 상황과 고민이 담겨있다. 기업이 경제적 성장과 더불어 윤리·사회·환경문제에 기여하는 가치를 창출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기대에 부응해야 하는 요즘, 이들의 지속가능경영 현황이 어떤지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8월 06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는 매년 경영진과 지속가능경영 사무국의 검토를 거쳐 20여개가 넘는 지속가능경영 중요이슈를 도출한다. 외부전문가로부터 청취한 의견도 중요성 평가에 반영하고 지속가능경영 활동계획 수립 시 고려대상이 된다. 외부전문가 6명 중에는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사진)와 정경선 루트임팩트 최고상상책임자(CIO, 사진) 등 의외의 인물도 보인다.삼성전자는 지속가능경영 중요이슈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ESG(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 평가기관, NGO, 임팩트 투자기관 등 외부전문가와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피드백을 받는다. 중요성 평가결과 역시 사무국과 외부전문가 검토를 받아 확정한다.
이때 외부전문가로 인터뷰에 응한 이들은 6명.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와 이은경 유엔 글로벌콤팩트 한국협회 실장, 정경선 루트임팩트 CIO와 덱스터 갤빈(Dexter Galvin) CDP 글로벌 디렉터, 마이클 로워(Michael Rohwer) BSR 디렉터와 로버트 레더러(Robert Lederer) RBA 전무다.
이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멤버는 류 대표다. 메리츠증권, SK증권, 현대증권 등 13년을 증권맨으로 일했던 그는 영국유학 중에 사회책임투자(SRI)에 눈에 떴다. 귀국 후 2006년 국내 첫 SRI 전문리서치 업체 서스틴베스트를 설립하고 ESG분석을 통한 기업의 지속가능경영 평가를 시작했다. 2013년 주주총회 의안분석과 의결권 자문업에도 뛰어들었다.
금융위원회 금융발전심의회 위원, 보건복지부 국민연금 기금운용발전위원, 한국투자공사 운영위원, 연기금투자풀 운영위원회 민간위원 등을 맡으며 기업지배구조(거버넌스) 개선과 SRI 문화의 전도사로 활동했다.
이 과정에서 국내 대기업을 향해 쓴 소리는 물론 각을 세우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지난 3월 서스틴베스트는 주총에 상정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연임안에 반대할 것을 주주들에게 권고했으며 2018년에는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간 사업분할·합병,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에 반대권고를 냈다. 오너와 경영진을 견제하고 브레이크를 거는 역할을 자주 했다.
삼성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안과 2016년 10월 열린 삼성전자 임시주총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안 모두 계열사 주주가치 훼손을 이유로 반대의견을 냈다. 삼성 입장에선 껄끄러울 수 있는 인사다.
또 다른 의외의 전문가는 정경선 CIO다. 현대가 3세로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의 외아들이며 현대그룹의 창업주인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의 손자다. 현대가의 일원이 삼성전자의 지속가능경영 업무에 대해 조언하고 있는 셈이다.
현대그룹 아산나눔재단의 창립멤버로 활동했던 그는 부모 옆에서 회사 일을 도우며 경영승계를 받는 재벌 3세들과 달리 비영리법인 루트임팩트를 세워 독자노선을 걷고 있다. 루트임팩트는 사회의 다양한 문제에 관심을 갖고 혁신적인 방법으로 이를 해결하려는 사람들(Change maker)을 발굴·지원하는 소셜벤처 후원단체다. 현대해상은 물론 JP모건, 구글, 샤넬, 씨티은행, 하나금융그룹 등의 서포트를 받고 있다.
임팩트 투자, ESG 투자에 관심을 갖고 직접 펀드 운용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그가 2014년 세운 에이치지이니셔티브(HGI)는 건강한 공동체를 만들겠다는 취지 아래 부동산 개발과 소셜벤처 투자를 영위하고 있다. 임팩트 투자는 재무·경제적 성과를 넘어 사회·환경적 성과를 추구하는 투자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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