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무 승진' 동국제강 4세 장선익, 공장 발령 '이유는' 2007년 경영수업 시작 후 본사에만 근무…역대 회장 '현장 경험' 필수관문
박상희 기자공개 2020-12-09 10:24:04
이 기사는 2020년 12월 07일 14: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국제강그룹 4세로 장세주 회장의 장남인 장선익 이사(사진)가 최근 상무로 승진하면서 인천공장 생산담당으로 발령나 눈길을 끈다. 2007년 입사, 경영 수업을 시작한 이래 줄곧 본사에만 근무해 온 장 상무의 현장 배치는 이번이 처음이다.동국제강은 오너일가가 대대로 현장 경험을 쌓은 후에 최고책임경영자(CEO) 자리에 오르는 전통을 이어왔다. 장 상무 역시 향후 CEO 자리에 오르기 위해 '필수 관문'인 현장 경험 코스를 밟는것으로 풀이된다.
동국제강그룹은 최근 동국제강, 인터지스 등 승진 4명, 신규 선임 2명 등 총 6명의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동국제강은 2020년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철강업계 전반의 불황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중심의 안정적인 경영 실적을 기록했다. 이를 감안해 인사는 '안정 속 변화'에 방점을 두고 이뤄졌다.
인사 규모가 크지 않았던 가운데 오너일가인 장선익 이사가 상무로 승진했다. 2016년도 정기 임원 인사에서 이사로 승진한 이후 4년 만에 상무로 진급했다. 눈에 띄는 점은 승진과 함께 인천공장 생산 담당을 맡게 됐다.
장 상무는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히토츠바시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를 마쳤다. 2007년 동국제강 전략경영실에 입사한 이후 미국법인, 일본법인 등을 거쳐 2015년 법무팀, 2016년 전략팀에서 두루 경력을 쌓았다.
2016년 12월 말 과장에서 이사로 승진하면서 임원 대열에 합류한 이후에는 비전팀장으로 발탁됐다. 작은 아버지인 장세욱 부회장을 보좌해 그룹의 비전 수립과 실행을 담당했다. 2018년부터는 경영전략팀장을 맡았다.
다양하게 업무 경력을 쌓았지만 입사 이후 13년 간의 커리어는 본사에 한정된다. 2007년 경영 수업을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현장에 배치된 것이다. 최근 재계 추세는 4차산업혁명 흐름에 맞춰 경영 후계자로 꼽히는 3·4세 대다수가 현장 경험은 되도록 지양하고 디지털 전략을 수립하고 이행하는데 주력한다.
장 상무는 임원이 된 이후 현장으로 배치됐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현장에 배치하더라도 임원을 달기 이전 현장 경험을 쌓도록 하는 다른 그룹과는 차이가 있다. 국내 대표적인 4세 경영인으로 꼽히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경우 차장 시절이던 2014년 창원공장에서 현장 체험을 했다.
재계는 장 상무의 이번 인사가 차기 경영 후계자로 성장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통과의례'라고 보고 있다. 동국제강을 일구고 키운 선대 회장은 모두 현장경험을 중시했다.
장 상무의 부친 장 회장은 1978년 말단 사원으로 입사해 경리부·일본지사·인천제강소장·기획조정실장 등을 거쳐 1998년부터 대표이사를 맡았다. 장 회장이 인천제강에서 현장 경험을 쌓은 반면 동생 장 부회장은 포항제강소에서 현장경험을 쌓았다.
장 회장은 평소 현장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동국제강에 입사해 부장때까지 다른 신입사원들과 똑같이 현장에서 일하면서 라면도 끓여먹고 술도 마시곤 했다. 아버지는 늘 현장에 있으라고 강조하셨는데 현장에서 쇳가루를 마시고 커야 나중에 본사에 오더라도 무슨 일이든 다 할 수 있다"고 회고했다.
장 상무의 인천공장 발령은 현장 경험을 중시한 장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동국제강 임원 직급은 '이사-상무-전부-부사장-사장'으로 이어진다. 직급이 더 오르기 전에 장 상무가 현장 경험을 쌓도록 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장 상무는 1982년생으로 내년이면 마흔이 된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주력 사업인 철강이 제조업이기 때문에 역대 회장들이 모두 현장에서 경영 수업을 받는 전통이 있다"면서 "장 상무 역시 현장에서 경영수업을 하는 코스를 밟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장 상무는 인천공장 생산담당 임원으로 발령났지만 공장을 총괄하지는 않는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인천공장 생산과 관리를 책임지는 소장은 따로 있다"면서 "장 상무는 소장 아래에서 생산부문을 담당한다"고 말했다. 장 회장은 현장에서 소장 자리까지 경험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