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탁사 경영분석]성장세 지속, 4년 연속 시장 파이 '1조' 넘는다①기존 11곳 견고, 신규 3사 기대치 밑돈 성적···치열한 경쟁 속 시장규모 확대
이명관 기자공개 2020-11-25 08:28:37
이 기사는 2020년 11월 23일 14: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는 14곳의 부동산신탁사가 본격적인 경쟁을 벌이고 있는 첫 해다. 그동안 11곳이 과점하고 있던 이 시장에 지난해 추가로 3곳이 신규 인가를 받아 이 시장에 발을 들여놨다. 다만 구색을 갖추는 작업이 이어지면서 제대로 된 영업활동을 하지는 못했다. 사실상 준비 기간이었던 모양새다.신규 플레이어들의 성적표는 기대를 밑돌았다. 일부 대형 증권사들이 포함돼 있는 만큼 기존 신탁사들을 긴장하게 만들기도 했지만 기존 신탁사의 아성을 무너뜨리기엔 역부족이었다. 기존 신탁사가 본래 가진 영업력을 토대로 외형을 불려나간 반면 신규 신탁사는 3분기까지 단 한 곳도 매출(영업수익) 100억원을 달성하지 못했다.
◇기존 신탁사 분전, 4년 연속 시장규모 확대 전망
작년 부동산신탁 시장에 발을 들여놓은 3곳의 신규 플레이어가 올해 본격적인 영업활동에 나섰다. 작년 하반기 뒤늦게 본인가를 받아 영업을 개시한 한국투자부동산신탁과 신영부동산신탁을 비롯해 부동산신탁사 14개 체제가 올해 처음으로 제대로 가동됐다.
그동안 한정된 시장 안에서 먹거리를 나눠 먹었는데, 14개사가 경쟁을 펼치게 되면서 출혈 경쟁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전체 시장 파이는 증대됐다. 작년 별도기준 매출 합계는 1조3036억원이다. 전년보다 6.9% 증가하면서 성장세를 이어갔다. 금액으로 보면 852억원이나 불어난 액수다.
올해도 이 같은 성장세가 이어졌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 합계는 9827억원이다. 전년 동기보다 2.56% 증가하면서 성장세를 이어갔다. 올해도 3분기만에 1조원에 육박하는 전체 매출을 나타낸 만큼 연간기준 1조원 돌파는 물론 4년 연속 성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언제나 그랬듯 2강 체제는 유지됐다. 올해 들어 달라진 점은 한국토지신탁과 한국자산신탁의 위치가 바뀌었다는 점이다. 만년 차석이었던 한국자산신탁이 1위로 올라섰고, 한국토지신탁이 2위로 내려앉았다. 한국자산신탁은 3분기까지 158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년대비 6.2% 증가한 액수다.
한국자산신탁이 소폭이지만 몸집을 불려나간 반면 한국토지신탁은 눈에 띄게 부진한 성적을 거둬들였다. 올해 3분 매출은 전년대비 22% 급감한 1436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뚜렷한 실적 하락세가 이어져왔는데, 반등에 실패했다.
주목할 점은 2강 체제가 위협받고 있다는 점이다. 후발주자들의 괄목할만한 성장세 속에 2강과 후발주자 간의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올해 시장 점유율을 보면 한국자산신탁은 전년대비 0.2%포인트 감소한 16.11%, 한국토지신탁은 4.64%포인트 하락한 14.62%를 각각 기록했다. 특히 한국토지신탁의 경우 2년 연속 시장 점유율이 4%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양사의 견고했던 시장 지위에 금이 가기 시작한 셈이다. 이 가운데 중상위권에서는 하나자산신탁과 KB부동산신탁이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며 2강을 위협하고 있다. 우선 가장 눈에 띄는 곳은 하나자산신탁이다. 하나자산신탁은 금융지주 계열 신탁사로 '고위험-고수익'으로 분류되는 책임준공형 신탁 시장에는 진입하지 않았다. 대신 대체재로 책임준공형 관리형토지신탁을 내세웠다. 이를 통해 폭발적인 성장세를 최근 이어가고 있다.
