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탁사 경영분석]2강 위협 KB부동산신탁, 폭발적 성장세 지속⑨3분기만에 매출 1000억 돌파, 수익성 측면 한토신 앞질러
이명관 기자공개 2020-12-08 08:46:24
이 기사는 2020년 12월 03일 08: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부동산신탁의 상승세가 뜨겁다. 매년 역대급 성적을 거둬왔는데, 올해도 3분기 만에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며 역대급 성적을 예고하고 있다. 절대 2강으로 군림해오던 한국토지신탁과 한국자산신탁을 무서운 기세로 추격하고 있다. 특히 수익성 측면에서는 이미 한국토지신탁을 추월하는 데 성공했다.KB부동산신탁의 저력은 '책임준공형 관리신탁(이하 책임준공 신탁)'에 있다. 부동산 시장이 활황이었던 지난 수년간 여타 신탁사와는 다른 행보를 보였다. 한국토지신탁과 한국자산신탁 등 상당수의 신탁사가 고마진의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에 집중하면서 몸집을 불릴 때, KB부동산신탁은 반대로 차입형 토지신탁을 지양했다. 대신 일반 관리형 토지신탁에 집중했다. 그러다 관리형 토지신탁의 하나인 책임준공 신탁으로 발을 넓히면서 눈에 띄게 외형이 불어나기 시작했다.
KB부동산신탁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영업수익)은 1063억원이다. 전년대비 매출은 26.85% 증가한 액수다. 2015년 이후 시작된 외형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KB부동산신탁은 2000년대 들어 2010년까지 많게는 600억원, 적게는 400억원대의 매출을 올렸다. 그러다 2016년 매출 628억원을 달성하며 2009년 이후 7년 만에 600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이를 기점으로 탄력이 붙은 KB부동산신탁의 고공행진은 지금까지 현재 진행형이다. 2017년 760억원, 2018년 매출 1138억원 등 연이어 최고성적을 갈아치웠다. 지난해엔 1200억원을 돌파하며 다시 한 번 실적을 경신했다. 작년 매출은 1211억원이다. 올들어 3분기만에 매출 1000억원 고지를 돌파하며 작년 성적을 갈아치울 것으로 점쳐진다.
이 같은 호성적을 기반으로 KB부동산신탁은 12.9%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며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점유율만 놓고 보면 전년보다 4.2%포인트 상승했다. KB부동산신탁의 위로 한국자산신탁(19.2%), 한국토지신탁(17.4%), 하나자산신탁(14.1%) 등이 자리했다. 주목할 점은 절대 2강으로 군림해온 한국자산신탁과 한국토지신탁과의 격차가 줄었다는 점이다.
작년 3분기 기준 1위는 19.3%의 점유율을 기록한 한국토지신탁, 2위는 16.3%의 한국자산신탁이었다. 작년 KB부동산신탁의 점유율이 8.8%였다는 점에 비춰보면 2강과의 격차는 상당했다. 하지만 올들어 한국토지신탁의 부진 속에 점유율 격차는 크게 줄었다. 한국자산신탁과는 1.3%포인트, 한국토지신탁과는 6%포인트 감소했다.
수익성 측면에서 보면 이미 KB부동산신탁은 양강 체제를 무너뜨렸다. 3분기 누적 기준 KB부동산신탁은 전년대비 30% 증가한 75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3위에 해당하는 액수다. 폭발적인 성장에 KB부동산신탁은 한국토지신탁을 4위로 끌어내렸다. 영업이익률도 처음으로 70%대를 넘어섰다.
KB부동산신탁의 이 같은 성장세의 중심엔 책임준공 신탁이 자리하고 있다. 책임준공 신탁은 시공사에 디폴트(채무 불이행)가 발생해 공사가 중단될 경우 신탁사가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주단의 채무를 상환하거나 시공사를 교체해 준공을 책임지겠다는 보증을 하는 상품이다.
KB부동산신탁은 금융지주의 지배 속에 꾸준히 이익을 냈지만, 폭발적인 성장과는 거리가 멀었다. 차입형 토지신탁과 같은 높은 수수료율의 신탁 분야엔 보수적으로 접근했던 탓이다. 이 같은 보수적인 전략 기조는 2000년대 지방 주상복합 사업장에서 손실을 보면서 그룹 차원에서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에 제동을 걸었던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대신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덜한 관리형 토지신탁에 집중했다.
그러다 2016년 관리형 토지신탁의 일종인 책임준공 신탁에 발을 들여놓으면서 변곡점을 맞이했다. 2016년부터 책임준공 신탁 상품을 앞세워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신탁업계에서는 책임준공형 관리신탁이 중위험 상품이라고 평가한다. 책임준공형 관리신탁 보수도 2%로 차입형(3.5~4%)과 비차입형 신탁(0.1%)의 중간 수준이다.
실제 KB부동산신탁의 수수료 수익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책임준공 신탁을 앞세운 토지신탁 수수료의 비중이 높다. 지난 9월말 기준 토지신탁 수수료는 655억원이다. 전체의 61%로 절반을 넘는다. 이외에 담보신탁 94억원, 대리업무 42억, 이자수익 49억원 등을 나타냈다. 현재 핵심 사업으로 자리 잡은 만큼 KB부동산신탁의 책임준공 신탁에 대한 의존도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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