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팩 합병 상장사 분석]'초정밀 절단장비' 네온테크, 제2도약 핵심키 '드론'IPO 앞서 새먹거리 낙점...우호적 정책 속 올해 매출 본격화 자신
김수정 기자공개 2021-04-05 13:25:33
[편집자주]
스팩 합병을 통해 증시에 입성하는 기업이 점점 늘고 있다. 과거 스팩은 직접 상장을 추진하기 어려운 기업의 우회 상장 수단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 알짜 기업들도 속속 스팩을 통한 상장에 나서면서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여전히 스팩 합병 상장사에 대한 편견이 존재한다. 최근 스팩 합병에 성공한 기업의 상장 전후를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4월 02일 07: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초정밀 절단장비 전문 제조사 네온테크가 차세대 먹거리로 낙점한 아이템은 드론이다. 기업공개(IPO) 당시에도 네온테크는 매출의 70% 이상을 담당하는 절단장비 사업보다 드론의 성장성을 더 강조했다. 드론이 작년을 기점으로 본궤도에 오를 것이라 자신했다.IPO 직후 발발한 코로나19 탓에 이 같은 자신감이 현실화하진 못했지만 올해는 기대해볼 만하다. 드론 활성화 정책에 점점 힘이 실리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불발된 정부·공공기관 입찰이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실적과 주가가 드론 사업 성과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장비 국산화 앞장, 보유 기술 응용해 드론 도전
네온테크는 2000년 10월 설립됐다. 2020년 1월 DB금융제6호스팩과 합병한 뒤 같은 해 2월 11일 합병신주를 코스닥에 상장했다. 황성일 대표가 지분 57.3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황 대표와 특수 관계인이 지분 69.87%를 보유했다.
사업은 크게 절단장비 제조·판매, 공장자동화(FA)시스템 유통, 드론 제조·공급으로 나뉜다. 주력은 반도체·디스플레이·적층세라믹콘덴서(MLCC)용 절단 장비를 개발이다. 주요 제품은 소재를 절단하는 다이싱소우(Dicing Saw)와 소재를 절단해 검사, 분리까지 해주는 소우앤소터(Saw&Sorter), MLCC를 절단하는 MLCC커터(Cutter) 등이다.
네온테크는 일본이 글로벌 시장에서 독과점한 다이싱소우를 2001년 국내 최초로 국산화했고, 이후 꾸준히 기능을 개선했다. 2009년엔 국내 최초로 소우앤소터를 국산화했다. 다이싱소우는 발광다이오드(LED) 모듈 제조에 주로 활용된다. 소우앤소터는 반도체 제조에 주로 사용되며 최근 자동차 부품 등으로 적용 범위가 확장되고 있다.
2015년엔 초정밀 기술이 필요한 MLCC 절단장비를 개발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인한 마스크 제조사의 생산 설비 관련 어려움을 파악하고는 기존 기술을 토대로 마스크 제조 장비를 개발해 공급하기 시작했다. 현재 장비 부문은 전체 매출의 약 72%를 담당하고 있다.
전체 매출의 약 26%를 차지하는 FA시스템 부문은 일본 파나소닉과 미쓰비시 등의 FA설비 부품을 들여와 국내 기업들에 판매하는 유통업을 하고 있다. 지난해 산업용 로봇 자동화 부품을 유통하는 케이와이에스를 자회사로 인수해 FA부품 유통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
네온테크는 초정밀 절단장비 기술을 기반으로 2015년 드론까지 손을 뻗었다. 드론을 차세대 먹거리로 낙점하고는 여러 정부 국책 과제에 참여하며 기술력을 축적해 왔다. 이에 제품부터 운용·관제 소프트웨어까지 아우르는 종합 드론 플랫폼인 '엔드론' 개발에 성공했다. 현재 국방, 소방, 물류, 방제 등 4가지 분야의 산업용 드론을 제조하고 있다.
◇전방산업 투자 증가, 장비 매출 확대...드론 공급 본격화
작년 매출액은 391억원으로 전년 대비 36.7% 증가했다. 케이와이에스 인수 효과다. 반면 영업이익은 14억원으로 전년비 4.4% 줄었다. 코로나19 여파로 반도체 투자가 위축되면서 마진율이 높은 소우앤소터 판매가 줄었기 때문이다. 스팩 합병 비용과 전환사채(CB) 전환청구에 따른 비용을 반영한 영향으로 순손실도 48억원가량 발생했다.
올해 실적 전망은 밝은 편이다. 전방산업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관련 투자가 증가하면서 주력 장비 매출이 늘어날 전망이다. 드론 매출도 본격 발생할 전망이다.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 역시 기저효과와 매출액 증가에 따른 레버리지 효과로 호전될 여지가 크다.
특히 드론 사업은 올해 변곡점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본사가 소재한 안양시와 소방용 드론 공급 계약을 맺었다. 2019년 이후 2년 만에 드론으로 매출을 내는 것이다. 더욱이 드론 활성화 정책에 따라 국내 드론 시장이 본격적인 개화기에 접어들고 있어 드론 관련 매출 성장 속도는 점점 빨라질 수 있다.
네온테크는 기존 장비 사업의 탄탄한 실적을 바탕에 깔고 드론을 제2의 성장을 위한 동력으로 삼을 방침이다. 장비 부문에선 소부장 국산화 정책에 발맞춰 기술을 고도화하면서 시장 내 입지를 굳히고 있다. 절단장비 외에도 보유한 기술을 응용한 신규 장비를 다양하게 개발해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네온테크 관계자는 "올해는 기존 다이싱소우나 MLCC커터 매출이 유지되면서 소우앤소터 매출이 회복될 것으로 보여 고무적"이라며 "코로나19 영향 약화, 드론 활성화 정책 등에 힘입어 드론 부문에서 가시적인 매출 성장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상장 직후 코로나19 여파로 한달만에 반토막이 났던 주가는 신사업에 대한 투자자의 기대 속에서 빠르게 제자리를 되찾았다. 드론 활성화 정책은 물론 소부장 국산화의 직접적인 수혜 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종가는 4120원으로 상장일 시가 2455원 대비 67.8% 상승했다. 시가총액은 1533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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