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12월 23일 07시5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도 공모펀드 시장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사모펀드 사고로 펀드 시장 자체에 불신이 커진 것은 뼈아픈 악재였다. 하지만 어려움 속에서도 꽃이 피듯 조용한 선전을 이어가고 있는 상품이 있다. 바로 신한BNPP운용이 1월 출시한 '삼성전자알파펀드'다.삼성전자 한 종목만 담고 나머지는 채권을 담아 안정적 수익을 내는 콘셉트다. 출시 초반만 해도 시장에 큰 반향은 없었다. 대부분 "삼성전자에 직접 투자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반론을 제기하는 분위기였다.
3월 들어 '코로나19' 여파로 개인투자자들의 삼성전자 직접 투자 열풍은 정점을 찍었지만 역시나 삼성전자 펀드에는 관심이 크지 않았다. 삼성전자 주가에 따라 투자 성과가 한 눈에 보이는데 굳이 보수를 내고 펀드에 투자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했다.
얼마 후 코스피는 반등했지만 삼성전자 주가가 예상외로 부진을 이어가자 개인과 전문가들의 투자 실력에 대한 갭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단기에 성과가 나지 않자 손절에 나서는 개인과 오랜 기간 증시를 분석하고 삼성전자에 투자해온 전문가들의 실력이 갈리는 순간이었다. 삼성전자알파펀드 책임 매니저는 시장을 이기기 위해 삼성전자와 채권의 비중을 조절하는 운용의 묘를 발휘했다.
포트폴리오 비중 조절은 단순한 스킬일지 몰라도 주식 한 종목, 나머지는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라는 점에서 더 세심한 전략이 필요했다. 이 결과 9월까지 삼성전자 주가 수익률은 마이너스였지만 펀드는 플러스 수익률을 올리면서 리테일에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단순한 구조 역시 투자자들의 구미를 당기는 요소였다. 이달 18일 기준 운용 규모가 4000억원을 넘어섰다. 판매사들의 적극적인 마케팅 없이도 설정액 순증으로 올해 최고의 히트 상품으로 거론될 정도다.
이 펀드의 흥행이 공모 펀드 업계에 중요한 것은 개인의 직접 투자와 전문가의 투자의 차이를 명확히 보여준 사례이기 때문이다. 투자자가 보수를 내고 전문가에게 자산을 맡기는 문화 정착이 절실한 공모 펀드 업계가 눈여겨볼만한 선전이었다. 펀드에 대한 불신이 만연한 시기에 운용사 스스로 스타 펀드를 만들어 관심을 끈 것도 괄목할 만하다.
대표 펀드 부재로 고민이 깊었던 신한BNPP운용에게도 의미 있는 결과였다. 매니저들을 믿고 역량을 펼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마련하며 거둔 쾌거다. 신한BNPP운용이 이번 흥행을 발판 삼아 경쟁력 있는 상품을 지속적으로 공급해 공모 펀드 시장의 부활을 이끌며 업계 선두로 올라설 수 있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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