하나자산신탁은 올해 3분기까지 매출 116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961억원 대비 21% 급증한 규모다. 작년 1371억원의 매출로 최고 실적을 기록했는데, 현재 분위기가 이어지면 역대급 성과를 올릴 전망이다. 이 같은 성장세 속에 하나자산신탁은 작년 3위에 오른데 이어 올해도 3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시장 점유율은 11.82%로 1.78%포인트 상승했다. 6%포인트 수준이었던 2위와의 격차도 2.8%로 낮추는데 성공했다. 추격의 가시권에 들어온 모양새다.
또다른 금융지주 계열 신탁사인 KB부동산신탁의 상승세도 뜨겁다. 지금까지 1063억원을 기록하며 3분기만에 1000억원을 돌파하는데 성공했다. 이는 전년대비 26.85% 증가한 수준으로 증가율로만 보면 가장 으뜸이었다. 이에 순위표에서도 4위에 자리했다. 그동안 코람코자산신탁과 엎치락뒤락했는데, 올해엔 KB부동산신탁이 한 발 앞선 모습이다. 코람코자산신탁의 3분기 누적기준 매출은 911억원이다.
◇대토신 부진 속 치열해진 6위 경쟁
2017년까지 4위에 올랐던 대한토지신탁의 부진은 깊어지고 있다. 2018년 5위에 이어 작년 6위까지 떨어졌는데, 올해는 6위마저 지키기 버거운 상태다. 작년 순위가 하락했지만, 그래도 처음으로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서며 외형 성장에는 성공했다. 그런데 올해엔 실적이 급감하며 후미그룹에 추격을 허용했다. 올해 3분기까지 대한토지신탁의 매출은 전년대비 13.21% 감소한 704억원이다. 이 분위기면 연간 매출 1000억원 달성은 어려울 것으로 점쳐진다.
대한토지산탁의 부진 속에 중하위권 업체들의 약진이 이어지면서 6위권 다툼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눈에 띄는 곳은 무궁화신탁이다. 무궁화신탁은 2017년 10위였다가 2018년 9위로 올라섰다. 그리고 작년 7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올해도 3분기까지 순위표에선 7위로 동일하지만 6위와의 격차가 현저하게 감소했다. 무궁화신탁의 매출은 전년대비 18.22% 급증한 686억원이다. 대한토지신탁과의 차이는 작년 230억원에서 17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신한금융그룹 계열에 포함된 아시아신탁도 올해 급성장하며 6위 자리를 노리고 있다. 아시아신탁은 24.9%의 성장률을 나타내며 매출 660억원을 기록했다. 마찬가지로 6위와의 차이는 43억원에 불과하다. 현재 분위기면 충분히 경쟁해볼만 하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아시아신탁과 마찬가지로 우리금융지주에 매각되면서 새 출발한 우리자산신탁도 괜찮은 성적표를 받았다. 다만 워낙 무궁화신탁과 아시아신탁의 기세에 빛이 바랜 모양새다. 지금까지 우리자산신탁은 전년대비 5.36% 증가한 57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하위권에선 교보신탁의 부진 속에 코리아신탁이 사실상 탈꼴찌에 성공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교보신탁은 전년대비 25% 급감한 411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11위로 떨어졌다. 기존 11곳 체제서 줄곧 순위표 맨 아래에 자리했던 코리아신탁은 전년과 비슷한 487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10위로 순위가 상승했다.
신규 신탁사 3곳의 성과는 기대치를 밑돌았다. 기존 신탁사의 네트워크와 영업력을 곧바로 따라잡기엔 역부족이었던 모양새다. 3사 중 가장 먼저 영업인가를 받은 대신자산신탁이 올해 3분기까지 6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어 신영부동산신탁이 60억원, 한투부동산신탁이 2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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