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파이낸스 3.0 언택트]디지털 무장한 베트남우리은행, '확장→내실' 선회③코로나19 속 리테일 시장 공략 속도, 건전성 확보 주력
김현정 기자공개 2020-11-10 07:51:15
[편집자주]
금융사의 해외사업은 단순 본점지원 성격의 1.0, 현지화에 집중했던 2.0을 넘어 투자금융(IB) 등에 주력하는 3.0 시기에 들어서 있다. 최근 들어서는 정부의 신남방 정책 등에 맞춰 드라이브를 보다 걸던 단계다. 이런 가운데 경험해보지 못했던 '코로나19' 국면을 맞이했다. 생존과 확장을 위해서는 '언택트(비대면)' 전략이 필수다. 글로벌 각지에 진출한 금융사들이 어떤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지 그 변화를 언택트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1월 02일 11: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베트남우리은행은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된 후로 디지털 기술 강화에 보다 공을 들이고 있다. 디지털 기술로 무장해 현지 리테일 시장 공략을 차질없이 이어가겠다는 생각이다.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내실다지기’ 전략을 가속화할 계획이다.아울러 코로나19가 터진 이후 은행의 '건전성' 부문을 가장 주시하고 있다. 내수시장이 약한 베트남 구조상 부실기업 발생 가능성에 촉각을 기울여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아직까지 건전성도 큰 무리없이 잘 지켜내고 있는 양상이다.
◇디지털 기술 강화 중심 체질 개선
베트남우리은행은 올 들어 기존 '네트워크 확대 전략'을 '내실다지기 전략'으로 변경했다. 공격적 거점 확대라는 외형적 목표보다는 현지화에 어느 정도 가시적 성과를 확인한 뒤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
이 때문에 올해에는 베트남우리은행의 영업점 확대 소식이 없었다. 연말까지 출장소 2개 정도를 오픈하는 계획이 전부다.
베트남우리은행은 거점 확대 없이 현지화에 속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으로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을 꼽고 있다. 지난해부터 본사와 긴밀히 협조해 만반의 준비를 해왔다. 특히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영업이 강조됨에 따라 디지털화에 더욱 힘을 쏟고 있다.
그 일환으로 올 3월 ‘우리WON뱅킹 베트남 앱’을 출시했다. 해당 앱에 소비자의 시선을 끌 수 있는 다양한 금융 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휴대전화를 흔들어 거래할 수 있는 모션뱅킹, 등록한 이체정보로 한 번에 송금할 수 있는 간편이체 서비스 등이 현지인들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는 후문이다.
베트남우리은행은 이 밖에 새로운 디지털 서비스를 추진 중이다. ‘비대면실명확인(e-KYC)’ 서비스가 바로 그것이다. 현재 신분증 진위 여부를 가능케 하는 프로세스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주민등록번호라는 고유번호, 주민등록증 발급기관과 발급일을 조회함으로써 신분증의 진위를 확인할 수 있다. 반면 베트남은 국민 개개인의 고유번호는 있으나 신분증의 진위 여부를 확인할 방법이 따로 없다. 비대면실명확인 서비스가 어려운 이유다.
베트남우리은행은 신분증에 나와 있는 사진과 실물의 일치 여부를 확인하는 ‘페이스 매치(Face Match)’ 기술과 신분증 내 정보(고유번호, 이름, 생년월일, 주소)를 스캔해서 불러오는 ‘OCR(Optical Character reader)’ 기술을 이용해 해당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이종인 베트남우리은행장은 더벨과의 통화에서 “베트남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비대면실명확인 서비스는 비현금 정책과 더불어 현재 베트남 디지털금융에 있어서 중요한 화두”라며 “명확한 가이드라인은 제시되지 않아 각 은행들 자체적으로 프로세스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데 우리은행은 현실화 작업 중”이라고 말했다.
베트남우리은행은 기존 영업점들과 모바일뱅킹 시스템을 통해 현지화에 가시적 성과를 거두면 바로 네트워크 확장 전략에 돌입할 계획이다. 때가 오면 바로 나서기 위해 지금도 현장을 돌아보며 거점 분석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주로 기업고객이 밀집해 있는 공단지역을 위주로 진출해왔다. 하지만 은행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리테일 기반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현재 확보한 거점 중에서는 북부 하노이의 호안끼엠지점과 남부 호치민의 사이공지점 정도가 개인고객을 대상으로하는 리테일 특화 점포다. 베트남우리은행은 향후에도 하노이시와 호치민시를 중심으로 리테일 고객들의 수요가 있는 좋은 곳을 발굴해 네트워크를 확대할 예정이다.
이 법인장은 “베트남우리은행은 비대면 모바일서비스를 기반으로한 WON뱅킹, 스피드론센터, 리테일RM 제도 등을 활용해 로컬은행 대비 부족한 네트워크의 한계를 극복해 나갈 것”이라며 “리테일영업 부분에서 빠른 시일 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發 건전성 리스크 '이상무'
베트남우리은행은 설립 4년차 신생법인으로 매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당초 베트남에 있던 하노이지점과 호치민지점을 현지법인으로 전환해 2017년 1일 설립한 곳이다.
총 인력 규모는 509명 정도다. 조직은 크게 영업추진본부, 영업지원본부, 디지털본부 3개 본부로 나뉘어져 있다. 그 외 준법관리부 등이 별도의 독립부서로 있다.
순이익 추이를 살펴보면 2017년 200만달러, 2018년 1000만달러, 2019년 1200만달러가량으로 매년 가파른 실적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코로나19로 인해 성장세가 다소 주춤하다. 올 상반기 순이익은 500만달러 정도다. 전산시스템 및 모바일뱅킹시스템 구축에 많은 IT 비용이 발생하기도 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이 컸다.
베트남은 정부의 엄격한 통제 덕분에 그나마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많지 않다. 다만 전세계를 셧다운시킨 바이러스이기에 베트남 역시 내수경기 등이 악화했다. 이는 은행권에 적지 않은 영향으로 이어졌다.
베트남우리은행은 금융당국의 지침으로 다른 은행들과 같이 상반기 거액의 충당금을 적립했다. 당초 베트남 경제성장률은 5~7% 안팎의 높은 수준에 있었지만 올해는 3% 정도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베트남 금융당국은 한국 금융감독원처럼 은행들에 경기악화를 대비한 완충 능력을 준비해둘 것을 주문했다.
이 법인장은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충당금 적립 규모가 컸으며 하반기에도 추가 적립 가능성이 있다”며 “베트남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정부에서 코로나19 피해기업에 원금상환 유예, 이자 감면 등을 로컬 및 외국계 은행에 요청했고 베트남우리은행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우리은행이 가장 신경쓰고 있는 것도 은행의 건전성이다. 코로나19가 번진 이후에는 현장 방문을 더욱 철저히 하며 대출지원 기업의 연체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 사후적 처리보다 선제적 관리가 더욱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다양한 노력에 힘입어 설립 이후 줄곧 양호한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 베트남우리은행의 부실자산(NPL)비율은 2018년 말 0.11%, 2019년 말 0.37%, 2020년 9월 말 0.26% 수준이다. 올해 역시 엄격한 관리로 건전성 부문에서 코로나 여파는 찾아볼 수 없다.
이 법인장은 “코로나 상황이 특별히 베트남우리은행의 건전성에 미친 영향은 없다”며 “우량여신 취급을 주요 모토로 삼고 있기 때문이며 앞으로도 건전성을 지키기 위해 엄격한 관리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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