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 콘텐츠투자 점검]넷플릭스 의존했던 LG유플, 콘텐츠 생태계 첫발③자회사 미디어로그, 채널 개국 '활로 모색'…VR 등 생활형 콘텐츠도 관심
최필우 기자공개 2020-09-09 07:13:39
[편집자주]
유료방송 시장 인수합병전이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면서 ICT 기업들의 시선은 콘텐츠 투자로 향하고 있다. 방송 사업의 마지막은 콘텐츠 역량 강화로 귀결된다. 카카오, 네이버 등 IT 강자들도 콘텐츠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더벨은 ICT 기업들의 콘텐츠 투자 현황을 통해 각사의 경쟁력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9월 04일 11: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유플러스는 콘텐츠 부문에서 넷플릭스 그림자를 지우지 못하고 있다. 2018년 11월 국내 IPTV 사업자 최초로 넷플릭스와 제휴를 맺어 점유율 상승 효과를 봤으나 자체 콘텐츠 생태계 구축이 지연되는 반작용이 있었다. 넷플릭스에만 의존해서는 더 이상 콘텐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LG유플러스는 지난 6월 자회사 미디어로그를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로 등록시키며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위한 첫발을 뗐다. 최근 개국한 채널 '더라이프'를 통해 신중년층 시청자를 공략하고 콘텐츠 생태계를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넷플릭스 제휴, 점유율 상승 효과…성장 한계점 도달
LG유플러스의 콘텐츠 플랫폼은 IPTV로 국한된다. SK텔레콤이 자회사 콘텐츠웨이브를 통해 OTT 서비스 웨이브(Wavve)를 제공하고 KT가 시즌(Seezn)을 내세운 것과 대비된다. U+모바일tv가 있지만 IPTV를 모바일로 옮겨놓은 정도의 서비스다. KT와 SK브로드밴드도 각각 올레tv 모바일, 모바일 B tv을 운영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IPTV 3위 사업자로 이동통신사 중 최하위지만 최근 성과는 나쁘지 않았다. 3사 모두 IPTV 가입자수를 꾸준히 늘렸으나 점유율 추이에는 차이가 있었다. IPTV 3사 점유율을 보면 LG유플러스는 지난 6월말 기준 25.3%를 기록하며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다. KT 점유율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고 SK브로드밴드 점유율 변동이 미미한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성과다.
LG유플러스는 IR 등을 통해 넷플릭스 제휴로 IPTV 가입자 증가 효과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콘텐츠 경쟁력이 부각되던 시기 선제적으로 넷플릭스와 제휴를 맺은 게 긍정적인 결과를 낳았다는 뜻이다. LG유플러스의 점유율은 넷플릭스 제휴 전에도 오르는 추세였으나 콘텐츠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KT, SK브로드밴드와 경쟁을 이어갈 수 있었다. 반대로 넷플릭스 없이는 점유율 상승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LG유플러스는 더 이상 넷플릭스에만 의존할 수 없다. 오는 11월 서비스 제휴 계약이 만료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 갱신 여부는 아직 알 수 없으나 넷플릭스 제휴 효과는 전보다 크지 않을 전망이다. 압도적인 가입자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KT가 지난달 넷플릭스 서비스를 IPTV에 추가했기 때문이다. IPTV를 통해 넷플릭스 콘텐츠를 즐기고 싶은 고객들이 LG유플러스만 고집할 이유가 없어진 셈이다.
◇채널 '더라이프' 개국, 오리지널 콘텐츠 시동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 효과를 뒤로 하고 자체적으로 콘텐츠를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자회사 미디어로그를 활용해 오리지널 콘텐츠 생산 역량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가 콘텐츠를 기획하고 LG헬로비전과 미디어로그가 콘텐츠 제작과 활용을 위해 머리를 맞대는 의사결정 구조가 만들어졌다.
미디어로그는 2003년 3월 설립된 회사로 MVNO(알뜰폰) 사업을 주력으로 삼는 곳이다. 여기에 LG유플러스의 미디어, ICT(정보통신기술) 사업을 지원하는 역할도 겸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 미디어 부문에선 모바일 콘텐츠 디지털 변환, 노출 편성, 프로모션 정도를 맡았다.
미디어로그가 본격적으로 콘텐츠 확보에 뛰어든 건 지난 7월 자체 채널 '더라이프'를 개국하면서다. 방송법에 따른 PP 사업자로 등록한 지 한달 만에 더라이프 채널을 선보였다. 더라이프는 '신중년을 위한 라이프엔터테인먼트 채널'이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삼고 있다. 최근 LG헬로비전과 공동 제작한 아이돌 예능 '아이돌픽(Pick)크닉'을 선보이며 오리지널 콘텐츠 생산 첫 발을 뗐다.
더라이프 채널의 핵심 키워드를 '신중년'으로 정한 데는 LG유플러스의 고민이 반영됐다. SK텔레콤, KT는 각각 지분 제휴, 콘텐츠 제작 역량을 바탕으로 콘텐츠를 늘리고 있다. 이제 막 오리지널 콘텐츠에 힘을 쏟기 시작한 LG유플러스가 비슷한 전략을 쓰기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LG유플러스는 우선적으로 공략할 주타깃을 신중년층으로 정하고 이에 적합한 콘텐츠를 내세운 것으로 보인다. 앞서 'U+tv 아이들나라'를 자체 제작해 유아 콘텐츠 경쟁력을 강조했던 전략의 연장선인 셈이다.
LG유플러스는 PP 사업자 지위를 활용해 다른 시청층도 공략해 나갈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LG헬로비전을 인수하는 조건으로 5년간 콘텐츠 제작에 3조7962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LG유플러스와 LG헬로비전이 각각 2조6723억원, 1조1239억원을 집행한다. 미디어로그와 합을 맞추는 동시에 다른 PP 사업자, 제작사, 지역채널 등과 협업을 통해 콘텐츠 풀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미디어로그는 연내 1개 채널을 추가 개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는 VR(가상현실) 콘텐츠에도 큰 관심을 두고 있다. VR 업체 벤타브이알에 출자해 26.3%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출자 목적은 경영참가다. 최근에는 미국 퀄컴, 캐나다 벨, 일본 KDDI, 중국 차이나텔레콤과 5G 콘텐츠 연합체 'XR얼라이언스'를 설립했다. 연합체를 통해 VR 콘텐츠를 제작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VR 콘텐츠는 기술 발전이 동반돼야 해 빛을 보려면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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