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 졸업 3년차 경남기업, 해외사업 숨고르기 [건설리포트]해외부문 8년째 마이너스…부실현장 내년 초 마무리 전망
고진영 기자공개 2020-08-28 08:31:53
이 기사는 2020년 08월 26일 13: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M그룹에 인수돼 법정관리를 졸업한 지 3년째를 맞은 경남기업이 올해도 해외사업 때문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부실현장들을 털어내야 손실을 끊을 수 있는데 공사기간이 자꾸 늘어져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적어도 내년 초는 돼야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경남기업은 올해로 8년째 해외부문에서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상반기까지 해외부문이 기록한 영업적자는 29억원이다. 상반기 전체 영업이익이 74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꽤 많은 돈이 새나간 셈이다. 해외부문은 2012년 이후 한 번도 이익을 내지 못했다.
이렇다 보니 진행 중인 현장의 누적손익도 매년 마이너스 폭이 커지고 있다. 해외부문의 현장 누적손익은 2015년부터 작년까지 5년 연속 손실이었다. 올 상반기 누적손익 역시 마이너스 183억원으로 대규모 적자가 이어졌다. 해외사업의 수주잔고가 줄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눈에 띄는 반전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경남기업은 당초 해외사업이 강점으로 꼽혔다. 1965년 11월 태국 중앙방송국 타워를 수주하면서 국내 최초로 해외건설업 면허를 따내기도 했다. 그 뒤로 1978년 스리랑카 콜롬보 지사, 2007년 마다가스카르 지사와 베트남지사 등을 각각 설립했다. 그러나 2007년 베트남에서 추진한 1조원 규모의 랜드마크 72빌딩 사업이 발목을 잡으면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여기에 글로벌 경제위기까지 겹치자 자금난을 이기지 못해 2009년 워크아웃 절차를 밟았다. 2011년 겨우 회복해 조기졸업에 성공했고, 2012년에는 랜드마크 72빌딩을 준공한 덕분에 해외부문에서 영업이익 170억원을 벌어들였다. 그러나 이듬해 다시 영업손실 833억원으로 주저앉았다. 잇따른 해외 자원개발사업 실패로 자체 투자자금을 거둬들이지 못해 적자가 쌓였기 때문이다.
결국 2013년 다시 워크아웃을 신청한 경남기업은 랜드마크 72빌딩을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하려고 했지만 실패로 끝났다. 2015년에는 채권단의 자금 지원안이 부결되면서 끝내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2017년 말 SM그룹 계열의 동아건설산업에 인수된 뒤로는 현장 누적손익이 나아지고 수주활동에 다시 활기가 돌기 시작했으나 해외사업은 여전히 예외로 남아있다.
해외부분의 수주잔고 추이를 보면 2013년 5596억원, 2014년 5197억원을 보이다가 법정관리에 들어간 2015년 1997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그 뒤 2016년 1677억원, 2017년 1300억원, 2018년 976억원, 2019년 537억원 등 매년 줄어 올해 상반기는 352억원에 그쳤다. 역대 최저 수준이다.
아직 털어내지 못한 공사 중에 가장 마지막으로 수주한 현장은 스리랑카 도로공사 프로젝트(SKP-S: Sri Lanka Kesbewq Pokunuwita Road-S)로 2016년 8월 계약했다. 이밖에 2010년 수주한 베트남 락지아(VRG, Vietnam Rach Gia), 2013년 수주한 스리랑카 존 킬즈 시티 프로젝트(SJK. Sri Lanka John Keells City Project), 2014년 수주한 베트남 비엣찌 하수도 건립사업(VVW, Vietnam Viet Tri Wastewater) 등이 있다.
계약대로라면 이미 끝났어야 할 공사들이다. 스리랑카 도로공사는 2019년 5월, 존킬즈 시티는 2018년 3월, 베트남 비엣찌 하수도는 2017년 7월이 완공 예정일이었다. 하지만 수차례 계약이 연장돼 아직도 마무리되지 못했다.
이 중 스리랑카 도로공사는 공사를 마치긴 했으나 11억원 정도의 미수금이 남아 있다. 베트남 비엣찌 하수도 건립사업은 수출입은행으로부터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지원을 받은 차관사업인데 잦은 설계 변경과 인허가 지연 등이 계속됐다. 현재 하자보수 공사가 남아있으며 이를 마치면 준공금을 넘겨받을 예정이다.
스리랑카 존킬즈 공사의 경우 발주처에서 일부 설계 변경을 하면서 이를 반영하느라 완공 예정일이 내년까지 넘어갔다. 지난해 4월 현지에서 발생한 연쇄 폭발테러도 공사 지연에 영향을 미쳤다.
경남기업은 내년까지는 해외 신규수주 없이 기존 일감만 진행할 전망이다. 2016년 이후로는 4년 내리 새로운 수주가 없었다. 2017년 말 SM그룹에 인수된 뒤 법정관리를 졸업하긴 했으나 이로부터 만 3년은 지나야 보증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추후 수주를 재개할 경우 그간 적자를 많이 냈던 차관공사 계약은 중단하기로 했다. 이처럼 수주에서 수익성을 최우선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SM그룹 차원의 결정이기도 하다. 베트남이나 스리랑카 등 이미 진출한 국가를 중심으로 도급공사뿐 아니라 개발사업 재개 역시 검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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