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M&A]대한항공과 통합 후 정상화, 2.5조 유증으로 충분할까합병시 부채비율 560%, 재무개선 한계 뚜렷…운전자본 확대, 추가지원 불가피
고설봉 기자공개 2020-12-03 07:46:35
이 기사는 2020년 12월 02일 15시3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DB산업은행이 추진하는 항공업 빅딜의 구상은 최종적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합병하는 것이다. 대한항공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이 자금 중 일부를 아시아나항공 지원에 쓴 뒤 종국에는 양사를 합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문제는 이를 실현하더라도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오랫동안 누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에서 현재의 자금조달 계획만으로는 운전자본을 감당하기도 벅차다.
결국 산은이 표면적으로 공개한 자금 수혈 계획보다 훨씬 더 많은 추가 자금이 순차적으로 들어가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이번 빅딜의 첫단계로 볼 수 있는 한진칼 유상증자 및 교환사채 발행은 간단하게 단행할 수 있다. 산은은 총 8000억원 규모 자금을 한진칼에 수혈한다. 오는 2일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5000억원을 투입하고, 이어 3일 한진칼 교환사채도 3000억원 규모로 청약하기로 했다.
국제회계기준(IFRS)은 유상증자 자금을 자본금과 기타불입자본(자본잉여금)으로 계상하도록 하고 있다. 유상증자 금액 가운데 액면가 만큼을 자본금으로, 액면가를 초과하는 금액은 기타불입자본으로 각각 계상한다. 발행되는 교환사채는 차입금 계정으로 편입된다.
다만 한진칼 재무구조에 이번 유상증자가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다. 부채총액은 3000억원, 자본총액은 5000억원 늘어난다. 결국 부채총액 대비 자본총액 증가분이 더 큰 만큼 부채비율이 소폭 떨어지는 효과만 있다.
한진칼은 이렇게 산은에게 지원받은 8000억원 가운데 7300억원을 내년 3월로 예정된 대한항공의 2조5000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투입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이 가운데 1조8000억원을 내년 6월 아시아나항공 지분과 영구채 인수에 사용할 계획이다.

대한항공 유상증자는 총 2조5000억원 규모 신주를 주주배정으로 발행하는 형태다. 이에 따라 유상증자금 100%가 자본금과 기타불입자본 등 자본총액으로 계상된다. 현금으로 자금이 유입되는 만큼 재무구조 개선에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난다.
대한항공은 유상증자로 수혈한 자금을 다시 아시아나항공에 투입해야 해서 그 효과를 오랫동안 누릴 수 없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에 투입하는 1조8000억원(신주 1조5000억원, 영구채 3000억원)은 모두 자본금과 기타불입자본으로 계상된다. 영구채는 채권의 일종이지만 국제회계기준에 따라 발행자의 자본금으로 처리해야 한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자본총액이 2조5000억원과 1조8000억원 불어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향후 양사 통합이 이뤄진다는 가정 하에 재무구조를 보면 대한항공에는 '실', 아시아나항공에는 '득'을 안기는 결과가 된다.
양사의 올 9월 말 연결 재무상태표를 기준으로 보면 2조5000억원의 유상증자와 합병 등의 과정을 고려할 때 추정할 수 있는 합산 자산총액은 41조9141억원이다. 2조5000억원이 자본금 등으로 계상되면서 자본총액 6조3376억원, 부채총액은 35조5764억원까지 늘어난다.
이에 따른 부채비율은 561.35%로 추정된다. 올 9월말 기준 아시아나항공 부채비율 2308.71% 대비로는 큰 폭의 개선이 이뤄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대한항공 부채비율이 692.9%라는 점에서 보면 드라마틱한 개선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유상증자 자금 2조5000억원이 모두 현금으로 수혈되고 현재 차입금이 더 늘어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순차입금도 변화가 생긴다. 양사의 총차입금 단순 합계는 25조879억원이고 이 가운데 보유현금 단순합계와 유상증자 자금 유입 등을 제하면 순차입금은 20조1887억원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른 순차입금비율은 318.55%다. 이 역시 아시아나항공(1485.59%) 대비로는 큰 폭 개선된 것처럼 보이지만 대한항공(439.65%) 대비로는 개선세가 크지 않다.
다만 이런 가정은 유상증자 자금 2조5000억원을 운전자본이나 부채 상환 등에 즉각 활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정작 산은과 한진칼 등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코로나19로 인한 영업활동 위축 기류를 볼 때는 이 자금 중 대다수를 운전자본으로 활용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인력 등 구조조정이 없다고 산은이 못 박은 만큼 소요 경비가 더욱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합병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직원들의 동요를 누르고 장기 무급휴직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 비용이 만만찮다. 노선 및 사업 구조조정 단계에 돌입한 뒤에는 보다 더 큰 규모의 자금을 들여야 할 전망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양사가 합병하고 2조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 등이 이뤄지면 단숨에 재무구조가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며 “산은은 아시아나항공 정상화에만도 3~4조원 규모 신규자금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합쳐서 2조5000억원이면 정상화 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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