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탈사 新경영전략 점검]'자동차 공룡' KB캐피탈, 오토·기업금융 '투트랙' 전략⑦데이터 이식, 국민은행과 연계 구상 등 이전과 다른 행보
류정현 기자공개 2021-04-01 07:35:41
[편집자주]
자동차금융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캐피탈사들이 기업·투자금융 등 분야를 넘보고 있다. 기대도 있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진입장벽이 낮고 수익성이 높지만 리스크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충분한 심사 역량 없이 시장에 뛰어들었다간 되레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새로운 수익처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캐피탈사들의 경영전략에 위협요인은 무엇일지 등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3월 31일 07: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캐피탈은 자동차금융 부문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자랑하는 하우스다. 논캡티브사 가운데에서는 단연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자체 플랫폼인 ‘KB차차차'도 성공했고 쌍용자동차의 합작법인인 SY오토캐피탈을 통해 간접적으로 캡티브사 효과도 누리고 있다.이처럼 자동차금융 시장의 ‘공룡’이었던 KB캐피탈이 최근 기업금융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2018년 이후로 자동차금융 자산 비중은 줄이고 기업금융 자산을 늘리면서다. 앞으로 KB캐피탈은 국민은행과 연계해 기업금융 확대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자동차’로 성장, 치열한 경쟁 속 시장지위 '굳건'
KB캐피탈은 1989년 설립된 한미리스주식회사가 모태다. 자동차금융에 대한 본격적인 확장은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작했다. 2006년 쌍용캐피탈 자동차할부 영업부문에 대한 영업양수도 계약을 체결하면서 본격적으로 자동차금융 분야에 진출했다.
2007년 옛 우리금융지주로 대주주가 변경됐지만 자동차금융에 대한 투자는 지속했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약 3년 동안 한국GM, 마힌드라그룹,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제휴 등으로 꾸준히 수익 저변을 확장해왔다.
2014년에는 KB금융지주로 최대주주가 한 번 더 변경됐고 KB캐피탈로 사명을 바꾸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이듬해에는 2006년부터 연을 맺어오던 쌍용자동차와 아예 합작 캐피탈(SY오토캐피탈)을 설립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캐딜락 코리아와도 업무제휴를 체결했다.
자동차금융 성장을 두고 외연 확장에만 의존했던 것은 아니다. 2018년 중고차 플랫폼 ‘몰던카’와 제휴를 맺으며 중고차 시장 확장에 나선 KB캐피탈은 중고차 플랫폼 ‘KB차차차’가 성공을 거두며 자체적인 입지도 넓혀나갔다.
적극적인 사업 전략 덕분에 자동차금융 자산은 견조하게 성장했다. 2014년 말 기준으로 자동차금융 총액은 3조1530억원이었는데 이듬해인 2015년 4조1140억원으로 약 30% 성장했다. 이후에도 2016년 5조8256억원, 2017년 6조9297억원 등 매년 앞자리를 갈아 치웠다.
순이익도 덩달아 증가했다. 2017년 KB캐피탈은 순이익 1204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1000억원을 돌파했다. 2016년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약 24% 성장한 수치였다.
최근 자동차금융 시장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KB캐피탈이 해당 분야에서 차지하는 지위는 여전히 굳건하다. 1등 사업자로 여전히 중고차 시장에서 많은 고객과 매물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KB캐피탈 관계자는 “KB차차차는 현재도 중고차 매물 1위로 시장에서 굳건히 자리 잡고 있다”며 “해당 플랫폼을 통해 고객에게 다이렉트 자동차금융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꾸준한 투자를 통해 확보한 시장 지위도 쉽사리 내주지 않을 전망이다. 최근에는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 진출도 준비 중이다. 중고차 시장은 최근 테크 업체들까지 뛰어들고 있어 경쟁이 한층 치열하다.
앞선 관계자는 “KB차차차에 축적된 다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자동차에 특화한 데이터 서비스를 하반기에 출시할 예정”이라며 “특히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해당 플랫폼에 탑재해 ‘KB차차차 4.0’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급변하는 자동차 시장 트렌드에도 발을 맞추고 있다. 최근 전기차를 중심으로 자동차 시장이 재편되는 데 발맞춰 KB캐피탈은 일찌감치 테슬라와 제휴를 맺었다. 현재 별도의 홈페이지를 꾸려 한도조회 서비스부터 별도 금융상품까지 제공하고 있다.
◇개편·연계영업 '활로' 모색, 부동산PF·신기술금융 공략
다만 그간 자동차금융 일변도를 걸어오던 KB캐피탈도 최근 자산 포트폴리오 구성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꾸준히 증가하던 자동차금융 자산 비중이 2019년 이후로 줄어들기 시작했다.
2019년 말 기준으로 KB캐피탈의 영업자산 가운데 자동차금융이 차지하는 비중은 78%다. 직전 연도 같은 기간 기준으로 83%를 기록했을 때보다 약 5%p 감소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자동차금융 자산 비중은 74%였던 만큼 작년 결산 기준으로도 2019년과 비슷한 수준을 보일 전망이다.
같은 기간 기업금융 자산은 꾸준히 몸집을 불리고 있다. 아직 자동차금융 자산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지만 2016년부터 2년까지 정체돼있던 자산 비중이 2019년부터 견조하게 성장하기 시작했다.
2019년 말 기준으로 KB캐피탈의 기업금융 자산은 1조656억원이다. 2018년 말과 비교했을 때 약 66.8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영업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에서 10%로 3%p 증가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기업금융 자산 비중은 12%였다. 지난해 말까지 포함하면 2019년과 비슷하거나 다소 높은 수준일 것으로 예측된다.
올해는 물리적인 변화도 주며 본격적인 기업금융 성장 공략에 나섰다. 올해 초 KB캐피탈은 기업금융본부를 확장하는 데 초점을 맞춘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기존에는 산하 부서가 없던 기업금융1실에 기업금융1부와 2부를 배치했다. 기업금융2실에는 기업금융3부와 4부, 그리고 기업금융지원부를 둔다. 지난해까지 20명이었던 관련 인력도 올해 30명까지 늘릴 방침이다.
기업금융 자산 가운데에서도 KB캐피탈이 주요하게 살펴볼 수 있는 자산은 부동산과 신기술금융이다. 부동산의 경우 안정화된 상환구조와 단기간 내 회수가 용이한 점이 매력으로 작용했다. 신기술금융은 미래성장 가치가 높은 유망산업 위주로 취급해 우량자산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방침이다.
KB캐피탈 관계자는 “부동산PF와 신기술사업을 중심으로 투자를 계획 중”이라며 “우량자산 위주의 투자로 자산 볼륨을 안정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KB금융그룹 내 다른 계열사와의 합작도 KB캐피탈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이다. 특히 KB캐피탈은 최근 중소기업여신이 견조하게 증가하고 있는 KB국민은행과의 협업을 검토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지난해 9월 말 기준 기업대출금은 총 129조4990억원이다. 이 가운데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87.2%다. 중소기업대출은 2020년 1월부터 9월까지 약 10조원 증가했다.
KB캐피탈 관계자는 “기업금융 취급에 있어서는 국민은행과 연계한 시너지를 지속해서 확대하고 있다”며 “아울러 투자금융 부문에서도 대체투자, 사모펀드, 인수금융 등 다양한 기회를 확보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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