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02월 23일 08시0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셀트리온이 최근 코로나 치료제에 대한 논란을 해소하고자 긴급 온라인 간담회를 열었다. 메인 스피커로 등장한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의 발표는 총수로서 그의 역할이 적어도 코로나 상황이 가라앉기 전까지는 그대로 이어질 것임을 보여줬다. 신종 바이러스 여파는 쉽게 해소될 사안이 아니다. 그의 존재감도 꽤 오래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당초 서 회장은 2020년 말 은퇴를 선언하고 새로 스타트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혀왔다. 다들 그가 총대를 메고 지휘해온 렉키로나주(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임무만 마무리하면 셀트리온에서 벗어나 인생 2막을 시작하리라 예상했다. 마침내 렉키로나주가 국내에서 사용승인을 받고 공급이 시작됐다. 그의 역할 역시 끝날 줄 알았다.
하지만 이번 간담회에서의 분위기는 예상과 달랐다. 서 회장은 "3월 말 주총 이후 모든 인수인계를 마치겠으나 일부 코로나 관련해선 내가 관여해야될 것"이라고 했다. 또 "은퇴 후로도 그룹 이머전시(긴급) 상황에서는 소방수 역할에 나서겠다"고도 했다.
빅이슈는 정해진 렉키로나주 관련 발표가 끝난 뒤에 터졌다. 서 회장은 '백신개발'이란 새 승부수를 던졌다. "진단과 치료제 분야에선 한국이 기술주권을 확보했으나 백신은 아직"이라며 "어쩔 수 없이 백신개발에 나설지 고민 중"이라고 운을 띄웠다.
그는 "주식시장이 과열된 상황이라 주가 부양하려한다는 얘기가 나올까 걱정된다"는 설명을 덧붙였지만 결국 '백신 개발'이 간담회의 메인을 장식하고 말았다. 셀트리온 주가에 백신 기대감이 더해진 것은 물론이다.
서 회장은 실무 검토를 끝내지 않은 회사의 청사진을 공식석상에서 얘기하는 자유분방한 스타일로 유명하긴 하다. 때로 내부에서 공유된 수치보다 더 큰 목표치를 공표해 실무진이 가슴을 쓸어내릴 때도 있다. 기자들이 언론 담당부서에 서 회장 멘트를 문의해보면 사업부서를 통한 체크가 불가능할 때도 종종있다.
백신을 '개발 중'이라거나 '개발을 시작했다'가 아닌 '개발을 고민 중'이란 말을 이번 간담회에서 굳이 미리 꺼내야 했을까 싶기도 하다. 어찌됐든 서 회장의 말 한마디로 이미 개발부서에는 새 임무가 주어졌다. 서 회장의 마지막 사명도 치료제 개발에서 백신으로까지 이어진 셈이다.
간담회의 발언을 종합할 때 자의든 타의든 그의 은퇴는 아직 멀었다고 보는 편이 더 가능성 높아보인다. 셀트리온의 가치는 앞으로도 서정진이란 이름으로 오르고 내릴 것이다. 서 회장의 표면적인 은퇴 이전과 이후 셀트리온에는 큰 변동이 없으리란 예측도 자연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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