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IR 전략 변화 점검]BNK금융, '부울경' 리스크에 비은행 강점 알리기 집중⑬코로나19 민감업종 비중 높아, NDR서 캐피탈·증권 등 경쟁력 강조
손현지 기자공개 2021-01-04 07:59:51
[편집자주]
코로나19는 은행들의 해외 IR 전략에도 큰 변화를 안겼다. 출장길이 막히자 '버추얼 NDR' 등 비대면 IR 방식을 총동원해야 하는 상황이 펼쳐진 탓이다. 특히 IR 활동이 이전보다 더 활발해진 양상이다. 대다수가 해외주주 비중이 60%를 넘는 상태여서 이들과 네트워크 유지가 절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주가 부양이 회장들의 약속이었다는 점도 한몫을 한 분위기다. 주요 금융지주사의 해외 IR 전략 변화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2월 31일 15: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BNK금융지주는 주 영업권인 부울경(부산, 울산, 경남) 경기 악화 우려를 안고 있다. 작년까진 부울경 기업체들의 부도·도산이 감소하면서 양호한 흐름을 보였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잠재 리스크가 다시 불어났다. 올 하반기 IR 전략은 이를 감안해 새롭게 짰다.투자자들에게 '비은행' 부문 경쟁력을 적극 어필한 게 그 일환이다. 이전 NDR에서는 주로 건전성 지표나 부울경 경기 회복세에 따른 긍정적 전망 등을 설명했던 것과는 사뭇 달랐다. 다른 지방금융사와 비교해 볼 때 비은행 자회사들의 업권 내 공고한 지위를 유지하고 있기도 하다.
◇코로나로 부울경 타격, 투자자 우려 속 IR 제약
BNK금융 IR팀은 상반기까지만 해도 갈피를 잡지 못했다. 코로나19로 해외 투자자와 미팅 기회를 마련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2월 말 참석하기로 했었던 JP모간 컨퍼런스콜(Korea Conference)조차 불발됐다. 해당 컨퍼런스는 19년째 명맥을 이어온 대규모 행사로 꼽힌다. 해외투자자 참석 1순위로 꼽히는 그야말로 알짜 IR로 불린다.
그러나 하반기 적극적으로 비대면 컨퍼런스콜 기회를 모색하기 시작했다. 코로나가 재확산되면서 재무여력이 열위한 중소기업이나 개인사업자 등 차주의 채무상환능력이 저하될 것이란 전망이 늘어난 탓이다.
BNK금융의 대출 구성은 3분의 2가 중소기업 몫으로 이뤄져 있다. 시중은행들이 개인 고객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는 것과 달리 산업 경기 영향을 많이 받을 수 밖에 없다.
특히 민감업종 익스포저가 높다. 산업단지가 밀집한 거점지역 특성상 중소기업여신 비중과 제조업 여신 비중이 높은 것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경남은행과 부산은행의 총여신 대비 코로나19 민감업종(숙박 및 음식점업, 도소매업, 여행·레저업, 운수·창고업, 기계·금속제조업, 섬유·화학 제조업, 자동차 제조업)중소기업대출 비중은 각각 29.3%, 26.6%에 달한다.
최근엔 순익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코로나19 여파로 지역경기 활성화를 위한 자금 지원에 나서면서 충당금을 대거 적립한 탓이다. 작년 한 해 조선업을 비롯해 부울경 지역의 핵심 산업이 살아나며 올 초까지 양호한 순익 흐름을 보였던 것과 상반된 흐름을 보였다. BNK금융지주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4474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하면 15% 가량 줄었다.
투자자들의 우려를 잠재우기 위한 IR이 어느 때 보다 시급했다. BNK금융 IR팀은 먼저 국내 투자자를 중심으로 IR 기회를 최대한 살렸다. 지난 9월에는 해외주주 미팅 기회도 마침내 잡았다.
BNK금융 관계자는 "BoA(구 메릴린치)증권 주최하는 '2020 코리아 컨퍼런스'에도 참석했다"며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사를 듣고 BNK금융지주 투자가치에 대한 평가를 들어보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비은행 경쟁력·지속가능경영 강화 어필
BNK금융은 IR에서 재무적 요소보다 비은행 경쟁력 부문을 어필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최근 비은행 계열사들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BNK캐피탈, BNK저축은행, BNK자산운용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각각 638억원, 150억원, 24억원으로 집계됐다. 저축은행(-3.2%)을 제외하면 1년 전보다 실적이 개선된 상황이다.
BNK금융은 현재 총 9개의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은행업(카드사업 포함), 증권업, 여 신전문업, 저축은행업, 자산운용업, 벤처투자업 등 사업 다각화에 매진해왔다.
자회사들은 외형 측면에서도 업권 내 중상위권 시장지위를 보유하고 있다. 우선 주력 자회사인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부울경 지역 내 여·수신 점유율은 30%로 탄탄한 영업기반을 갖추고 있다.
비은행 계열사들도 덩치가 커졌다. 올해 상반기 자산규모 기준으로 BNK캐피탈은 11위(업계 총 49개사), BNK투자증권은 26위(56개사), BNK저축은행은 23위(79개사) 등 순위에 랭크됐다. 해당 기간 BNK금융지주 자산(111조원)은 DGB금융의 1.4배, JB금융지주의 2.2배 규모다.
'증권맨' 출신인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이 그간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 자본시장을 무대로 뛰는 비은행 부문 강화를 추진해온 덕분이다. 김 회장은 취임 후 BNK투자증권에 2000억원 증자를 단행하고, BNK자산운용에는 300억원 자본확충을 진행했다. 양사 체질개선을 위해 우수 인재도 공격적으로 영입했다.
이에 힘입어 최근 비이자부문의 성장세도 빠르다. 작년에는 계열사 프로젝트파이낸싱(PF) 수수료 증가와 신용카드 수수료비용 감소에 힘입어 전년 보다 20% 가량 늘어난 2464억원의 수수료이익을 올렸다. 여기에 유가증권 관련 수익과 BNK캐피탈의 대출채권매각에 따른 수익 등을 더하면 790억원 가량이 '플러스' 된다.
김 회장은 기업투자금융(CIB)센터에도 힘을 싣고 있다. 지역 중소기업 대상 지역밀착형 CIB 사업을 적극 추진하며 지역 경제 활성화와 비은행 강화 두가지 효과를 노리는 셈이다.
BNK금융 관계자는 “WM과 CIB를 그룹의 핵심 수익원으로 발전시키고, 비은행 계열사의 시장지배력도 더 높일 것"이라며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투뱅크 효율화도 강화해 향후 투자자들에게 지속가능한 경영에 대한 가능성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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