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석탄 선언한 삼성물산의 '친환경 우등생' 행보 KCGS 환경등급 3년 연속 A+, 건설사 유일…3년간 온실가스 26% 감축
고진영 기자공개 2020-11-02 08:16:10
이 기사는 2020년 10월 30일 09: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비금융사 최초로 ‘탈석탄’을 선언한 삼성물산의 결정에 따라 건설업계에 적잖은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시장에서 이를 뒤따르는 움직임이 이어질지를 두고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이다.다른 대형 건설사와 비교할 때 삼성물산은 이전부터 친환경 분야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KCGS로부터 3년 내리 환경점수 A+를 얻어내기도 했다. 석탄화력사업에서 아예 손을 떼겠다는 강수를 둔 것 역시 이같은 행보에 추진력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삼성물산이 진행 중인 석탄개발 일감은 2건이다. 베트남 붕앙2 석탄화력발전소, 그리고 강릉에코파워 주식회사로부터 수주한 강릉안인화력 1·2호기 공사 등이다.
강릉안인화력 프로젝트의 경우 2014년 초에 계약해 2023년 3월로 완공이 예정됐다. 도급액인 3조9599억원 가운데 상반기 기준 2조2400억원가량을 계약잔액으로 남겨두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사업 전체 계약잔액(19조9189억원)의 11.25% 수준이다.
또 이달 19일 계약한 베트남 붕앙2 발전소의 경우 2024년 마무리되며 도급액 7000억원에 이르는 대형 일감이다. 공사기간을 감안하면 삼성물산의 석탄화력발전사업이 완전히 끝나는 데 최소 4년 정도는 걸릴 전망이다.
이 탓에 일각에서는 ‘보여주기식’ 중단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지만 이미 수주해둔 일감을 취소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평가다. 베트남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 중인 인프라사업인 데다 글로벌 파트너와 오랫동안 함께 진행한 건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붕앙2 프로젝트가 국가 차원의 사업이다 보니 베트남 정부와의 관계 등을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지금 빠져나오기 어렵다”며 “시평 1위 건설사인 삼성물산이 석탄화력사업을 하지 않겠다고 공표한 것만으로도 의미와 상징성이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업계에서 삼성물산의 결정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설명이다.
현재 대부분의 대형건설사들이 석탄화력발전사업을 하고 있으며 공사 중인 현장들은 △현대건설(인도네시아 찔레본 석탄화력발전소, 방글라데시 마타바리 석탄화력발전소 항만) △대림산업(태안화력 9,10호기) △GS건설(하동화력 기존부두 접안능력 증대공사) △포스코건설(베트남 쾅트리 석탄화력발전, 삼척 화력발전소 1,2호기) △SK건설(고성 하이 석탄화력발전소) △한화건설(신서천 화력발전소) 등이다. 10대 건설사 중 절반 이상이 관련 사업을 진행 중인 만큼 추후 방향 선회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가장 먼저 탈석탄 스타트를 끊은 삼성물산은 과거부터 친환경 측면에서 쭉 우수한 점수를 받아왔다. 이달 KCGS가 발표한 ‘2020년 상장기업 ESG(Environment, Social and Governance)’ 등급을 보면 삼성물산은 2018년과 2019년에 이어 이번에도 환경항목에서 A+를 받았다. 건설사 중 올해까지 3년 연속으로 A+를 얻은 곳은 삼성물산 뿐이다.
환경등급의 채점에 있어 KCGS는 환경조직과 목표 및 계획수립, 기후변화 대응, 환경위험관리, 수자원 및 폐기물 관리, 환경위험관리, 이해관계자 대응 활동 등을 반영한다. 삼성물산의 경우 환경경영체계의 적절한 이행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내부심사를 정기적으로 자체 진행하고 있다.
특히 기후변화 대응 및 탄소정보 공개에 대한 성과가 눈에 띈다. 삼성물산은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평가에서 작년까지 4년째 연달아 ‘명예의 전당·플래티넘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CDP는 전세계 기업을 대상으로 기후변화에 대한 관리 체계 및 배출량 등을 분석하고 평가하는 글로벌 프로젝트다. 기후변화 대응 우수기업을 선정하고 그 리스트를 공개하고 있다.
이번 탈석탄 약속도 같은 맥락에서 이뤄졌다는 입장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베트남사업의 경우 국가간 관계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해 참가를 유지하기로 결정했지만 이번 탈석탄 선언을 계기로 온실가스를 줄이고 저탄소사회로 전환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친환경 경영을 앞으로 더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삼성물산의 온실가스 배출 현황을 살피면 2019년 총 배출량이 35만9622tCO2e를 나타냈다. 2016년 48만55402tCO2e였는데 3년간 26%가 감축된 셈이다. 같은 기간 건설프로젝트의 온실가스 원단위 배출량은 ㎡당 0.96tCO2e에서 0.63tCO2e로 줄었다.
환경관리비로 나간 금액 역시 증가했다. 2017년 257억원을 썼고 2018년 308억원, 2019년에는 358억원을 사용해 2년 동안 39.2% 늘었다. 지난해 기준 연간 영업이익의 6.14% 정도를 환경관리비로 지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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