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E&S, 중간배당에 신용등급 흔들…머쓱해진 나신평 대규모 주주환원 꾸준, 투자 방향성 급변…재무정책 신뢰 하락, 'AA0' 전망도
피혜림 기자공개 2020-09-16 08:28:27
이 기사는 2020년 09월 14일 07: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 E&S(AA+)의 국내외 신용등급이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자산 매각으로 재무구조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린 후 대규모 배당에 나서는 정책을 반복하면서다. SK E&S는 올 4월 차이나가스홀딩스(China Gas Holdings, CGH) 지분 매각에 나선 데 이어 이달 5000억원 규모의 중간배당을 결정했다.이번 조치로 SK E&S에 대한 크레딧 업계의 신뢰는 더욱 흔들리는 모습이다. 중간배당 결정 직후 글로벌 신용평가사 S&P는 즉각 SK E&S의 신용등급을 1 노치(notch)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와 한국기업평가 역시 신용등급 하향 압력이 확대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안정적' 아웃룩으로 복귀시켰던 NICE신용평가는 머쓱해진 상황이 됐다. NICE신용평가는 지난해 투자 부담 축소 등을 이유로 SK E&S의 AA+ 등급 아웃룩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복귀시켰다. 하지만 재무부담 심화가 계속된 것은 물론 호주 가스자산 관련 대규모 투자가 거론되는 등 당초 기대에서 비껴가고 있다. SK E&S의 연이은 재무정책 번복 속에서 관련 업계에서는 'AA0' 등급으로의 하락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SK E&S, '자산매각→배당' 반복에 신용도 '출렁'
SK E&S는 9일 총 5047억원 규모의 중간배당을 결정했다. 4640만 1990주에 대해 주당 1만 878원을 지급한다. 이에 따라 SK E&S 지분 90%를 보유 중인 SK㈜가 4542억원 가량을 배당받는다.
이번 배당 금액은 올 4월 매각한 CGH 지분 대금의 28% 수준이다. SK E&S는 당시 CGH 지분을 전량 매각해 1조 8101억원을 벌어들였다. 당초 SK E&S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지분 매각에 나섰다고 밝혔지만 대규모 중간배당으로 해당 효과는 대폭 희석됐다.
SK E&S의 중간배당 결정에 국내외 신용평가사는 즉각 입장을 밝혔다. S&P는 10일 SK E&S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하향조정했다. 공격적인 주주환원 정책으로 인해 레버리지 비율이 개선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등급하락의 주요 원인이었다.
같은날 '부정적' 아웃룩을 달고 있는 무디스(Baa2)와 한국기업평가(AA+)도 중간배당이 신용등급에 부정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한국기업평가는 기업어음 정기평가 시점에 신용등급 적정성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혀 등급 하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SK E&S는 이미 한국기업평가의 일부 등급 하향 검토 기준을 충족하고 있는 상태다.
SK E&S의 이번 결정에 국내외 신평사가 발빠르게 대처하는 것은 자산매각이 재무구조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SK E&S는 지난해 9월에도 CGH 주식(지분율 3.3%)를 처분해 7968억원을 확보했지만 결산 배당으로 7300억원을 유출시켰다.
2019년 1월에는 파주에너지서비스 지분 매각으로 8967억원을 벌어들였으나 결산 배당으로 다시 6715억원이 빠져나갔다. 재무구조 개선 목적으로 밝힌 지분 개선이 연거푸 배당금으로 유출되자 SK E&S에 대한 신평사들의 신뢰는 하락하는 모습이다.
◇나신평, 아웃룩 번복 이어질까…펀더멘탈은 이미 'AA0'
기약없는 재무 개선에 지난해 SK E&S의 등급(AA+) 아웃룩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변경한 NICE신용평가의 평정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당시 NICE신용평가는 대규모 투자가 축소될 것이란 전망과 2017년 파주·위례발전소 상업가동 개시 후 우수한 영업현금창출력을 유지한다는 점 등을 이유로 아웃룩 바꿔달았다.
대규모 배당으로 재무개선 효과가 희석된 파주에너시저비스 지분 매각에 대해서도 실제 자구계획 이행으로 재무적 융통성을 활용했다는 데 점수를 줬다. 대규모 배당으로 인한 현금 유출 등을 이유로 '안정적' 아웃룩을 '부정적' 아웃룩으로 단 한국기업평가와 대조되는 평정이었다. 한국신용평가는 아웃룩 변동없이 지속적으로 '안정적'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중간배당으로 NICE신용평가 역시 SK E&S의 크레딧을 재고할 수밖에 없게 됐다. 대규모 투자와 높은 배당이 영업현금흐름을 제약하는 데다 SK E&S는 꾸준히 등급 하향 기준 일부를 충족하고 있다.
중간배당으로 현금이 유출될 경우 재무지표 추가 하락도 불가피하다. NICE신용평가 역시 CGH 지분 매각 이후 매각대금의 활용방안을 모니터링 해왔다는 점 역에서 중간배당이 미칠 크레딧 여파에 더욱 관심이 기울여질 것으로 보인다. 크레딧 업계에서는 이번 중간배당 규모가 상당한 만큼 신평사들이 AA0 등급에 대한 고민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욱이 SK E&S는 올해 호주 가스전 등에 대한 대규모 투자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투자가 확정될 경우 재무 부담은 더욱 심화될 수 밖에 없다. NICE신용평가가 아웃룩을 바꿔단 지난해 정기평가에서 추가적인 투자 부담이 축소될 것이라고 예상한 것과 대조적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신평사 입장에서도 SK E&S에 대한 펀더멘탈 전망하기가 녹록지 않다는 설명이다. 자금흐름을 파악해 상환 여력을 판단해야 할 신용평가사조차 당장 내년 투자 계획 등을 확인하기 어렵다보니 보수적인 평정 기조로 돌아설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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