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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BNP파리바 18년 합작 '엇갈린' 평가 BNP파리바 '투자자vs조력자'...봉쥬르펀드 이후 대표 펀드 부재

정유현 기자공개 2020-10-12 13:00:10

이 기사는 2020년 10월 08일 07: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결별이 예고된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과 BNP파리바의 파트너십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시간이 지날수록 협력 관계가 느슨해지면서 BNP파리바가 배당금과 운용보수만 챙기는 투자자로 전락했다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는 가운데 끈끈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운용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20년 가까이 협력을 통해 신한금융이 글로벌 금융시장에 대한 감각을 익히며 경쟁력을 확보한 점은 높이 평가되고 있다. 때문에 BNP파리바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을 사들여 완전 자회사로 만드려는 건 불협화음보다는 신한금융 스스로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작업이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2002년 BNP파리바와 제휴 시작…'봉쥬르 펀드' 시리즈 히트 쾌거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주문한 자산운용업 리빌딩 과정에서 신한BNPP운용의 완전자회사 편입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확정된 사항은 아니라고 하지만 이를 위해 BNP파리바 측이 보유한 신한BNPP운용의 지분 35%를 매입해야 한다. 물론 지분 합작 관계에 마침표를 찍더라도 신한금융과 BNP파리바은행과의 협력 관계는 당분간 유지하는 쪽으로 방향성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BNPP운용의 전신은 지난 1996년 설립된 신한투자신탁운용이다. 2001년 신한지주가 신한투신운용 지분 일부를 BNP파리바에 넘겨 합작사로 전환했고, 사명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으로 변경했다. 지분율은 신한지주와 BNP파리바가 각각 50%씩 가졌다. 다만 신한지주가 경영권을 갖기 위해 주식을 1주 더 확보했다. 신한지주가 BNP파리바에 넘긴 지분 '50%-1주'의 매각가는 237억 5000만원이었다.

글로벌 대형 금융사의 노하우를 전수받겠다는 신한지주의 목표와 한국시장에 진출하겠다는 프랑스 BNP파리바의 계획이 잘 맞아 떨어졌다. 경영권은 신한지주가 갖고 있었지만 글로벌 플레이어의 노하우를 배워야했기 때문에 공동 경영 체제가 이어졌다.

신한BNPP운용이 해외 펀드 운용사로서 존재감을 드러낸 것은 2007년이다. 당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인사이트펀드 등 해외 펀드를 흥행시키며 열풍을 일으킬 당시 신한BNPP운용도 BNP파리바의 역량을 등에 업고 발 빠르게 해외펀드를 론칭했다.

BNP파리바로부터 해외시장에 대한 분석 노하우를 전수받은 것은 물론, 운용 역량 자체를 이식받아 봉쥬르 펀드 시리즈를 잇따라 내놓았다. 이 펀드는 히트를 치며 해외 주식형 펀드 수탁고를 10조원 규모로 키워냈다. 합작사 설립 초기 신한BNPP운용의 순이익은 40억~100억원 수준이었는데 2007년 출시한 봉쥬르 펀드 시리즈 덕분에 200억원대로 올라섰다.

이후 2009년 신한지주가 SH운용을 신한BNPP운용과 통합하면서 지분율에 변화가 생겼다. 신한지주는 50%에서 65%로 늘어난데 반해 BNP파리바의 지분은 50%에서 35%로 줄었다. SH자산운용을 인수하면서 신한BNPP운용은 합작 7년만에 독자 경영 체계도 갖추게 됐다.

국내시장에서 운용사로서 입지를 다지고 글로벌 금융시장에 대한 감각을 익히며 자신감이 생겼기 때문에 내린 결단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기존에는 BNP파리바 측이 CEO를 맡았지만 2009년 이후 신한 지주에서 CEO가 내려오기 시작하는 등 신한 금융의 존재감도 커졌다.

◇ BNP파리바 '투자자 vs 조력자' 엇갈린 내외부 시각

해외 펀드 붐이 사그라지며 운용업 전반적으로 해외 주식형 펀드 수탁고가 감소세에 접어들었다. 신한BNPP운용의 봉쥬르 펀드 브랜드는 역사속으로 사라졌고 10조원대의 해외 주식형 펀드 잔고(금융투자협회, 증권투자집합기구 주식형 기준)는 9월 말 기준 7000억원대로 주저앉았다.

때문에 외부에서 보기에는 BNP파리바와 신한금융의 협력 빈도가 낮아진데다 봉쥬르 시리즈 이후 대표 펀드도 부재하기 때문에 별다른 시너지를 못 내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BNP파리바를 해마다 배당금을 받아가는 투자자로서의 역할만 하고 있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

비슷한 시도를 했던 하나금융지주와, NH농협금융 사례도 비슷했다. 하나금융지주의 경우 2007년 UBS와 협력해 하나UBS자산운용사를 설립했는데 합작 10년만에 결별 수순을 밟고 있다. 하나UBS자산운용의 UBS 보유 지분 51%를 하나금융투자에 넘기기로 했으나 이 마저도 금융위가 하나금융투자의 대주주 적격 심사를 중단하면서 아직까지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NH아문디디자산운용도 최근 협업을 강화하는 추세지만 협업에 따른 대표 펀드는 부재한 상황이다.

하지만 신한BNPP운용 내부에서는 여전히 BNP파리바와 돈독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며 외부의 시각에 대해서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신한BNPP운용이 BNP파리바와 최근에 가장 협력을 맺고 있는 분야는 자산운용업계 새 수익원으로 떠오른 타깃데이트펀드(TDF)와 글로벌 중요 이슈로 떠오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분야다. 특히 신한BNPP운용에 상주하는 BNP파리바 측 인물은 세바스찬 카바넬 부사장과 임마누엘 벨가드 멀티자산솔루션본부장이다.

글로벌 자산 배분 전략이 주요 이슈로 떠오르면서 이 분야의 전문가들이 국내에 상주, 신한금융과 협력을 맺으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두 임원은 신한BNPP운용 직원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국내와 해외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신한금융이 결별을 고민하면서도 향후 파트너십 관계를 이어가는데 무게를 두는 것도 여전히 끈끈한 파트너십이 배경이 된 것으로 해석된다.

합작사의 결별은 아직 확정된 사안은 아니지만 신한금융이 자산운용 리빌딩 작업을 통해 비은행 부문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은 진행형이다. 금융 그룹내 전통자산, 대체투자, 부동산신탁업에 특화된 운용사를 보유하며 외부 운용사 상품 중개 전략을 탈피해 금융 그룹 안에서 안정적으로 다양한 상품을 공급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신한금융지주 측은 "자산운용 리빌딩 과정에서 여러가지 방안 중 하나로 완전 자회사 편입을 검토한 것"이라며 "검토 단계이기 때문에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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