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해외사업 점검]삼성물산, 코로나19 탓 '2000억' 매출 지연 우려싱가포르·말레이·사우디 현장 셧다운 후 재개…호주 로이힐 악몽 재현 없을 듯
이정완 기자공개 2020-10-19 15:02:01
이 기사는 2020년 10월 15일 15시4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물산이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일부 해외 현장 공사가 중단되면서 발생한 매출 지연 규모가 2000억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상반기 말부터 공사가 재개된 상황일 뿐더러 삼성물산이 다수의 현장을 운영하고 있는 싱가포르의 경우 법을 통해 공사 지연을 문제 삼지 않기로 해 과거 호주 로이힐 사태와 같은 대규모 적자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삼성물산은 증권업계에 "올해 상반기 중 약 1달간 발생한 셧다운 관련 매출 영향 규모를 약 2000억원 내외 수준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삼성물산은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공사가 일시 중단된 바 있다.
올해 상반기 삼성물산 건설부문 해외 사업 매출은 지난해와 비교해 오히려 증가한 모습을 보였지만 분기별로 살펴보면 매출 지연 여파가 드러난다. 올해 1분기 삼성물산 해외 매출은 9710억원이었지만 2분기에는 897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8% 감소했다.
삼성물산 측에서는 "2분기 말부터 대부분의 해외 현장에서 공사가 재개되면서 공사 중단과 관련된 문제가 해결됐다"고 전했다.
다만 건설업계에서는 공사가 재개됐다고 하더라도 이전과 같은 수준으로 공사가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한다. 공사 현장에서 근로자 간 거리두기, 교대근무 등으로 인해 시간이 더 소요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건설사 매출은 공사 진행률에 따라 집계되므로 공사가 늦어지면 매출 발생도 지연된다.
그럼에도 과거 호주 로이힐(Roy Hill) 광산 프로젝트 등에서 발생했던 대규모 추가 원가 반영과 같은 사태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물산은 2013년 총 공사비 6조원이 넘는 호주 로이힐 광산 프로젝트를 수주했으나 공사 지연으로 인해 2010년대 중반 건설사업에서 적자를 기록했다. 당시 로이힐 광산 프로젝트에서 발생한 손실만 8000억원이 넘었다.
삼성물산은 국재 중재에서 패소하며 지난해 1분기까지 로이힐 프로젝트를 비롯 UAE 원전 현장 등에서 약 700억원의 원가를 반영했고 이밖에 호주, 홍콩 등에서도 지난해 2분기 500억원 가량의 추가 원가를 반영했지만 이후로는 추가 원가 부담 문제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비용 부담 문제가 다시금 떠오르고 있지만 삼성물산 입장에서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 공사 중단 국가였던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중 1조원이 넘는 계약잔액을 보유 중인 싱가포르의 경우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건설사를 위한 긴급 법률을 제정해 공사 지연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워졌다.
삼성물산은 싱가포르에서 남북고속화도로(North South Corridor), 톰슨 이스트코스트 라인(Thomson East-Coast Line) 지하철 프로젝트 등을 수주해 공사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국가적 차원에서 4월부터 6월 초까지 일부 현장을 제외한 모든 공사 현장의 운영을 중단하도록 하는 권고안을 발표했다. 공사가 지연되면 발주처가 계약 의무를 불이행했다는 이유로 시공사에 지체 보상금을 부과하지만 싱가포르 당국이 코로나19 임시조치법을 제정하면서 비용 부담을 피할 수 있게 됐다.
말레이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발주처에서는 삼성물산에 공사 지연에 대한 배상을 청구할 수도 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천재지변인 만큼 법률적으로 다퉈볼 가능성도 있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코로나 19에 대한 급격한 상황 악화 가능성을 배제한다면 현 상황에서 과거와 같은 분기 1000억원 이상의 대규모 손실 반영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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