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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계열사 성과평가]디지털금융 선봉장 신한DS·신한AI, 성적표는 '아직'⑧핀테크 기술 산실 DS, 미래 금융상품 발굴 AI…실적 걸음마 단계

고설봉 기자공개 2020-10-21 07:44:26

[편집자주]

금융그룹 계열사들은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올 상반기 큰 폭의 실적 변화를 겪었다. 수익의 크기 뿐만 아니라 질적 측면에서 희비가 교차했다. 건재함을 과시했지만 성장률은 예전만 못한 계열사들이 있다. 반면 성장률은 높지만 규모 자체가 작아 그룹 전체에 미친 영향은 미미한 군소 계열사도 있었다. 더벨은 각 금융그룹 계열사들의 상반기 영업 실적과 성장률을 토대로 객관적 성과를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0월 20일 15: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금융그룹의 중장기 비전 중 하나는 디지털금융 강화다. 핀테크에 기반한 각종 기술 개발은 신한은행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들의 존속 가능성을 높이는 일이다. 이를 위해 신한금융은 별도 자회사를 두고 블록체인·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한 디지털금융 핵심기술의 자체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디지털금융 전략을 담당하는 계열사는 신한DS와 신한AI다. 두 회사 모두 정보기술(IT)에 기반해 설립됐다. 다만 담당하는 영역이 조금 다르다. 신한DS는 IT기술 개발 및 신한금융 계열사 대상 시스템 통합(SI) 업무를 담당한다. 반면 신한AI는 AI기술 기반의 회사로 금융 상품에 AI를 접목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디지털금융 신기술 개발 방점 신한DS, AI 활용 투자·상품 중심 신한AI

신한DS의 전신은 1991년 5월 신한은행의 자회사로 설립된 신한은시스템이다. 이후 2003년 10월 상호를 신한데이타시스템으로 변경했다. 2010년 1월 신한금융지주는 신한은행으로부터 신한데이타시스템을 인수한다. 2018년 상호를 신한DS로 변경했다. 현재 신한금융지주가 신한DS의 지분 100%를 보유 중이다.

설립 초기 신한DS는 컴퓨터 시스템의 개발 및 운영수탁을 주요사업으로 영위하는 일종의 시스템 통합(SI) 업체였다. 주로 신한은행의 IT시스템을 유지·보수 하는 업무를 담당했다. 이후 점차 신한은행을 넘어 신한금융그룹 여러 계열사의 IT시스템을 관리하는 쪽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하지만 상호를 변경한 2018년을 전후로 신한DS의 정체성은 조금씩 바뀌기 시작한다. 2010년대 들어서면서 각종 IT기술이 금융권에 도입되는 것을 계기로 신한DS에 대한 신한금융의 기술 개발 요구도 커졌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신한DS는 단순 IT시스템 유지·보수 보다는 디지털금융 IT기술을 개발하는 쪽에 방점을 찍고 조직을 확장하고 있다.

신한AI는 지난해 3월 설립된 신한금융의 16번째 자회사다. 신한금융지주가 지분 100%를 출자해 설립한 국내 금융지주사 최초의 인공지능 전문회사다. 신한AI는 신한금융이 2015년부터 준비해온 '보물섬 프로젝트' 결과물 중 하나다. 보물섬 프로젝트는 AI 등 미래 기술을 금융에 접목하려는 시도다.

신한AI는 투자자문을 본업으로 한다. AI기술을 활용해 투자 포트폴리오를 제시하는 자문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향후 신한AI를 AI기술 기반의 금융사로 키우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금융의 다양한 영역에 AI를 접목한 기술과 상품을 개발하는 쪽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그동안 은행, 증권사, 보험사 등에서 AI를 활용한 서비스는 선보였지만 보조수단에 그친 사례가 많았다. 국내 금융권에서 AI를 주력으로 하는 전문회사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I를 잘 활용하면 차별화와 수익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기존 사업방식만으로는 살아남기 어렵다는 고민의 결과물이다.

◇신한DS, 외부 전문가 영입해 위상 재정립…신한AI, 내부 전문가 수장 선임

신한DS와 신한AI는 최근 신한금융 내에서 가장 변화가 빠른 조직이다. 일종의 블랙홀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외부 전문가들의 영입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곳이다. 신한금융은 외부에서 다양한 경력의 IT기술 전문가들을 거듭 영입해 신한DS와 신한AI의 인력을 보강하고 있다.

신한DS를 이끄는 사람은 이성용 사장이다. 이 사장은 금융권 디지털·마케팅 전문 컨설턴트다. 1962년생인 그는 어린 시절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미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했다. 이후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SC)를 거쳐 하버드 비즈니스스쿨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AT커니(AT kearney) 서울지사장을 거쳐 2000년 베인앤컴퍼니(Bain&company)로 자리를 옮겼다. 2004년 베인앤컴퍼니 금융분야 아시아태평양 총괄을 역임했다.

