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수주 드라이브' 대우건설…5년만에 3조 고지 눈앞 [건설리포트]5년래 최대 규모, 연간 목표 51% 달성…하반기 수주 페이스 관건
고진영 기자공개 2020-08-04 14:00:12
이 기사는 2020년 07월 31일 14시1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년간 해외수주에서 움츠러든 모습을 보였던 대우건설이 다시 기지개를 펴고 있다. 상반기에 이미 지난해 연간보다도 많은 해외 일감을 따냈다. 코로나19 탓에 당초 기대했던 수주목표 달성은 장담하기 쉽지 않아졌지만 국면 전환에는 확실히 성공했다는 평가다.◇해외수주 3조 돌파 유력…2015년 이후 처음
대우건설은 올해 상반기까지 해외에서 총 2조6888억원의 신규수주를 달성했다. 별다른 사정이 없는 한 연말까지 3조원 이상은 무난히 찍을 것으로 여겨진다.
대우건설이 연간 3조원 규모의 해외수주액을 기록하는 것은 2015년 이후 처음이다. 이 회사의 연도별 해외수주 실적을 보면 2012년 6조3612억원으로 고점에 다다랐다가 이듬해 4조원대로 급감했고 2016년에는 1조5945억원까지 떨어졌다. 작년 수주액은 1조7744억원, 7년 사이 해외수주가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든 셈이다. 그러나 올해는 반기 동안 벌써 작년 한 해 수주분보다 51.5%가량 많은 일감을 따냈다.

전체 수주고를 늘리는 데도 해외부문의 기여가 상당했다. 현재 대우건설의 전체 수주잔고는 35조2123억원이다. 작년보다 7.1% 넉넉해졌다. 국내 성장율은 2.5% 정도였지만 해외 수주잔고가 6조5572억원으로 작년(4조9157억원)보다 33.4%나 불어나면서 증가폭을 키웠다.
여기에는 2조669억원짜리 나이지리아 LNG 트레인(Train)7 수주분이 2분기에 반영된 점이 큰 역할을 했다. 국내 최초로 LNG 액화 플랜트의 EPC(설계·구매·시공) 원청사 지위를 획득한 사례다. 올해 해외 수주목표의 절반 가까이 되는 대형 일감인 데다 원청계약이라 원가율이 좋다. 단순 시공보다 사업 관리도 쉽고 엔지니어링, 구매 등의 측면에서 마진도 많이 남아서다. 공사기간은 착공 후 66개월이다.
4월에 인도네시아 LNG 액화플랜트 공사인 ‘탕구 익스펜션 페이스2(Tangguh Expansion Ph2)’ 본계약을 성사한 것도 눈에 띄는 성과다. 규모는 5000만달러로 작지만 이 지역 사업영토를 넓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간 동남아에서 건축·주택 분야 공사는 해왔으나 LNG액화플랜트 공사를 수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인도네이사나 말레이시아 등은 LNG 관련 일감이 풍부해 시장 확대의 계기가 될 수 있다.
활발한 수주활동 만큼 리스크 통제에도 고삐를 죄는 모습이다. 지난해부터 '프로젝트 생애주기 위험관리' 시스템을 운영 중인데 입찰부터 수주 이후까지 전 단계에 걸쳐 위험 요소를 검토한다.
또 올해는 입찰예산 중심의 리스크 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쉽게 말해 수주 견적에 대한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실제로 입찰을 할 때는 적정가격을 얼마나 제대로 책정하느냐가 프로젝트의 성패를 결정하는 핵심 포인트다. 계약을 따내기 위해 무턱대고 낮은 가격을 써내면 시작부터 리스크를 안고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과거 해외사업 부실로 대규 손실을 본 만큼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하반기 수주, 코로나 변수 관리에 집중
대우건설은 수년 동안 해외사업에 신중한 기조를 유지하다가 작년부터 다시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올해 신규 해외수주 목표는 5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해외수주액보다 3배가량 높여 잡았다. 상반기까지 달성률은 51.7%로 절반 이상을 채웠다.
다만 하반기 수주 계획에 변수가 생기면서 연간 목표 달성은 녹록지 않아졌다. 수주를 기대했던 해외 일감들이 코로나 탓에 줄줄이 일정을 연기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알제리 'REB LPG 추출(Extraction)' 공사와 이라크 'WQ1 오일 트레인' 공사는 작년 말 이미 입찰서를 냈지만 낙찰사 선정이 내년으로 미뤄졌다. 각각 6억5000만달러, 4억달러 정도로 규모가 크다. 10억달러짜리 카타르 '노스필드 확장(North Field Expansion) Pkg.1' 공사의 경우 원청 입찰이 지연되면서 하청계약자를 내년에 결정할 전망이다. 이밖에 총합 9억달러 규모인 싱가포르 일감 2건도 코로나로 발표를 연기했다.
이에 따라 대우건설은 기존에 따낸 프로젝트와 연계되는 일감을 중심으로 수주 일정을 앞당길 수 있도록 발주자 측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 나이지리아 ’NLNG 뉴 보그 컴프레서(New Bog Comp)’, 이라크 ‘코르 알 주바이르 침매터널(Khor Al Zubair Immersed Tunnel) Pkg.2’ 공사 등인데 각각 5000만달러, 3억달러 규모다.

올해 수주한 일감들은 내년 즈음부터 순차적으로 실적에 반영될 예정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코로나 여파로 현장 개설이 어렵지만 이는 발주자와 협의해 충분히 감안하고 계약한 부분”이라며 “개설 전에 할 수 있는 업무인 설계, 외주설비 발주 등을 중심으로 먼저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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