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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덴셜 돌아온 민기식 대표, 'KB금융 이식' 속도 지점 통폐합 절차 단행, 설계사 평가 중점 '유지율→신계약' 이동

이은솔 기자공개 2020-11-02 07:56:08

이 기사는 2020년 10월 30일 10:1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친정으로 돌아온 민기식 푸르덴셜생명 대표이사가 KB금융과의 인수 후 합병(PMI) 작업을 완수할 적임자로서의 면모를 나타내고 있다. 푸르덴셜생명의 저실적 지점을 정리해 비용을 절감하고 설계사들에게 'KPI'와 같은 역할을 하는 수수료도 'KB 스타일'로 변화가 감지된다. 조직에 대한 높은 이해도가 뒷받침되기 때문에 입사 두 달만에 빠르게 구조조정에 돌입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푸르덴셜생명은 영업조직 76개 지점 중 13개 저실적 지점을 통폐합하기로 결정했다. 해당 지점장들은 현재 공석이고, 전속설계사 라이프플래너들 중 일부는 이직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은 푸르덴셜생명 인수 직후 KB 출신이 아닌 푸르덴셜 출신의 민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또 마케팅, GA채널 등 보험영업 관련 주요 임원의 선임 권한을 민 대표이사에게 넘겼다.

인사와 리스크 등의 주요 부서 임원 또한 기존 푸르덴셜생명 내부 인사가 그대로 이어받았다. 재무와 전략을 관할할 CFO만 KB금융 출신의 임근식 전무로 선임해 지주와의 커뮤니케이션을 맡겼다.

KB금융이 인사와 경영권을 푸르덴셜 출신에게 내준 것은 내부 직원들의 불안을 잠재우고 독립적인 경영을 보장하겠다는 메시지를 주기 위해서였다. 다만 민 대표가 영업조직의 정리를 단행하면서 설계사들은 긴장하는 분위기다. 부임 첫해 비용 효율화로 가시적 실적을 만들어내고 혼란스러운 조직을 정비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민 대표이사는 푸르덴셜 부임 직전 대표이사를 맡았던 DGB생명에서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1년만에 흑자전환을 이뤄낸 바 있다. 당시 전국 38개 영업지점을 5개로 통합하고 대면설계사 조직을 절반 이하로 줄이면서 적자였던 DGB생명에서 89억원의 순익을 냈다.

또 주목할만한 부분은 설계사 평가 방식에 변화가 감지됐다는 점이다. 보험설계사는 보험사와 급여 계약을 맺은 정규직 직원이 아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금융권에서 사용하는 핵심성과지표(KPI)가 아니라 설계사 수수료가 업무 방식을 좌우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푸르덴셜생명은 그동안 설계사 수수료 산정에서 보험계약 유지율에 차별화를 뒀다. 계약유지율이 일정 수준을 넘는 설계사는 계약수수료 외에 비등한 수준의 유지인센티브를 추가로 지급받는 형태다. 자연히 설계사들도 고객을 관리할 때 계약 유지에 공을 들이게 됐고 일반적으로 사업비가 지급되는 1년이 지나도 해약하는 비율이 높지 않았다.

푸르덴셜생명은 업계에서 가장 높은 유지율을 자랑한다. 올해 상반기말 기준 13회차 계약유지율은 87.9%, 72.7%로 업계 평균인 82.5%, 62.2%를 크게 상회한다.

설계사들의 조직에 대한 충성도도 높다. 보험설계사가 신규등록 후 1년 이상 정상적 보험모집활동에 종사하는 인원의 비율인 13월차 설계사등록정착률도 52.8%로 업계 최상위권이다. KB금융 역시 푸르덴셜의 우수한 설계사 조직과 유지율을 인수 이유와 이후 시너지 방안의 핵심으로 꼽았다.

그런데 이번에 지점을 통폐합하면서 저실적 지점을 산정한 기준은 유지율이 아닌 신계약 실적으로 알려졌다. '푸르덴셜 룰'이 아닌 'KB 룰'을 적용한 셈이다. 폐점을 통보받은 지점장들은 기존 평가방식이 아니라 새로운 평가방식으로 저실적을 통보받았다.

푸르덴셜생명에 소속된 MDRT(고소득 생명보험설계사 협회) 이상 라이프플래너들도 매각 당시 평가기준 변경을 가장 우려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지점 축소를 비용 절감의 시작이라고 보고 있다. 지점을 축소할 경우 회사 입장에서는 지점장(AM)과 지점 소속 행정직원들의 인건비, 팀의 업무추진비, 지점 임차료와 관리비 등의 고정비를 줄일 수 있다.

푸르덴셜생명 측은 올해 지점이 다소 빠르게 늘면서 지점을 정리했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말 68개에 비해 현재 기준 76개로 1년도 채 안 되는 사이 지점이 8개나 늘었다는 것이다. 다만 매각 전 영업조직을 확장했다가 직후 다시 정리하는 것은 매각가를 염두에 둔 전략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 GA업계 관계자는 "푸르덴셜 LP 몇명은 GA 쪽에도 이직을 타진했다"며 "지주에 인수된 다른 보험사들은 인수 직전 확장한 조직규모가 줄어들지 않게 하기 위해서 일명 '유지 프로모션'을 돌렸는데, 푸르덴셜도 이처럼 FC 채널을 최대한 유지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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