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방산 빅딜 후 5년]옥경석·김동관 등장 후 변화 시작된 ㈜한화⑦복잡했던 방산 사업 효율화, 사업 통폐합·미래사업 준비 시작 '눈길'
박기수 기자공개 2020-09-22 08:30:01
[편집자주]
한화그룹의 창업이념은 사업보국(事業報國)이다. 기업을 통해 국가사회에 보은한다는 의미다. 6·25 전쟁 후 나라를 다시 일으켜야 한다는 김종희 창업주의 정신이었다. 김승연 회장의 의지로 이뤄진 삼성과의 빅딜 이후, 한화는 국내 방산 부문의 압도적 선두주자가 됐다. 한화에서 조용히 꽃핀 방산 사업의 현주소를 더벨이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9월 16일 16: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6년. 한화그룹에 파격 인사가 단행됐다. 삼성전자 DS부문에서 핵심 인력으로 부상했던 옥경석 부사장을 한화케미칼 폴리실리코부문 사장으로 영입했다. 옥 사장은 같은 해 한화건설을 거쳐 2017년 한화그룹 지주사 격 회사인 ㈜한화의 화약부문 대표이사에 부임했다. 삼성 출신 외부 인사의 숨가쁜 행보였다.옥 사장이 이끄는 현재의 ㈜한화는 한화그룹과 국내 상위권 대기업집단의 지주사들과 비교하면 무게감이 다르다. 자회사 관리 등 전형적인 지주 관련 업무만 담당하는 타기업집단 지주사와 달리 그룹 모태 사업인 화약, 방산 사업을 직접 영위한다.
산하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디펜스 등 방산 관련 자회사들이 많지만 겹치는 영역을 최소화하고 효율적인 사업 구조를 마련했다. 방산 사업 확대의 한 획을 그은 '삼성 빅딜' 이후 5년 동안 노력한 결과다.
◇자리잡은 방산 사업 체계, 총괄 맡은 옥 사장
2017년 말, ㈜한화의 방산 사업 구조는 굉장히 복잡했다. 2015년 삼성에서 한화테크윈과 한화탈레스를 인수하고, 이듬해 두산에서 두산DST를 인수했다. 또 한화테크윈 내 사업 부문을 한화지상방산·파워시스템·정밀기계·시스템 등으로 물적 분할한 상태였다. 골격은 짜여졌으나 효율화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였다. 자회사에 있어야 마땅할 사업이 상위 회사에 있거나 그 반대의 경우도 있었다.
효율화 작업이 시작됐다. 한화테크윈의 시큐리티 사업을 물적 분할(신설법인 한화테크윈)하고, 기존 한화테크윈의 이름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변경했다.
이후 2018년, ㈜한화와 자회사들 간의 사업 양수·양도 작업이 이뤄진다. 우선 당해 5월 항범 및 레이저사업 일체를 한화디펜스로부터 양수받았다. 이어 공작기계사업 일체를 한화정밀기계로 양도하고, 항공사업관련 사업부 일체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넘겼다.
이렇게 마련된 '판'에 옥 사장이 대표로 부임했다. 화약 부문과 방산 부문이 통합하면서 화약 부문 대표를 맡고 있던 옥 사장이 방산 부문까지 책임지게 되면서다.
옥 사장은 방산 부문 대표 부임 이후 비핵심 자산 정리 작업에 착수했다. 2019년 초의 일이다. 자동차부품 사업부문을 물적 분할(에이치오토모티브)하고 동일산업에 370억원의 가격에 매각했다. 최근 물적 분할을 예고한 분산탄 사업 부문(코리아디펜스인더스트리) 역시 연내 매각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지목되고 있다.
현재 ㈜한화는 케미칼·클래딩 사업을 영위하는 '화약 부문'과 탄약·항법장치·레이저 등을 생산하는 '방산 부문'을 보유하고 있다. 이외 열기술과 로지스틱스 관련 베이스의 기계 사업 부문도 ㈜한화의 몫이다. 산하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항공 엔진, 한화디펜스는 지상 무기체계에 집중하는 구도로 변모했다.
◇김동관 등장, '미래' 생각하기 시작한 ㈜한화
원래 ㈜한화에는 무역 부문이라는 곳도 있었다. 다만 이번 달 초 자체 개편을 통해 무역 부문이 기타 사업 부문에 통·폐합될 예정이다. ㈜한화는 최근 무역 부문 내 유화·기계사업은 화약·방산·기계 부문으로 통합되고, 철강·식량 사업은 정리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여기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이자 차기 한화그룹을 이끌 오너로 지목되는 김동관 ㈜한화 부사장의 존재감이 드러난다. 김 부사장은 현재 경영 공백 중인 김승연 회장을 대신해 올해부터 ㈜한화와 계열사 한화솔루션의 임원진에 이름을 올리기 시작했다.
㈜한화에서 김 부사장이 맡은 역할은 '전략부문장'이다. 사업 개편 과정에서 김 부사장의 역할이 주요했다는 업계의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김 부사장이 등장한 후 또 하나 눈여겨볼 점은 ㈜한화가 한화정밀기계로부터 협동로봇사업을 양수했다는 점이다. 올해 8월 ㈜한화는 로보틱스 미래 혁신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약 41억원을 주고 사업을 양수했다고 밝혔다. 전략부문장으로서 신성장동력을 마련해야 하는 김 부사장의 역할을 고려했을 때 새로운 인물의 등장이 가져온 변화라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박기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기업집단 톺아보기]'적자 늪' 빠진 대한유화, 불황기 현금흐름 관리법은
- [유동성 풍향계]10조 또 푸는 삼성전자, 3년전 특별 배당과 비교하면
- [유동성 풍향계]사업은 잘되는데…경영권 분쟁에 현금 마른 고려아연
- [LG의 CFO]여명희 전무, 36년 LG유플러스 '한 우물'
- [LG의 CFO]이노텍 LED 역사의 '산 증인' 김창태 LG전자 부사장
- [기업집단 톺아보기]대한유화, 'KPIC코포'의 옥상옥은 어떻게 탄생했나
- [비용 모니터]K-배터리 감가상각 역습, 캐즘과 맞물린 과투자 상흔
- [유동성 풍향계]LG그룹, 작년보다 현금흐름 일제히 악화…투자도 위축
- [IR 리뷰]LG엔솔·전자, 돋보이는 IR의 '디테일'…주주 소통 '진심'
- [2024 이사회 평가]롯데정밀화학 이사회, 100점 만점에 '70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