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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LG家' LK운용, 무상감자 추진...자본잠식 해소 [인사이드 헤지펀드]결손금 32억원 해소 차원…"수탁사·판매사 문턱 넘기 위한 조치"

이돈섭 기자공개 2021-04-01 08:32:39

이 기사는 2021년 03월 30일 15: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범LG가(家) 기업으로 분류되는 LK자산운용이 무상감자를 추진한다. 수년간 쌓인 결손금을 해소해 수탁사와 판매사 문턱을 넘는 것이 목표다. 최근 연이은 사모펀드 사고와 금융당국 규제로 수탁사와 판매사는 자본건전성이 낮은 운용사를 걸러내고 있다.

LK자산운용은 무상감자를 추진한다고 29일 공시했다. 같은 날 오전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하고 결손금 보전을 위한 자본금 감소 승인 건을 통과시킨 데 따른 조치다. LK자산운용은 이달 12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해당 안건을 결의한 바 있다.

감자는 보통주 한 주당 5000원씩 63만3932주를 무상소각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무상감자가 마무리되면 발행주식 172만4103주는 109만171주로 줄어든다. 이에 따라 자본금도 86억원에서 55억원으로 32억원 감소한다. 결손금을 털어내면서 자본잠식 상태에서는 벗어난다.

LK자산운용은 최근 10여 년간 거의 매년 적자를 내면서 2014년 결손금이 발생하기 시작해 이듬해 자본잠식 상태가 됐다. 지난해 말 LK자산운용 자본총계는 48억원. 현행법상 최저 자기자본 요건은 줄곧 만족했기 때문에 영업 활동에는 큰 지장이 없었다.

하지만 최근 2년 새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태가 연이어 터지면서 얘기가 달라졌다. 감독당국 규제가 조여온 탓에 수탁사와 판매사 등은 진입 장벽을 높이기 시작했고, 펀드 상품의 건전성뿐만 아니라 회사 자체의 재무상태를 꼼꼼하게 따져보기 시작했다.

LK자산운용 관계자는 "그동안 회사 재무 건전성이 도마 위에 오른 적은 없었는데 최근 전문사모 업계 분위기가 바뀌면서 달라진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며 "회사 주주와 기타 이해관계자들과 논의 끝에 결정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LK자산운용 최대주주는 지분 68.5%를 갖고 있는 구본욱 씨이다. 구 씨는 고 구인회 LG그룹 창업주 친동생 구철회 회장의 손자다. LIG투자증권 WM 전략본부장과 LIG손해보험 전략지원담당 등 상무직을 역임했다. 아들 구준모 씨도 지분 13.6%를 갖고 있다.

이 밖에 구 씨의 아내인 이연주 씨를 비롯해 구준희, 구민희 등 둘째와 셋째 자녀들이 나머지 지분 18%를 각각 6%씩 보유하고 있다. 이번 LK자산운용의 무상감자를 통해 구 씨 일가족 지분율 자체에 눈에 띄는 변동은 없으리라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무상감자 실시 기준일 등 전체적인 일정은 현재까지 확정되지 않았다. 금융기관이 감자 및 증자 등 조치를 이행할 경우 금융당국 승인을 반드시 받아야 하는데, 앞으로 금융위 승인을 받게 되면 해당 일자를 기준일로 정해 감자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말 LK자산운용은 2018년부터 2년간 이어온 이상신 신창우 공동대표 이사 체제에서 이상신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LK자산운용 관계자는 "영업 전략 상 필요가 있었다"며 "전문사모 운용사가 시장에 잘 적응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LK자산운용의 모체는 2006년 설립된 필로스투자자문이다. 2008년 LIG투자자문으로 사명을 변경했고 2014년 구본욱 씨 1인 대주주 체제로 변경됐다. 이듬해 초 LK투자자문으로 이름을 바꿨다가 그해 말 집합투자업 등록을 계기로 현재의 상호로 변경했다.

지난해 말 LK자산운용 운용규모(AUM, 설정원본+계약금액)는 1271억원으로 2018년 말에서 217억원 줄어들었다. 파생형 및 부동산 펀드에 주력하면서 12개의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지난해 순이익은 마이너스 6571만원으로 1년 전 3억원에서 적자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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