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뉴딜과 호흡하는 재계]현대차, 수소전기차 확대 수혜 '동전의 양면'국내 보급 확대 발판 글로벌시장 선도 기회…'과도기' 내연차 감소 대처 중요 전망도
김경태 기자공개 2020-09-10 08:18:32
[편집자주]
기후변화는 현실이다. 화석 에너지의 종말론이 힘을 얻음과 동시에 많은 이들의 눈은 자연스럽게 신재생에너지로 쏠린다. 정부는 한국판 그린뉴딜 정책으로 5년간 신재생에너지 전환에만 약 10조원의 돈을 쏟는다. 에너지 패러다임의 변화를 피부로 체감하자 기업들은 생존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그린뉴딜과 호흡하는 기업들을 소개하고 기업들의 신재생에너지 사업 현황과 재무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더벨이 분석한다.
이 기사는 2020년 09월 08일 16: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부가 처음으로 열린 '푸른 하늘의 날' 기념식에서 친환경차 보급 확대 의지를 재차 확인하면서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현대자동차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인다. 현대차는 전기차 외에 수소전기 SUV, 트럭, 버스 등을 판매하고 있다.정부에서 공언한 공급량 확대가 이뤄지면 매출 증가에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수소전기차가 기존의 내연기관을 대체하는 형태로 공급되면 외형 성장이 제한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 그린뉴딜 의지 재확인…현대차 친환경차 '드라이브'에 탄력
문재인 대통령은 7일 '제1회 푸른 하늘의 날' 기념식 영상메시지를 통해 전기차는 현재 11만대에서 113만대로, 수소차는 현재 8000대에서 20만대로 보급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 7월 있었던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발표된 내용이다. 이번 기념식에서 기후 환경 변화에 적극 대처하겠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정부의 친환경차 보급 의지는 국내 유일한 완성차그룹인 현대차그룹에 직접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 실제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올해 7월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 발표자로 직접 참여하기도 했다.
현대차로서는 정부의 정책에 힘입어 친환경차 생산·판매 비중을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호재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기존의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차로 옮겨가는 격변기에 정부의 든든한 지원 사격은 시장을 선도하는 동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가 전기차뿐 아니라 수소전기차 분야 육성을 내세운 점이 고무적이다.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5위로 상위권에 속해 있는데, 수소전기차에서는 최상위권이다. 승용차, 상용차 등 모든 차종에서 압도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로서는 전기차도 중요하지만 수소전기차 시장이 커지는 것이 더 반가울 수 있다.
현대차가 선전하고 있지만 수소전기차 시장은 아직 본격적으로 커지지 않았다. 넥쏘는 올해 7월 누적 글로벌 판매량 1만대를 달성했다. 2018년 3월 출시한 이후 2년4개월만이다. 2014년 출시돼 4년 만에 1만대를 넘은 토요타 미라이보다 판매량이 빨리 늘었다.
현재 넥쏘의 판매가는 7000만원 안팎이다. 이 가격에 판매량을 고려해 단순 계산하면 1만대 판매를 통한 매출은 7000억원이다. 만약 정부가 공언한 2025년 국내 수소전기차 20만대 보급을 전부 현대차가 책임진다고 가정하면, 나머지 19만대 판매를 통해 13조3000억원의 매출이 일어난다.
2025년까지 5년간이므로 1년에는 2조6600억원의 매출이 발생한다. 연간 매출로 따지면 현대차의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현대차의 지난해 연결 매출은 105조7464억원이다. 작년 별도 매출은 49조1556억원이다.
결국 국내 시장에서 기른 힘을 바탕으로 수출에서 성과를 내야 실적에 더 큰 보탬이 될 수 있다. 현대차는 이달 초 8월 판매량을 공개했는데, 차종별 국내외 판매량은 8일 오후 4시 기준 아직 발표하지 않았다. 넥쏘의 올해 1월부터 7월까지의 판매량은 4081대이며 이중 내수가 3312대(81.2%), 수출이 769대(18.8%)다.
수출은 유럽과 북미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선진국들이 내연기관차 규제, 친환경차 보급에 속도를 내는 만큼, 현대차로서는 판매량 확대를 기대해볼 만한다.
◇수소전기 상용차 시장 확대 '관건', 내연기관차 감소 '양면성'
글로벌 자동차업계 일각에서는 향후 전기차는 승용차 부문에서, 수소전기차는 상용차 부문에서 자리 잡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에서 탄생한 대표적인 기업으로 전기차는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 수소전기 상용차는 트레버 밀턴의 니콜라가 있다.
현대차도 향후 상용차 부문에서 수소전기차가 확대할 것에 대한 대비를 하고 있다. 올해 7월초 유럽에 수소전기 트럭 '엑시언트' 10대를 수출했다. 미국의 니콜라는 아직 수소전기 트럭을 한 대도 만들어 팔지 못했다. 현대차 엑시언트는 세계 최초 양산이자 수출로 주목받았다.
현대차는 같은달 말 전북 전주시에 수소전기버스 1호차를 전달했다. 지난해 10월 전주시와 '수소전기 시내버스 도입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데 따른 것이다. 전주시는 올해부터 매년 15대 이상의 대·폐차 시내버스를 수소전기버스로 바꿀 예정이다.
내년에는 국방부에 수소전기버스를 납품할 계획이다. 올해 6월 국방부·산업통상자원부·환경부·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DMI)과 수소전기버스 도입과 수소충전소 구축 추진을 위한 MOU를 맺은 뒤 진행하고 있다.
수소전기버스 등 대형 상용차 보급이 확대되면 현대차의 외형 증대에 승용차보다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내연기관차에서도 대형 상용차는 승용차에 비해 판매가가 높다. 현대차의 올해 상반기 국내 각 차종별 제품 판매가격의 단순 평균가는 승용 3982만원, RV 4042만원이다. 대형 상용은 1억2890만원이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수소전기 상용차는 대당 7억~8억원에 달한다고 알려졌다.
정부는 친환경차 보급 확대에서 승용·버스·화물 등 모든 차종에서 공급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정부와 각 지자체에서 보조금 등의 지원을 통해 배기가스 배출량이 승용차보다 많은 버스와 화물차 교체에 속도를 내면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매출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
다만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차가 기존의 내연기관차의 '대체재'라는 점은 외형 성장에 제한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정부 역시 7월 발표한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노후 경유차 등 조기 폐차 대수를 올해 106만대에서 2022년 172만대, 2025년 222만대로 예상했다.
현대차로서는 친환경차로 자동차 시장이 완전히 재편되기 전까지의 과도기에 대한 대처가 중요하다고 분석된다. 올해 상반기 현대차와 기아차의 자동차 판매량에서 친환경차 비중은 아직 10%를 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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