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5년 만의 시장성 조달…CB 2400억 발행 콜·풋옵션, 리픽싱 조항 등 메리트 제공…대주주 산은 지원도 흥행 요인
오찬미 기자공개 2020-11-25 13:28:10
이 기사는 2020년 11월 24일 06: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MM(전 현대상선)이 다음달 24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한다. 신용등급 소멸 후 5년만에 투기 수준인 BB 등급을 새로 부여받아 시장성 조달에 나섰다. 시장 친화적인 옵션을 다수 부여해 흥행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23일 IB업계에 따르면 HMM은 오는 12월 19일 2400억원 규모의 5년 만기 CB 발행에 나선다. 이달 18일 이사회를 열고 전환사채 발행에 관한 결의를 완료했다.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KB증권이 대표주관을 맡았다.
◇5년만의 공모 CB 도전…투심 유인 장치 마련
1주당 예상 전환가액 1만2850원을 기준으로 발행예정 신규주식수는 1867만7042주다. 최종 전환가액은 청약 3일 전 확정된다.
CB 수익률은 높은 편에 속한다. 발행일로부터 2년이 경과한 뒤부터 투자자가 조기상환을 청구할 수 있게 했다. 5년 만기에 금리는 연 1%다. 만기까지 보유한 사채권에 대한 만기보장수익률(YTM)을 3개월 복리로 연 3%에 부여한다. 조기상환수익률(YTP)도 연 3%로 설정해 3개월 복리로 계산했다.
해당 CB에는 발행일로부터 1개월이 경과한 때부터 연속 15거래일간 HMM의 종가가 전환가액의 150%를 초과하면 콜옵션(중도상환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조건이 붙었다.
이번 CB에는 전환가격이 발행가의 80%까지 하향 조정할 수 있다는 리픽싱 조항도 붙었다. HMM이 시가를 하회하는 발행가액으로 주식을 발행하는 경우에도 전환가액의 리픽싱이 가능하도록 했다.
HMM이 유상증자, 주식배당, 준비금의 자본전입 등 방법으로 주식을 발행하거나, 신주인수권이나 신주전환권이 부착된 회사채 발행으로 신주인수권을 부여하는 증권을 발행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투자자를 위한 안전장치를 촘촘히 마련하면서 시장 복귀전에 신경을 썼다. HMM은 과거 회사채 신속인수제 종료 등 금융환경 악화로 차입금 상환 부담이 커지고 자체 재무적 융통성이 위축되면서 제176-2회 사채 만기시점에 원리금을 미지급해 기한의 이익을 상실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제 177-2, 179-2, 180, 186회 사채도 기한의 이익을 상실하게 돼 원리금 미지급이 발생했고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됐다.
이번에는 별△부채비율 2000% 이하 유지 △자기자본의 1500% 내 담보권 설정 제한 △4조원의 자산 처분 제한 등 의무조항을 위반한 경우 채권자는 기한의 이익 상실을 선언할 수 있다.
◇대주주 산업은행 지원가능성 견조…등급전망도 '긍정적'
지난 5년간 HMM은 사모로 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해왔다. 이번에는 신용등급을 회복하면서 다시 시장을 찾았다.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BB0 등급을 부여하고 긍정적(Positive) 전망을 달았다. 신조 대형선박 투입에 따른 보강된 사업경쟁력과 최근 컨테이너 업황 개선 추세, 정부의 공고한 해운업 지원기조 등이 고려됐다.
HMM은 한진해운의 청산으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글로벌 항로포트폴리오를 갖춘 원양 컨테이너 선사다. 한진해운의 청산 이후 현실화된 물류 혼란과 국적 화물의 점유율 상실 등 국가경제적 손실을 감안해 기간산업 관점에서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다.
대규모 투자 집행에 따라 차입규모가 확대되고 있으나, 최대주주의 지속적인 자본확충 등 직·간 접적인 금융지원을 통해 재무위험을 통제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한국해양진흥공사와 함께 2016년 8월 전환사채 1485억원, 같은해 12월 전환사채 3000억원, 2018년 10월 영구CB 및 영구BW 총 1조원, 2019년 영구CB 9600억원, 2020년 상반기 영구CB 7200억원 등을 발행해 자금을 지원해왔다.
한국산업은행이 3억2800만주에 상당하는 전환사채권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산업은행의 특수관계인인 한국해양진흥공사가 3억5164만7009주에 상당하는 전환사채권을 보유하고 있다.
2019년 3월 HMM이 정관을 개정하면서 전환사채의 발행 총액은 2조원으로 설정됐다. 개정 이후 발행된 총 4건의 전환사채의 총액 1조6800억원임을 감안할 때, 이번 전환사채 2400억원의 모집이 완료될 경우 발행가능 잔여금액은 800억원으로 줄어든다.
신주인수권부사채는 개정 이후 발행건이 없어 발행한도 8000억원이 유지되고 있다.
이번 CB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은 채무상환에 사용할 예정이다. 공모사채 원금 상환에 425억4900만원, 용선료 조정채무 상환에 1483억9500만원, 선박금융 상환을 위해 501억5900만원의 사용이 계획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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