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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 니콜라 투자 '잭팟 혹은 사기' 힌덴버그 의혹 제기 발단, 수소사업 로드맵 영향 관심

김성진 기자공개 2020-09-22 08:35:28

이 기사는 2020년 09월 16일 11: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그룹이 북미지역 수소사업 진출을 위해 전격적으로 투자했던 미국 수소트럭 스타트업 니콜라의 사기 논란이 점차 커지고 있다. 지난 6월만 하더라도 한화그룹이 1조9000억원의 잭팟을 터뜨렸다는 보도들이 쏟아졌으나 현재는 '사기 당했다'라는 정 반대의 가능성이 대두된 상황이다. 한화그룹이 그리는 미래 수소사업 로드맵에 뜻밖의 리스크가 생긴 셈이다.

◇짧게 스쳐간 1조9000억 '잭팟'

한화그룹은 2018년 지분 투자를 통해 니콜라와 연을 맺었다. 한화그룹의 화학 계열사인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이 2018년 11월 각각 약 5000만달러(590억원)를 투자해 니콜라 지분 6.1%를 확보했다. 무엇보다 한화그룹 승계 유력 후보자로 꼽히는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이 투자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지며 상당한 관심을 끌었다.

특히 지난 6월 4일 니콜라가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이후 한화그룹과의 관계는 국내서 더욱 조명 받았다. 상장 첫 날 니콜라 한 주당 33.75달러(약 4만원)에 거래가 종료되며 한화그룹의 지분가치는 7억5000만달러 뛰었고, 6월 8일에는 73.27달러까지 치솟으면서 1조9000억원 잭팟 투자라는 보도들이 나왔다.


한화그룹의 니콜라 투자는 단순 지분투자에 그치지 않았다. 니콜라가 향후 진행할 수소충전 인프라 구축에 함께 참여해 사업 파트너로서의 계획도 미리 세웠다. 구체적으로 한화종합화학은 북미 지역 수소충전소 운영권 확보에 대한 우선권을, 한화에너지는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한 전력을 우선적으로 공급할 권한을 확보한 식이었다.

한화그룹은 니콜라가 상장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6월 8일 보도자료를 통해서도 계획을 밝혔다. 당시 한화그룹은 "니콜라 상장을 계기로 미국 수소 생태계 시장에 진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라며 "한화큐셀은 수소 충전소에 태양광 모듈을 공급할 수 있고 한화솔루션 첨단소재부문은 수소 충전소용 탱크나 트럭용 수소 탱크를 공급할 기회를 갖게 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한 마디로 한화그룹은 니콜라를 북미 지역 수소사업 진출의 '통로'로 봤던 셈이다. 사업 초기 지분투자와 함께 사업 방향을 함께 구상하며 대표 신재생 에너지기업의 빅픽처를 그렸다.

◇느닷없이 발생한 '사기 리스크'

이러한 한화그룹과 니콜라의 긍정적 분위기는 갑작스레 반전을 맞았다. 지난 10일(미국 현지시간) 공매도 업체로 알려진 미국 힌덴버그 리서치가 니콜라가 사기업체라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공개하면서다.

힌덴버그가 다양한 의혹을 제기한 가운데 니콜라가 공개한 트럭 주행영상이 조작된 것이라는 의혹이 현재 가장 주목받고 있다. 영상 속에서 주행하는 트럭은 자체 추진력에 의해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언덕 위에서 아래로 굴러 내려가는 것이란 주장이다.

니콜라는 이에 대해 단순 광고용 영상이라고 해명했지만 주가는 반대로 움직였다. 9월 11일 32.13달러를 기록하며 전일 대비 11.48% 급락했다. 다음날인 12일 11.39% 상승하며 35.79달러를 회복했지만 13일 재차 14.47% 하락한 30.61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6월 상장 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무엇보다 미국증권위원회(SEC)와 함께 법무부가 조사에 착수하며 사태가 쉽게 마무리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사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예측하긴 어렵지만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사기 리스크' 역시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한화그룹이 그렸던 수소사업 로드맵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한화그룹의 화학 계열사들은 니콜라의 수소 인프라 확대와 발맞춰 다각도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미래 먹거리로 육성 중인 태양광 사업과도 연계해 상당히 힘을 주는 만큼 최악의 상황도 고려해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물론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날 가능성도 존재한다. 업계에서는 힌덴버그가 공매도 세력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니콜라의 주가를 의도적으로 떨어뜨리기 위해 소위 '작전'을 펼쳤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스타트업의 경우 완제품보다 구체적인 비전과 아이디어가 평가에 더 중요한 요소라는 것도 고려할 점으로 꼽힌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현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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