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운용사 이사회 분석]아이디어브릿지, 지식재산권 전문가 '핵심멤버''특허전문가' 김영민·배동석 기타비상무이사 '주축'..2019년 이사회 3인 체제 구축
정유현 기자공개 2020-09-08 12:54:39
[편집자주]
2015년 진입 장벽이 낮아진 이후 사모운용사가 시중 자금을 흡수하며 양적 팽창에 성공했다. 수조 원의 고객 자산을 굴리며 위상이 커졌지만 의사 결정 체계는 시스템화하지 못했다. 최고 의사 결정기관인 이사회가 '구색 맞추기'식으로 짜인 경우도 있다. 이는 최근 연이은 펀드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더벨은 변곡점을 맞고 있는 사모 운용사들의 이사회 구성과 운영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9월 04일 14: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이디어브릿지자산운용은 이사회 중심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사내이사는 대표이사 한명이고 최대주주 측 인물과 외부 인사가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다.아이디어브릿지자산운용은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한 금융 구조(IP금융)를 설계해 펀드를 운용하기 때문에 기타비상무이사들의 경력도 IP 분야에 집중된 편이다. 업계 잔뼈가 굵은 기타비상무이사들을 선임한 것은 이들의 네트워크와 지식을 활용해 펀드뿐 아니라 운용업 경쟁력을 높이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 지적재산권 특화 운용사, 'ID 그룹' 자회사..3인 이사회 체제 구축
아이디어브릿지자산운용은 2011년 10월 설립된 IP기반 특별자산 전문 운용사로 인텔렉추얼디스커버리(ID)가 100% 출자해 설립한 회사다. ID는 2010년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에서 만든 민관합동 주식회사로 삼성전자를 비롯해 국내 내로라할만한 기업들이 당시 공동출자했다.
ID는 국가기술자산활용을 통한 수익창출과 글로벌 특허분쟁에서 국내 기업 보호 및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지식재산 생태계 조성을 위해 설립됐으며 아이디어브릿지자산운용과 아이디벤처스 (IP기반 창업투자)를 자회사로 가지고 있다. ID는 올해 초 미국 킹스톤테크놀로지가 제조 판매한 USB 플래시 드라이버 소송에서 승소하며 더 이름을 알린 곳이다.
아이디어브릿지자산운용은 ID그룹 내에서 IP를 활용해 펀드를 조성하거나 자금 유동화 역할을 담당한다. 6월 말 금융투자협회 기준 운용 자산 규모는 1136억원이지만 한 때 2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굴렸다.
특허는 있으나 자금이 부족해 개발이 어려운 중소기업이 특허소유권을 아이디어브릿지자산운용 펀드에 넘기면 펀드는 이 기업에 자금을 대준다. 중소기업이 펀드에 사용료를 내고 펀드를 이를 수취한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이 중소기업이 펀드로부터 특허권을 다시 사올 수 있는 세일즈 앤 라이선스백(sales & licence back) 방식으로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NPE(특허관리금융회사)로부터 국내 기업을 보호하면서 동시에 특허를 투자 대상으로 삼아 수익을 창출하는 IP펀드를 처음 출시한 것이 아이디어브릿지자산운용이다. IP 로열티 수익 등의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자산유동화증권 등을 발행해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등 모든 금융 사업의 중심이 IP다.
ID 그룹이 IP로 연결된 만큼 모회사의 임원이 아이디어브릿지자산운용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다. 아이디어브릿지자산운용의 이사회는 총 3명이며 원종호 ID 사업운영팀장이 비상근 감사를 맡고 있다.
아이디브릿지자산운용 설립 초기에는 대표이사 중심의 의사 결정 구도였다. 대표이사 외에 추가로 감사나 비상무 이사를 선임하는 방식으로 변동이 컸었다. 2012년에는 김홍일 전 대표이사만 이사회에 이름을 올리고 있었고 2013년부터는 장석환 전 대표와 김찬 비상근 감사로 이사회가 구성됐다.
장석환 전 대표와 ID 대표를 역임한 허경만 이사가 기타비상무이사로 2015년까지 활동했다. 2016년부터 이사회가 3명 이상으로 운영되긴 했지만 이후에도 여러 차례 명단에 변경이 있었다. 대표이사 1명과 기타비상무이사 2명의 현재 체제가 구축된 것은 2019년 부터다.
◇ 특허 업계 전문가 '기타비상무이사' 이사회 구심점
아이디어브릿지자산운용은 2013년부터 장석환 전 대표가 오랜기간 전문경영인으로서 회사를 이끌다 올해 5월 전우태 대표이사로 변경되며 이사회에 변동이 또 있었다. 전우태 대표는 아주IB투자를 거쳐 군인공제회에서 대체투자팀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대표이사 선임 후 현재 안정적 경영을 위한 기반을 닦고 있다.
전문 경영인의 변화에도 기타비상무이사들이 이사회의 구심점을 잡고 있어 흔들림이 없다는 평가다. 2018년 하반기부터 기타비상무이사를 맡은 김영민 이사는 23대 특허청장을 거쳐 제17대 한국광물자원공사 사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IP 기반 금융 사업을 하는 아이디어브릿지자산운용과 김 이사의 경력 및 네트워크는 찰떡궁합인 셈이다. 또 김 이사의 경력은 자산운용사로서 아이디어브릿지자산운용 브랜드의 신뢰도를 높여주는 효과도 있다. 특히 김 이사는 외부 인사로서 최대주주와 경영진을 견제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배동석 이사는 ID 소속 임원이다. 1995년 코리아나특허사무소 연구원을 거쳐 2014년까지 LG전자 특허센터 부장을 지냈고 이후 현재까지 ID IP 전략본부장을 맡고 있다. ID와 아이디어브릿지자산운용 그리고 아이디벤처스까지 계열사가 시너지 역할을 낼 수 있도록 중심축을 잡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두 명의 이사들은 특허 관련 경력을 바탕으로 단순히 거수기에 그치는 기타비상무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 성장을 위한 실질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ID 그룹이 안정적으로 IP 생태계 구축을 할 수 있도록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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