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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 지분 판 JFE스틸, '철의 동맹' 이상신호? 지분율 14%대에서 8%대로 하락...1999년 동맹 관계 지속

조은아 기자공개 2020-12-09 10:19:31

이 기사는 2020년 12월 07일 10: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국제강의 오랜 파트너 ‘JFE스틸’이 보유하고 있던 동국제강 지분을 대량 매각했다. 2006년 이후 무려 14년 만에 지분을 처분하면서 지분율이 10%대 아래로 떨어졌다. 1999년 시작된 ‘철의 동맹’에 금이 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JFE스틸은 일본 2위 철강회사다.

7일 동국제강에 따르면 JFE스틸과 JFE스틸 인터내셔널 유럽이 보유하고 있던 동국제강 지분율이 기존 14.68%에서 8.71%로 낮아졌다. 11월25일 JFE스틸 인터내셔널 유럽은 보유하고 있던 1348만주 가운데 517만주를, JFE스틸은 보유 중인 52만9000주를 전량 매각했다. JFE스틸 측은 동국제강 주식을 1주당 7220원에 처분해 모두 411억원 가량을 확보했다.

동국제강 지분은 3분기 말 기준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이 13.94%,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이 9.43% 보유하고 있다. 단일 주주로 따지면 JFE스틸(JFE스틸+JFE스틸 인터내셔널 유럽)이 최대주주였는데 이번 지분 매각으로 3대 주주로 내려앉았다.

철강업계는 이번 지분 매각을 심상치 않게 보고 있다. 두 회사의 관계가 단순 협력관계를 떠나 오랜 기간 단단히 관계를 다져온 ‘동맹 그 이상’이기 때문이다.

장상태 동국제강 선대 회장은 둘의 제휴를 ‘결혼’에 비유했으며 장세주 회장 역시 동국제강이 어려울 때 유상증자에 참여해준 JFE스틸에 감사의 뜻을 전하며 둘의 관계를 ‘운명공동체’에 빗댄 적이 있다. 이번 지분 매각으로 선대 회장 때부터 이어지던 두 회사의 끈끈한 관계에 이상신호가 감지됐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지분을 매각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일본 철강업계 역시 어려움을 겪고 있어 ‘각자도생’이 중요해졌거나 설비 투자를 위한 자금이 필요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두 회사가 처음 인연을 맺은 건 19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동국제강은 장상태 전 회장 시절인 1999년 JFE스틸의 전신인 가와사키 제철과 제휴를 맺었다. 당시 가와사키 제철이 4%대 지분을 매입하며 처음으로 동국제강 주주에 올랐다.

장세주 회장이 취임하고 2006년 전략적 업무제휴를 맺으면서 둘의 관계가 더욱 돈독해졌다. JFE스틸은 동국제강 지분을 추가로 매입해 지분율을 15% 수준으로 높였고 동국제강도 JFE스틸홀딩스 주식 100만주(0.16%)를 사들이며 주주로 올라섰다.

지분과 관련한 움직임이 다시 포착된 건 8년 만인 2014년 동국제강이 2000억원대 유상증자를 실시하면서다. JFE스틸은 유상증자에도 참여하고 장내매수로 지분을 사들여 14%대 후반의 지분율을 유지했다. 마지막으로 동국제강 주식을 사들인 건 2015년 2월이다. 그 뒤 6년 가까이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가 이번에 지분을 대량 팔았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동국제강에서 재무구조 개선 약정 등 우여곡절이 많았음에도 지분율을 유지하던 JFE스틸이 지분을 처분했다는 건 둘의 관계가 예전과 달라졌다는 의미로 보인다”며 “JFE스틸이 동국제강 외에 다른 국내 철강회사와도 협력관계를 맺긴 했지만 동국제강과는 유달리 돈독한 사이였다”고 말했다.

실제 JFE홀딩스 사장을 지낸 스도 후미오는 2005년 4월 한국을 방문했을 때 장상태 전 회장의 납골탑을 참배하기도 했다. 장세주 회장과 장세욱 부회장을 비롯해 양측 고위경영진들은 1년에도 여러 차례 한국과 일본을 오갔으며 장 회장은 JFE스틸 인사에 대한 예우나 관심이 지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JEF스틸 인사가 꾸준히 동국제강 사외이사로 참여하기도 했다. 다만 JFE홀딩스 이사였던 오오키 테츠오 사외이사가 2017년 12월 임기 만료 1년4개월을 앞두고 중도 퇴임한 뒤에는 JFE스틸 인사가 사외이사로 참여하지 않고 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지분 매각과 관련해 사전에 충분한 얘기를 들었고 아직 JFE스틸의 보유 지분이 9%에 가까워 전략적 제휴관계를 이어나가기에 충분하다"며 "둘의 관계가 하루이틀 쌓은 게 아닌 만큼 양쪽의 신뢰에도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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