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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기업 공정경제 트래커]삼성웰스토리, 울며 겨자먹기 '급식 수의계약' 포기부당지원금지 이어 '사익편취' 신규 적용, 매출 급감 타격

전효점 기자공개 2021-04-05 08:14:46

[편집자주]

2010년대 초반 정치권을 중심으로 확산된 '경제민주화'는 기업에 대한 정부의 규제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계기가 됐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현재 '공정경제'라는 또 다른 이름으로 재계에 더 날카로운 칼날이 드리워졌다. 특히 유통업계는 중소상공인과 상생이 필요한 영역으로 공정경제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상위권 대그룹과 달리 여전히 구태 흔적이 역력한 유통기업들은 이제 비로소 변화를 준비하는 출발선에 서 있다. 유통기업들의 공정거래 현주소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진단해 봤다.

이 기사는 2021년 04월 01일 10: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그룹의 단체급식 계열사 삼성웰스토리는 공정거래위원회의 단골 타깃이었다. 2018년부터 부당지원 혐의로 공정위 기업집단국의 수사 대상이 됐다. 공정위는 높은 내부거래 비중과 수의계약으로 진행된 거래 형태가 부당 지원 행위의 기본적인 조건을 갖췄다고 봤다. 지난 2월 공정위는 삼성웰스토리를 부당지원한 그룹 계열사를 검찰에 고발하고 과징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심사보고서를 발송했다.

삼성웰스토리는 설상가상 올해부터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개정안 시행으로 강화된 사익편취 규제의 대상 기업이 됐다. 사익편취 규제 대상 기업이 되면 해당 가이드라인에 따라 내부일감을 일정 수준까지 기계적으로 줄여야 한다.

◇삼성웰스토리, 공정위와 긴 악연

삼성웰스토리는 설립 시점부터 공정위의 주목을 받았다. 2013년 당시 삼성에버랜드(현 삼성물산)는 급식 및 식자재 유통업을 물적 분할해 삼성웰스토리를 설립했다.

설립 초기부터 삼성웰스토리는 공정위로부터 계열사간 거래로 확보한 이익이 삼성물산을 통해 이재용 부회장에게 흘러들어간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삼성그룹이 정상가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삼성웰스토리와 거래해 경제적 이득을 몰아줘 공정거래법 '부당지원금지 규제'를 위반했다는 것이 골자다.

최근 들어서는 공정거래법상 '총수일가 사익편취행위 금지 규제' 대상에도 새롭게 적용됐다. 지난해 1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전부 개정안' 시행이 임박한데 따른 것이다.

원래 사익편취 규제는 기존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행위 규정의 허점을 보완해 대기업집단의 일감 몰아주기 관행을 규제하기 위해 2014년 도입됐다. 그러나 사익편취 규제 대상이 총수 일가가 지분을 직접 보유한 회사에 한정돼 있었기 때문에 삼성웰스토리는 최근까지 공정위 제재를 비껴갈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사익편취 금지 기준을 강화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개정안은 기존대로 총수일가가 지분을 20% 이상 보유한 계열사뿐만 아니라 그 자회사까지 규제 대상을 확대 적용했다. 직접 보유한 회사 외에 자회사 역시 내부 일감을 통해 실적을 부풀린다면 그 이익이 모기업을 거쳐 총수일가로 유입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삼성웰스토리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삼성웰스토리와 급식사업장 운영 계약을 맺고 있던 삼성 계열사들은 올 들어 계약이 만료되는 순서대로 신규 사업자 입찰을 준비하거나 진행하고 있다. 전체 매출의 3분의 2를 급식사업에 의존하는 삼성웰스토리의 실적 하락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사익편취 규제 대상을 확대한 공정거래법 개정안

◇삼성웰스토리 내부거래, 얼마나 줄여야 할까

삼성웰스토리는 지난해 매출 1조9700억원, 영업이익 970억원을 각각 기록하면서 전년대비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매출은 전년 수준을 유지했으며 영업이익은 오히려 개선됐다. 지난해 급식업계 실적이 코로나19에 따른 급식 중단으로 일제히 하락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삼성웰스토리는 위기를 거의 겪지 않은 셈이다.

이는 계열사 급식 수요가 실적 안전판이 돼 주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삼성웰스토리가 삼성그룹 계열사 거래를 통해 거둔 특수관계자 매출은 약 8165억원이다. 전체 매출의 41.1%에 해당한다. 이 거래는 모두 수의계약으로 이뤄졌다.

올해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삼성웰스토리는 기계적으로 내부거래 비중을 대폭 줄일 수밖에 없게 된다. 공정위 사익편취 규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계열사와 연간 거래금액 200억원 이상 △전체 매출에서 내부거래 비중 12% 이상 △정상가격과 거래조건의 차이 7% 이상 요건에 포함되면 규제 대상에 해당된다.

삼성그룹은 이미 연초 삼성웰스토리가 공급해오던 급식장 운영업체 교체를 결정한 상황이다. 상징적인 삼성전자 두 사업장 물량이 먼저 시장에 나와 입찰을 한창 진행 중이다. 하루 9000식에 이르는 초대형 매물로 연간 매출만 150억원에 이르는 사업장이다. 이달 새로운 사업자가 최종 선정되면 이 사업자가 6월부터 사업장을 운영할 예정이다.

삼성그룹에서는 앞으로 이같은 사업장을 시장에 추가로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웰스토리와의 급식 공급 계약이 만료가 되는 계열사 순서대로 사업장 입찰을 속속 진행할 예정이다. 삼성웰스토리도 다른 급식업자와 마찬가지로 입찰에 참여할 수 있지만 수의계약 시절만큼 일감을 확보하지 못할 전망이다.

삼성웰스토리 관계자는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면 공정한 경쟁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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