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부품사 리포트]만도, 빚으로 쌓은 현금 '양날의 검'영업성과 부진 지속시 당기손익 개선 어려워, 지주사 한라홀딩스 '직격탄'
김경태 기자공개 2020-09-18 13:33:50
[편집자주]
국내 자동차 부품사들은 현대차그룹을 중심으로 완성차업체와 긴밀한 관계를 맺으며 성장해왔다. 하지만 일부 거래처에 의존된 사업포트폴리오 때문에 실적과 재무에 큰 영향을 받았다. 여기에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차로 시장이 급격하게 바뀌는 변곡점을 맞이하면서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산업이 어려워지면서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더벨이 기로에 선 자동차 부품사들의 실적과 재무 등 경영 현황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9월 16일 14: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만도는 코로나19 확산 후 유동성 위기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현금 보유량을 크게 늘렸다. 대부분 사채 발행, 차입금 증가로 이뤄졌다. 이자비용 부담으로 당기손익에 지속적인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향후 영업성과 회복이 관건으로 지목된다.16일 만도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말 연결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5435억원으로 작년말보다 164.7% 늘었다. 역대 최대 수준이다. 금액 규모로 보면 반년 사이에 3382억원이 불어났다.
올해 상반기 영업 성과 부진에도 불구하고 수중에 보유한 돈이 급격하게 증가한 것은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했기 때문이다.
우선 올해 2월13일에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금액은 2000억원, 이자율은 3.7%다. 만기일은 2050년2월13일이다. 주관사는 KB증권, 현대차증권, 키움증권이 맡았다.
2분기에도 현금 확보가 이어졌다. 5월초 사모 기업어음증권을 발행해 200억원을 조달했다. 이자율은 2.210%다. 5월말에는 공모 회사채를 발행했다.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KB증권 주관을 맡았다. 10-1회, 10-2회 무보증사채로 금액은 각각 1400억원, 100억원으로 총 1500억원이다. 이자율은 2.061%, 2.095%씩이다. 만기일은 5년이다.
차입금도 끌어왔다. 단기차입금은 올해 상반기말 3092억원으로 지난해말보다 3.5배 증가했다. 씨티은행 등으로부터 빌린 무역금융 및 수입결제자금대출(USANCE 등)은 201억원으로 2.5배 늘었다.
운영자금대출 역시 기존 대주로부터 추가로 더 융통받았다. 씨티은행, 우리은행, KDB산업은행 등에 돈을 빌렸다. SC은행 등에게는 87억원 가량을 새로 빌렸다. 이자율은 4.0%~7.23%로 단기차입금 중 가장 고율이었다. 중국 교통은행에도 돈을 꿨다. 금액은 약 27억원, 이자율은 2.4%다.
장기차입금도 규모가 커졌다. 올해 상반기말 유동·비유동 합계 장기차입금은 7201억원으로 작년말보다 24.9% 증가했다. 일반차입금, 외화차입금, 운영자금대출, 시설자금대출 모두 늘었다. 이자율이 가장 높은 것은 SC은행이 빌려준 시설자금대출로 8.37%다.
전방위적인 외부 자금 조달로 단기적 유동성 위기 대응 태세를 갖췄다. 하지만 영업 성과로 이익을 남기지 못하는 상태가 지속되면 이자비용을 비롯한 금융원가 부담으로 당기손익 개선에 악순환을 겪을 수 있다.
만도는 다른 자동차업계 기업처럼 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생산·판매 부진 탓에 설상가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은 2조323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9.3% 감소했다. 영업손실 573억원으로 2014년 분할 설립 이후 첫 상반기 적자를 기록했다. 영업 성과로 이자를 갚지 못하는 상태가 된 셈이다.
이자비용이 포함되는 금융원가가 증가하면서 당기순손실은 1023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자동차 부품 상장사 중 손실 금액 규모가 가장 컸다.
만도의 당기손익 악화는 한라그룹 지주사에도 직격탄이다. 한라홀딩스는 만도의 최대주주다. 다만 지분율이 30% 정도인 점 등을 고려해 연결 종속사가 아닌 관계기업으로 두고 있다. 만도의 당기순이익에 지분율을 곱한 수치가 한라홀딩스의 지분법손익으로 반영된다.
한라홀딩스의 작년 상반기 지분법손익은 118억원이었다. 올해 상반기에는 마이너스(-) 156억원으로 손실이다. 이 영향으로 영업손실 17억원을 거둬 적자 전환했다. 당기순손실은 156억원으로 역시 적자로 돌아섰다.
만도는 하반기에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 생산 설비 통폐합, 인력 구조조정을 통한 연 250억원 가량의 비용 절감으로 영업손익이 개선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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