이 사장은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직접 영입한 인사다. 조 회장은 신한지주 미래전략연구소장으로 이 사장을 영입한 뒤 신한DS를 맡겼다. 이 사장의 취임은 의미가 컸다. 신한금융 내에서 신한DS의 역할과 역량이 재조정될 것이라는 신호탄이었다. 이 사장 취임 이전 신한DS의 대표이사는 모두 신한은행 출신이었다. 주로 부행장급 인사가 신한DS 사장을 맡는 식이었다. 당시만 해도 신한DS는 신한금융 계열사들의 SI업체 역할에 충실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사장이 취임한 뒤 그동안 비주류 계열사로 인식되던 신한DS는 그룹 전체의 디지털금융 컨트롤타워로 우뚝 섰다. 특히 올해 초 이 사장이 신한DS를 넘어 신한금융그룹의 디지털금융 전략을 총괄하는 최고디지털책임자(CDO)로 선임되면서 신한DS의 위상도 재정립됐다. 현재 이 사장은 신한DS 대표와 신한금융지주 CDO를 겸직 중이다.

(왼쪽부터) 이성용 신한DS 사장과 배진수 신한AI 사장.

신한AI의 초대 대표인 배진수 사장은 정통 신한맨이다. 그는 신한은행 IPS(투자상품서비스)본부장으로 근무하다 지난해 6월 신한AI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배 사장은 보물섬 프로젝트의 초기 멤버였다. 2017년 신한은행·신한금융투자·신한생명·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의 임원급 직원들이 투입됐는데 배 사장이 신한은행 담당으로 참여했다. 이 인연으로 신한AI의 초대 대표를 맡게됐다.

1964년 1월생인 배 사장은 경북대학교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1989년 신한은행에 입행했다. 글로벌 경험을 갖춘 그는 특히 투자상품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배 사장은 외환 딜링 업무와 해외 지점 근무를 통해 글로벌 경험을 쌓았다. 홍콩과 뉴욕은 각각 아시아와 전세계의 금융허브로 통하는 곳이다. 외환 딜러로 일하며 국제 시장에 대한 감각을 키웠고, 해외 지점에선 직접 현장에서 부딪히며 실전 감각을 익혔다.

신한AI가 내놓은 투자 솔루션 '네오'는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 투자 데이터를 분석하고 상품을 제안한다. 배 사장의 글로벌한 시각이 신한AI 대표 발탁 배경으로 꼽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돈 먹는 애물단지냐, 황금알 낳는 거위냐

실적 측면에서 보면 신한DS는 성과가 저조한 계열사다. 올 상반기 매출 708억원, 순손실 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연간 실적도 썩 좋지 않다. 매출은 꾸준히 성장해 2018년 처음으로 1000억원에 근접했고, 지난해에는 1300억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순이익은 2018년 13억원, 지난해 21억원으로 그다지 높지 않다.

반면 신한AI는 출범 1년 만에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1분기부터 실적을 공시하기 시작한 신한AI는 매 분기 실적 개선을 이루고 있다. 지난해 1분기 순손실 5억원으로 시작했지만 지난해 연간 누적 기준 순손실을 1억원으로 줄였다. 올 상반기에는 매출 47억원, 순이익 8억원으로 흑자전환을 이뤘다.


수익성 면에서 보면 양사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신한DS는 최근 계속해 수익성이 하락한 모습이다. 계열사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달성하던 SI업체에서 디지털금융 IT기술 개발사로 역할이 전환된 지난해부터 수익성이 지속 하락하고 있다. 각종 비용 투입이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 실제 신한DS는 전략적 제휴 일환으로 다양한 외부 업체와 상호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많이 맺었다.

이에 따라 신한DS의 자기자본이익률(ROE), 총자산순이익률(ROA), 순이익률 등 주요 수익성 지표는 최근 일제히 하락했다. 지난해 1분기 3.62%였던 ROE는 올 1분기 마이너스(-) 4.57%를 거쳐, 2분기 마이너스(-) 3.49%를 기록 중이다. 같은 기간 ROA는 0.9%에서 마이너스(-) 0.83%로 하락했다. 순이익률 역시 2.48%에서 마이너스(-) 1.04%로 하락했다.

설립 초기 수익을 내지 못하던 신한AI는 분기를 거듭할수록 수익성이 좋아지는 추세다. 신한AI의 경우 AI를 활용한 금융상품의 투자·운용에 방점을 찍초 초기사업이 안착하는 단계로 신한금융 계열사들과의 협업을 바탕으로 수익모델을 개발한 것으로 평가된다.

신한AI의 ROE는 지난해 2분기 마이너스(-) 18.54%까지 하락했지만 올 1분기 0.15%를 거쳐, 올 2분기 0.18%로 개선됐다. 같은 기간 ROA는 마이너스(-) 12.1%에서 0.18%로 상승했다. 순이익률도 마이너스(-)에서 올 2분기 1.6%로 개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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